최근 예능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쇼로 양분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1박2일' 등으로 대표되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무릎팍 도사' '놀러와' '강심장' 등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토크쇼 프로그램은 주로 연예인의 신변잡기로 관심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서는 추억 팔기에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토크쇼 프로그램의 추억 팔기 중엔 지나치게 자극적인 이야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유명 인사와 관련된 추억으로 눈길을 끌려고 하는 과정에서 대상 인물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경우입니다. 21일 방송된 '라디오 스타'에는 추억과 체험 팔기의 나쁜 요소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김구라가 문희준을 팔아 윤계상을 들먹이며 웃음을 유발하려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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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인 즉슨. 김태우가 god에서 탈퇴한 윤계상과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던 때였습니다. 사실 윤계상은 god 탈퇴 과정에서 멤버들과 갈등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평소 god 관련 추억 팔기에 능숙했던 김태우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윤계상과 관계는 나쁘지 않더라도 아무래도 껄끄러운 부분이 없진 않았을테니까요.

그런데 이 순간 김구라가 문희준을 거론하며 윤계상에 대한 이야기했습니다. "희준이가 그러는데"로 시작해 "윤계상이 god와 사이가 나빴다" "갈등이 있었다" 등을 거침없이 폭로하고는, 심지어 연예사병 고참으로 복무하던 윤계상이 문희준을 괴롭혔다는 폭로성 발언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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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구라의 윤계상에 대한 모든 발언은 문희준이 그에게 한 말을 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김구라에게는 책임 소재를 묻기 어렵습니다. 문희준이라고 애초 발언자를 명시했기 때문에 폭로의 주체는 문희준이 되고, 김구라는 전달자 정도가 됩니다.

이를 신문과 비교해 보면. 김구라의 발언은 상당히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논란의 소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구라는 문희준이라는 취재원을 명시했기 때문에 향후 벌어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집니다. 명시된 취재원인 문희준이 책임의 상당 부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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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할 때 취재원에게 '존재를 명시해도 되냐'고 사전에 문의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책임 문제가 벌어질 수 있을 때 감수할 여부가 있는지 사전에 분명히 하는 절차죠. 원하지 않을 경우엔 취재원 보호를 하게 됩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라는 표현은 그래서 나오곤 합니다.

'라디오 스타'에서 김구라의 발언은 취재원인 문희준이 스스로를 노출하고 싶어하지 않을 성격으로 여겨집니다. "희준이가 그러는데"라는 단서는 곤란한 대목이었던 셈이죠. 물론 재미있자고 한 발언이긴 하겠지만, 실제로도 재미있긴 했습니다만. 그다지 유쾌한 재미는 아니었습니다. 씁쓸한 재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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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의 문희준 팔기가 유쾌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두 사람의 악연과 좋아진 요즘 관계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김구라는 예전에 문희준에 대해 극단적인 독설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록커를 추구했던 문희준은 록음악 애호가인 김구라에 의해 난도질 당했다고 볼 수 있었죠. 김구라는 방송을 통해 공개 사과했고, '절친노트'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며 좋은 관계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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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선 문희준이 제법 대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김구라는 문희준에 대해 좀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문희준이 난처할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어가며 문희준을 파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김구라가 거침없는 독설을 트레이드 마크로 한다고 해도 이번 경우는 좀 심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듭니다.

2009/10/22 10:53 2009/10/22 10:53

2000년대 중반 이후 방송가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아진 직업군은 예능인 MC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예능계 양대산맥인 유재석 강호동으로 대표되는 예능인 MC들은 연기자들 이상으로 높은 인기와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영향력 있는 연예계 파워맨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유재석 강호동 등은 항상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곤 합니다.

