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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6이동현발리의 불쾌한 기억 환전 사기, 방지법은?(1)
여름 휴가를 즐기느라 포스팅을 몇일 쉬고 있습니다. 실은 지난 주 토요일부터 발리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포스팅을 계속 중단해선 안될 것 같아서 이틀치 정도는 예약을 걸어 놓았습니다. 와서도 1~2번은 포스팅을 할 계획이었는데. 아내가 "휴가까지 와서 블로그질이나 하냐"고 성화라... 발리에서의 마지막 밤 아내를 재워놓고 밤에 몰래 하나 씁니다.

발리의 인터넷 속도가 너무 빨라서(?) 사진 올리는게 거의 불가능하네요. 여행 전반에 대한 건 한국에 돌아간 뒤에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발리에 오시려는 계획이 있거나 한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좋은 정보나 하나 정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상당수 발리 여행객들이 불쾌한 기억 중 하나로 지니고 있음직한 환전 사기와 이를 방지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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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설 환전소 간판입니다. 원화도 바꿔줍니다. 환율은 그닥.

발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환전소가 있습니다. 물론 은행에서 환전 업무를 처리해줍니다. 그러나 그다지 환율이 좋지 않습니다. 관광지 거리 곳곳에 사설 환전소들이 있습니다. 은행에 비해 환율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들 사설 환전소 사이에도 환율의 차이가 심합니다. 가급적 환율이 좋은 곳에서 환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확실한 문제가 있습니다. 환전 사기가 횡행한다는 점이죠. 특히 환율이 좋은 곳일수록 환전 사기의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사전에 경고를 듣고, '나는 절대 그런 거 안 당해'라고 자신하던 사람도 당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각종 여행 가이드북을 통해 환전 사기 경고를 들었음에도 거의 당할 뻔했습니다.

일단 전반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휴양지입니다. 루피아를 사용합니다. 한국에서 루피아로 환전해 가면 좋을텐데. 국내 루피아 환율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달러로 바꾼 뒤 현지에서 다시 루피아로 환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실히 그렇게 환전하는게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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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우도 혹시 몰라서 루피아를 조금 바꿔가긴 했습니다. 그런데 환율 계산을 해보니 아무래도 현지에서 달러를 루피아로 환전하는게 유리하더군요. 국내에서 1000루피아=14원 정도의 환율로 70만 루피아를 환전하고, 1달러=1270원 정도로 400달러를 환전해갔습니다. 달러와 루피아의 환율은 1달러=9900루피아 정도인 셈이죠. 발리 현지에서 1달러=10000루피아 이상으로만 환전하면 국내에서보다 대단히 좋은 조건의 환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환전소의 환율을 보니 1달러=10000루피아였습니다. 보통 공항 환율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통과했습니다.

다음날 발리의 관광 명소인 꾸따 거리에 나와서 사설 환전소 가격을 봤더니 1달러에 9700루피아~10400루피아로 천차만별의 환율이 있었습니다. 일단 1달러=10260루피아에 100달러를 환전한 뒤 여기저기 걸어다니다가 1달러=10340루피아의 환전소에서 100달러를 환전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환전 사기를 하는 곳이었습니다. 어찌 했는 지 한번 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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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편에 ATM 간판 바로 옆에 있는 환전소가 문제의 사기 환전소입니다.

일단 제가 100달러를 내밀며 환전해 달라고 요구하자 근처 상점의 동료 한명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계산기에 '1034000'이라는 숫자를 찍어 보여주더군요. 100달러 내면 그만큼의 루피아를 준다는거죠. 그리고는 돈을 꺼내 세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환전소에선 102만6000루피아를 10만 루피아 10장과 2만 루피아 1장, 5000루피아 1장, 1000루피아 1장으로 줬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환전소에선 엉뚱하게 5만 루피아 지폐를 꺼내 들더군요. 20장을 정신없이 늘어놓더니, 또다시 5만 루피아 1장을 꺼내 놓고는 제게 1만5000루피아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105만 루피아를 준 다음에 15000루피아를 거슬러 달라는 겁니다.

