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은 작품 선택의 순간일 겁니다. 어떤 작품을 결정하는지에 따라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니까요. 연출자, 작가, 대본, 출연 배우, 경쟁작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하게 됩니다. 위상이 높은 스타일수록 선택은 까다롭죠. 긴 기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탓에 제작진의 가슴을 시커멓게 타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택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주판알을 오래 튕길수록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런 걸 '장고 끝에 악수'라고 하죠. 어쨌든 선택은 결과를 낳습니다. 결과는 다양한 양상으로 펼쳐집니다. 때로는 연예계 전체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죠. 나비효과라고 할까요. 그런 나비효과를 수차례 일으킨 연기자가 있다면 상당한 관심이 모아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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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리플'에 출연중인 톱스타 이정재의 이야기입니다.

이정재는 대형 스타입니다. 15년 이상 당대 최고의 스타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엔 예전에 비해 주춤한 양상입니다. 그 배경엔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아쉬운 선택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정재의 선택 덕분에 엄청난 기회를 잡아 초대형 스타로 떠오른 이들도 있거든요. 연예계를 뒤흔들 정도로요.

이정재는 좀처럼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던 배우였습니다. 2007년 '에어시티'는 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었죠. 그러나 이전에 몇차례 드라마에서 모시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아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죠. 그 드라마들은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주연 배우들이 당대 최고의 스타가 됐습니다. 이정재의 선택이 동료의 엄청난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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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일입니다. '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기획되고 있었죠. 기획 단계에선 그다지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작품입니다. 김은숙-강은정 작가는 아직 신예에 불과했고, 맡으려는 연출자도 없었습니다. 결국 미니시리즈 연출 경험이 없는 신우철 PD가 연출자로 낙점됐죠.

'파리의 연인'의 남자 주인공 한기주 역으로 가장 먼저 거론된 배우가 이정재였습니다. 이정재도 관심을 갖고 기획안을 봤죠. 그러나 당시 이정재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태풍' 출연을 논의 중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파리의 연인'과 '태풍'을 충분히 함께할 수 있었는데. 이정재는 한 작품에 모든 열정을 쏟고 싶다는 완벽주의적인 자세로 '파리의 연인' 출연 제의를 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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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몇몇 연기자를 거쳐 박신양이 '파리의 연인'의 주인공이 됐네요. 박신양은 이전까지 연기력은 최고지만 스타성은 최고까지로는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파리의 연인' 덕분에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가 됐습니다. 노래 실력까지 과시하면서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모았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정재에게 또 한번의 화제작 출연 제의가 찾아왔습니다. 표민수 PD의 '풀하우스'입니다. 이미 송혜교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상태에서 표민수 PD는 이정재를 남자 주인공으로 점찍었습니다. 표민수 PD와 이정재는 원래 친분이 두터웠죠. 이정재도 긍정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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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도 '태풍'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정재는 '태풍'에서 장동건과 호흡을 맞춰야 했습니다. 당대 최고 스타 이정재도 장동건과 카리스마 대결은 만만치 않았다고 본 모양입니다. '태풍' 촬영 준비에 몰두하고 싶다며 '풀하우스' 출연 제의를 고사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태풍'은 '풀하우스'가 종영하고도 반년 이상 지난 뒤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정재의 '풀하우스' 출연에 그다지 걸림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이는 '파리의 연인'과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경우라고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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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들 잘 아시다시피 '풀하우스'의 주인공은 비 정지훈의 차지가 됐습니다. 비는 표민수 PD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출연하고 싶다'고 요청을 했죠. 표민수 PD는 비측의 요청에 대해 "비 매우 좋다. 그러나 현재 이정재와 논의 중이다. 이후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그만큼 이정재에 대해 애착이 강했습니다.