유재석 강호동 등 예능인 MC들의 출발점은 어디일까요. 개그맨입니다. 90년대에만 해도 코미디 프로그램 외에는 영역을 넓히지 못했죠. 상대적으로 연예계에서 위상이 낮은 축에 속했던 직업군입니다. 그런데 버라이어티 예능 MC로 영역을 넓히면서 방송가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최강의 위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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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개그맨의 영역을 예능 MC로 넓히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누구일까요. 우선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초기 전성기를 주도한 주병진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주병진의 직계 후배라 할 수 있는 이경규가 대표적인 인물이 되겠죠. 그렇지만 지금처럼 버라이어티 예능 등 다방면으로 개그맨의 영역을 넓힌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인물은 신동엽입니다.  

신동엽은 '남자 셋 여자 셋'이라는 시트콤의 주인공을 맡아 개그맨의 영역을 연기자로도 확대했고,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러브 하우스'와 '느낌표' 등을 통해 공익 예능으로도 넓혔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개그맨의 무대는 스튜디오에 국한되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신동엽은 스튜디오 밖으로 무대를 넓힌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경규 김국진 등도 같은 공헌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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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방송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예능인은 누가 뭐래도 신동엽이었습니다.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 그리고 애드리브 능력은 타에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러브 하우스'와 '느낌표'에서 보여준 따뜻한 마음 씀씀이는 최고 훈남으로 인정 받을만 했습니다. 아쉽게도 당시엔 훈남이라는 단어가 없었네요.

신동엽의 시대는 좀처럼 저물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틈에 서서히 저물어 갔습니다. 그리고는 유재석 강호동에게 시대를 양보했습니다. 양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건 신동엽 스스로 물러난 양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신동엽은 개그맨의 영역을 사업가로도 넓히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거든요. DY라는 연예기획사를 설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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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이 사업 도전으로 예능계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면 유재석 강호동의 시대가 도래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이제 신동엽은 예전의 명성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과거형 스타가 된 인상입니다. 올해 들어 곳곳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반응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물론 돋보이는 활약이긴 합니다. 그래도 예전의 명성이 너무 대단했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 걸겁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신동엽은 예능계의 제왕으로 군림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영화에 불과한 듯한 인상입니다. 아예 미련을 두지 않는다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왠지 요즘 들어 조금씩 미련을 두는 듯합니다. '일요일이 좋다'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을 통해 한동안 떠나 있었던 리얼 버라이어티에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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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신동엽의 모습을 보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최고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다시 되찾고 싶은 미련은 없는지. 물러나야 했던 것은 과연 필연이었는지. 사업에 도전에는 만족하는 지. 그저 재미를 위한 이야기가 아닌 마음을 터놓은 솔직한 이야기를 말이죠.

신동엽은 언론 인터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러브 하우스'나 '느낌표'를 통해 최고 자리를 지킬 무렵 촬영장까지 찾아가서 요청했지만 인사만 나누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무렵엔 인터뷰를 꺼릴 몇몇 이유가 있긴 했습니다만. 이후에도 인터뷰 기회는 없었습니다. 요즘 같아선 더욱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상황에서 신동엽의 허심탄회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는 어디일까 생각해봤습니다. 단연코 '무릎팍 도사'가 떠오르더군요. 동료인 강호동이 진행하는 점에서 더욱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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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방송된 '라디오 스타'에 신동엽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오빠 밴드' 동료들과 함께 출연했습니다. 이야기를 조금 하는 듯했습니다만. '라디오 스타' 특유의 정신없는 분위기 속에 웃음을 위한 소재에 그치고 만 양상이었습니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라디오 스타'가 아닌 '무릎팍 도사'였다면 뭔가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심도 높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요.

언제부터인지 '무릎팍 도사'는 장동건 섭외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물론 장동건도 '무릎팍 도사'를 통해 만나고 싶은 대형 스타이긴 합니다. 그러나 자꾸 멀리서 찾기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신동엽을 섭외하는 게 더 의미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게다가 '무릎팍 도사'의 연출자가 예전에 신동엽과 '러브 하우스'를 함께 한 PD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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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외에도 신발 사업에도 뛰어든 상태입니다. 스프링 풋웨어 사업에 뛰어들었죠. 세계 최초로 스프링 다이어트와 밸런스 특허까지 취득했다죠. 사업에 대한 욕심도 대단해 보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신동엽의 생각도 반드시 듣고 싶은 대목입니다.