일단 정신이 없죠. 옆에 불러 놓은 동료는 "어디서 왔냐, 이제 어디 갈거냐, 너네 신혼여행이냐, 아이는 있냐, 어제 저녁에 뭐 먹었냐' 등등등 질문을 해댑니다. 더욱 정신없게 만드는거죠. 저와 아내는 정신을 반짝 차리고 지폐들을 뚫어지게 지켜봤습니다. 절대 당하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모습이었죠. 그 와중에 그 동료라는 놈은 담배 연기를 제 아내에게 뿜어내기도 했습니다.

모든 방해 공작에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지폐를 지켜봤기에 절대 속지 않았다고 자신하며 돈을 받으려 했습니다. 그때 동료라는 놈이 아내에게 전자계산기에 뭔가 숫자를 찍어 보여줬습니다. 아내가 "숫자가 이상해" 하면서 제게 보여줬죠. 그랬더니 그 동료놈은 "실수"라고 다시 제대로 된 금액을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돈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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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쯤 되면 빨리 가려고 할 겁니다. 그런데 아내가 뭔가 이상하다며 그 자리에서 다시 돈을 세었습니다. 85만 루피아밖에 안되더군요. 잠시 시선을 돌린 틈을 타서 5만 루피아 4장을 빼돌린 것이었습니다. 'X팔'하면서 거칠게 항의했더니 빠른 손놀림으로 다시 4장을 합쳐넣더니 105만 맞지 않냐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5만 루피아는 가져가더군요. "커미션"이라나 뭐라나요...

'X까' 하면서 "다시 100달러 내놔. 내가 준 15000루피아도 함께 내놔"라고 소리를 질러서 환전 자체를 원상복구했습니다. 두눈 부릅 뜬 채로 20만 루피아를 뜯길 뻔한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한겁니다. 정신 번쩍 차리고도 환전 사기를 당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한 셈이죠. 만일 사전에 정보가 없었다면 분명히 당했을 겁니다.

이 시점에서 환전 사기 방지법을 전반적으로 짚어볼까요.

일단 환전소 주인이 근처에 있는 동료를 불러서 함께 환전을 해준다면 십중팔구 사기라고 보면 됩니다. 그 동료는 소란을 피워서 헷갈리게 하는 놈입니다. 환전소에 가서 돈을 내밀었는데 환전소 주인이 누군가를 부른다면 두말하지 말고 돈 찾아서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낮은 단위 화폐로 환전해 주는 경우도 십중팔구 사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환전소는 10만 루피아로 환전한 뒤 짜투리를 낮은 단위 화폐로 교환해줍니다. 만일 5만 루피아로 환전하려 하면 눈속임을 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합니다. 역시 발길을 돌려야죠.

그리고 사기 환전소에서는 두눈을 부릅뜨고 사기를 막아냈다고 해서 제대로 된 금액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엔 커미션이니 뭐니 합니다. 사기성이 엿보이는 환전소 같으면 굳이 자신의 눈썰미를 시험할 필요 없이 발길을 돌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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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뒤편에도 사설 환전소 간판이 있습니다. 역시 사기성이 농후했습니다.

환전 사기가 많은 장소는 어디일까요. 꾸따 스퀘어 북부 쇼핑 거리인 뽀삐스1 거리 쪽이 환전 사기가 많다고 합니다. 사기 환전소를 촬영하려고 했지만 두 놈이 뛰어나와서 못찍에 해서 건너편에서 넌지시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대엔 환전 사기가 횡행하니 조심하라고들 하더군요.

안전한 곳은 디스커버리 쇼핑몰이나 마타하리 백화점 등 공신력 있는 대형 쇼핑 센터 부근의 환전소입니다. 환율도 괜찮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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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따는 재미있는 거리입니다. 음식값도 싸고 기념품도 저렴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노천카페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여유로운 오후를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환전 사기 때문에 기분 잡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들 합니다. 저 역시 상당히 기분 잡쳤습니다. 비록 사기는 당하지 않았어도 말이죠.
2009/06/26 09:07 2009/06/26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