어쨌든 비는 '풀하우스'를 통해 명실상부한 최고 스타가 됐습니다. '풀하우스'는 아시아 전역에 소개돼 뜨거운 인기를 모았죠. 비는 '풀하우스'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이름을 알렸고 최고의 한류 스타로 급부상했습니다. 이제는 월드 스타가 돼 있죠. 비의 월드 스타 등극에 '풀하우스'가 기여한 바는 결코 작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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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004년, 이정재는 또 한번 화제작의 주인공 0순위였습니다. 이형민 PD와 이경희 작가가 함께 한 '미안하다, 사랑한다'였습니다. 이형민 PD는 진작부터 주인공 차무혁 역으로 이정재를 염두에 뒀습니다. 이정재 역시 관심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태풍'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곧 촬영할 예정이었거든요. 물론 '미안하다, 사랑하다' 종영 이후에도 '태풍' 촬영은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물리적으로 이정재의 '미안하다, 사랑한다' 출연은 가능했겠지만. 크랭트인 초읽기 상태에서 다른 작품에 출연하는건 대형 스타 이정재에겐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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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력은 이동건을 거쳐 소지섭의 차지가 됐습니다.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이형민 PD-이경희 작가 콤비와 인연을 맺었던 이동건도 거의 출연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고사했죠. 그때 그가 선택한 작품은 '유리화'였습니다.

소지섭은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그야말로 위상이 대폭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이전에도 인기가 있었지만 마니아 성향이 강한 팬들에 집중된 인상이었죠.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소지섭은 소간지라는 별명과 함께 두터운 팬층을 아우르는 톱스타가 됐습니다. 일본에선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한류 스타로 급부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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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를 만나게 되면 이 일련의 선택에 대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트리플' 촬영 현장에서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죠.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물론 나도 아쉽다"고 대답하더군요. "'태풍'이 계획대로 촬영이 이뤄지지 않아 좋은 작품을 놓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인정받을만 했다. 만일 내가 출연했더라면 다른 색깔의 연기를 펼쳤을거다"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하긴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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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이정재의 대타격인 배우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뒀네요. 그런데 이정재도 다른 연기자가 물러난 자리에 합류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트리플'입니다. '트리플'의 신활 역은 원래 강지환이 내정된 배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물러나고 이정재가 합류했습니다. 물론 강지환 이전에 이정재에게도 출연 의사를 타진하긴 했으니 대타격이라 보긴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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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정재의 섬세한 연기를 보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될 거라 여겼거든요. 이정재 스스로도 연기 영역을 확장할 수 있고요. 이정재 이선균 윤계상 세 훈남 배우의 연기 앙상블도 기대됐습니다. 아직까지 결과는 그다지 신통해 보이진 않네요. 평가도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 것 같고요. 못내 아쉽습니다.  

2009/07/17 12:36 2009/07/17 12:36

드라마제작사협회가 마침내 고액 출연료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칼을 뽑았습니다. 5일 이사회를 열고 박신양에 대한 무기한 출연 정지를 의결했습니다. 물론 이유는 한국 드라마 시장을 생각할 때 무리한 수준의 출연료를 요구한 점이죠.

박신양은 지난 2007년 '쩐의 전쟁'에 출연할 당시 번외편 4회분에 대해 회당 1억75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죠. 알려진 대로라면 정말 엄청난 금액입니다. 일단 드라마제작사협회는 표면적으로 무리한 출연료 요구를 출연 정지 의결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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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일단 이유로 부족함이 있습니다.
박신양 외에도 엄청난 출연료를 받아가는 스타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배용준의 경우엔 '태왕사신기'에서 회당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를 감안하면 박신양만 유독 출연 정지 처분을 받은 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번외편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그 금액을 공식 출연료로 해석하는 것도 문제가 있죠.
그렇게 따지면 50부작인 '에덴의 동쪽'에서 회당 7000만원을 받는 송승헌은
총 3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출연료를 받고 있는데 반해,
박신양은 1억7500만원 4회를 포함해 '쩐의 전쟁' 전체에서 15억원 남짓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고액 출연료 요구만을 이유로 꼽기엔 사실 관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사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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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왜 유독 박신양만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는지 이유를 살펴보죠.
우선 박신양이 한류 스타가 아니라는 점이 이유가 될 겁니다.
배용준 송승헌 등은 한류 스타이기에 해외에서 거액의 선투자도 들어오고,
고가에 선판매 되는 등 드라마의 수익 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데 반해,
박신양은 그런 메리트가 없음에도 고액 출연료를 요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정작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작사와 갈등 관계에 놓여있고, 법적 대립까지 벌이고 있는 점이죠.    
그리고 그 내막엔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박신양의 태도의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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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사실 관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겠습니다.
사실 박신양이 회당 1억7500만원을 요구했다는 것은 절반만 사실입니다.
실제로 박신양이 출연료로 요구한 액수는 그 금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다만 박신양은 계약 조항에 단서를 달았습니다. 자정을 넘기면 출연료가 폭등한다는 단서죠.
연기자가 최상의 조건으로 연기를 하려면 자정을 넘긴 심야는 곤란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촬영이 연일 자정을 넘겼기에 회당 1억7500만원이라는 금액이 성립된 것입니다.