2009/07/25 14:09 2009/07/25 14:09
김국진이 지상파 방송 3사를 활발하게 누비고 있습니다. 출연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5개나 되네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브라운관을 장식하는 점에서 가장 바쁜 방송인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방송인인 건 분명한 사실이니 주가도 높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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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요즘 김국진이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치는 상황에는 '부활'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황제의 귀환'이라는 표현이 더없이 잘 어울린다고 볼 수도 있고요. 김국진은 그야말로 한 시대를 제패했던 예능인이었거든요. 한때 '황제' 자리에 올랐지만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방랑의 세월을 보내다가 자리를 찾아 돌아온 듯한 모습입니다.

김국진은 90년대 초중반 정말 최고의 개그맨이었습니다. 김국진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뻥뻥 터졌습니다. 특히 '테마게임'은 예능계와 개그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어넣은 프로그램입니다. 김국진은 '테마게임'에서 상당히 진지한 연기로 웃음과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인기 또한 대단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드라마타이즈 예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트콤도 이 무렵 시작됐을 겁니다. 또한 개그맨들의 정극 연기 도전도 이때 본격화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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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은 당시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예능 1인자로 독주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이어갔기에 권좌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김국진은 선구자의 길을 택했습니다. 신념을 좇아 자신이 택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몰락의 길이었습니다. 흔히 김국진의 몰락은 이혼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혼 한참 전부터 몰락의 길에 접어든 상태였습니다. 이혼으로 몰락의 골이 더 깊어진 정도입니다.

김국진을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한 건 다름아닌 정극 연기 도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국진은 90년대 후반부터 드라마에 곧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테마게임'으로 연기력을 다진 덕분인지, 김국진의 연기는 제법 훌륭했습니다. 몇차례 단막극 주인공을 거친 후엔 '내 사랑 반달곰'이라는 미니시리즈에서는 송윤아와 커플 호흡을 맞추는 주인공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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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국진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어서 '개그맨이 연기에 도전하는 트렌드'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김국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개그맨이 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코미디언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희극인, 즉 희극 연기자라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희극 연기자가 연기하는 건 도전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었습니다.

김국진은 당시 본격적인 의미의 코미디언에 도전한 선구자였습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짐 캐리나 빌리 크리스탈 같은 할리우드 스타는 스스로를 코미디언이라 칭한다. 웃음을 추구하는 연기자라는 의미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 코미디언은 평가절하된다. 나는 코미디언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는 연기에 전념했습니다. 그의 빈자리에 유재석 강호동 등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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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연기 전념은 김국진을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했습니다. 그 와중에 그는 프로 골퍼 도전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부었습니다. 애견 사업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그 와중에 방송사업까지 추구하고... 내공을 너무 여러군데에 한꺼번에 쏟아부었습니다. 심지가 다 타버린 램프처럼 더이상 불을 붙이기 어려워졌습니다. 재기조차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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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국진의 재기는 어려웠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성공한 프로그램을 찾긴 힘들었습니다.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 정도만이 그럭저럭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올해 접어들면서 예전의 위력을 조금씩 발휘하고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에선 단연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등에서도 예전의 순발력과 재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두 프로그램에서는 이경규와 콤비 플레이이가 돋보입니다.

무엇보다 반가운건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에서 연기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기야말로 김국진이 추구하는 코미디언의 완성이거든요. MC 꽁트 연기 스탠딩개그 등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희극인 말이죠. 김국진은 단순히 '예능 황제의 부활'을 넘어 전설적인 코미디언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다시금 험난한 도전일 수 있지만 아름답고 위대한 도전입니다.


2009/04/09 10:35 2009/04/09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