박신양의 태도의 문제는 이 대목에서 지적됩니다.
촬영이 자정을 넘길 수밖에 없도록 하는 상황을 박신양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쩐의 전쟁' 제작사 관계자는 "제작사에선 자정을 안 넘기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정작 박신양이 늦은 밤 시간부터 촬영을 시작하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결국 촬영이 자정을 넘긴 귀책 사유가 박신양에게 있어 단서 조항이 해당되지 않음에도,
박신양은 단서 조항을 고스란히 적용한 출연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촬영 스케줄 등에 있어서 협조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도 곁들였습니다.

결국 성실하게 촬영에 임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 있겠네요.
고액 출연료를 받으면 그 만큼의 몫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박신양은 그 점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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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의 고액 출연료를 그 자체만으로 문제시하는 건 옳지 않아 보입니다.
아무리 많은 금액을 받더라도 그 이상의 가치를 해낸다면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박신양은 출연료에 걸맞은 가치를 구현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연기자는 출연료를 받는 순간 상품이 됩니다. 제작사에 고용된다고 볼 수도 있고요.
'연기만 잘하면 되지'로는 부족합니다. 상품값을 해야하고, 고용주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상품은 팔리지 않을테고, 고용주로부터 고용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상황은 드라마제작사협회라는 고용주가 박신양을 고용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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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은 '바람의 화원' 종영 다음날인 5일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날 '바람의 화원' 종방연이 열렸습니다.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가 그간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고 치하하는 자리죠.
박신양은 '바람의 화원'에서도 고액 출연료를 받았습니다.
종방연에 참석하는게 사리에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도리에 어긋났기 때문인지 미국을 떠난 뒤 출연 정지 처분을 당했네요.    

2008/12/05 23:35 2008/12/05 23:35

'만약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대부분 후일담입니다.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과 아쉬움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도 가정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뤄질 뻔한 가정입니다.
그렇기에 재미있는 후일담이기도 합니다.

진작부터 쓰고 싶었던 내용이지만
김명민 박신양 모두 작품에 출연중이기에
이뤄지지 않은 과거를 끄집어 내는 건
결례가 된다는 생각에
'바람의 화원' 종영 때까지 기다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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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바람의 화원'의 김홍도 역으로 강마에 김명민이 물망에 올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박신양보다 먼저 출연 제의가 들어갔죠.
'바람의 화원'의 제작사 드라마하우스의 공동 대표가 '하얀거탑'의 안판석 PD거든요.
좋은 인연을 지닌 좋은 배우 김명민에게 출연 의향을 물었습니다.

김명민은 세가지 이유로 정중하게 고사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을 위한 드라마라는 점이었습니다.
자신의 연기는 강렬한 편이라 자칫 신윤복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죠.
두번째 이유는 사극 이미지를 벗는데 너무 고생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불멸의 이순신'을 마친 뒤 이순신 캐릭터에 자유로워지는 게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인사동 스캔들'이라는 영화에 캐스팅돼 있었던 점입니다.
물론 그 영화는 제작이 유보됐다가 김래원 주연으로 다시 제작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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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김명민은 '바람의 화원'의 김홍도와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인사동 스캔들' 제작이 보류된 뒤 '베토벤 바이러스'에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바람의 화원'과 동시간대에 경쟁해 압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죠.

그렇다면 김명민이 김홍도 역으로 '바람의 화원'에 출연했으면 어땠을까요.
물론 훌륭한 연기를 펼쳤겠지만, 김홍도에 최고로 잘 어울리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바람의 화원'에서 김홍도는 신윤복을 돋보이게 도와주는 캐릭터이지,
스스로 돋보여선 곤란한 캐릭터거든요.
박신양도 정말 좋은 연기자고, '바람의 화원'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지만
순간순간 스스로 돋보이는 경우들이 있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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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명민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돋보이는 엄청난 존재감을 지닌 배우입니다.
물론 신윤복을 돋보이도록 훌륭하게 지원할 수 있는 연기력을 지녔지만
그렇게 되면 김명민의 매력을 작품에 활용할 수 없게 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김명민은 경쟁작의 인기를 주도해 '바람의 화원' 입장에선 아쉽긴 하죠.
김명민이 '바람의 화원'에 출연했다면 '베토벤 바이러스'가 그정도로 잘됐을까 하는 아쉬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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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의 경우에도 '만약에'라는 가정이 성립합니다.
사실 박신양은 '에덴의 동쪽' 출연 성사단계까지 갔거든요.
그 이야기는 훗날 '에덴의 동쪽' 종영 후에 다시하는 게 좋겠네요.

그렇다면 '바람의 화원'의 김홍도로는 누가 잘 어울렸을까요.
스스로 돋보이지 않으면서 탄탄하고 안정된 연기로 신윤복을 두드러지게 하는 연기자요.

순전히 저 혼자만의 생각이긴 한데, 이 배우가 어땠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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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입니다. 요즘 '하얀 거짓말'이라는 아침 드라마에 출연중이죠.
뛰어난 연기력을 지녔고, 함께 출연한 연기자를 돋보이게 하는 연기자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김유석은 박신양과 대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점이죠.
심지어 유학도 함께 러시아로 갔고, 같은 대학에서 동문수학한 사이입니다.
김유석 씨는 "내가 러시아에서 박신양보다 공부를 더 잘했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합니다.
김유석 씨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로 했으니
공부는 잘하지 않았을까 여겨지기도 합니다.

2008/12/05 16:58 2008/12/05 16:58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의 호연에 연일 극찬이 끊이지 않습니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에서 조선 후기 명화가인 남장여인 신윤복을 연기하고 있죠.
사실 방영 전에는 남장여인 캐릭터로 성인 연기에 도전한다는 화제성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방영이 시작된 뒤에는 화제성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깜찍한 국민 여동생의 여유로운 자신감까지 엿보여 흐뭇하기까지 하더군요.

문근영의 연기가 끊임없는 찬사를 이끌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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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바람의 화원'의 핵심 재미 포인트인 동성애 코드의 소화에 있습니다.
신윤복은 같은 남자의 모습을 한 스승 김홍도에게도 연정을 느끼고,
실제로 같은 여자인 금기 정향에게도 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지녔습니다.
이성과 동성을 오묘하게 오가는 이중의 동성애 코드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죠.
그러나 문근영은 섬세한 감정의 흔들림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2일 방송에서 김홍도와 함께 군선도를 그리는 장면에서 은은하게 흐른 묘한 감정의 기류를
표 나듯, 또 표 안 나듯 갈무리하는 연기는 너무 자연스러워 발견하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8일 방송에서 정향의 몸을 어루만지며 화폭에 담는 과정에서 형언하기 힘든 감정의 떨림을
섬세하게 표현한 연기는 백미로 꼽기에도 손색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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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면은 문근영이 고난도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대목입니다.
중요한 건 그다지 어렵게 연기한 듯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몸에 익은 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냈죠. 벌써 대가의 경지에 이른 걸까요.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깨려는 듯한 격정적인 연기도 찬사가 아깝지 않습니다.
특히 그림을 향한 열정을 뿜어내는 모습 등에선 혼신의 힘을 담은 투지가 느껴집니다.
살아있는 그림을 이단시하는 도화서의 경직된 화풍에 항변하고,
순수한 열정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상처 받자 오열하는 연기 등은
성장통을 이겨내는 문근영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돌로 스스로의 손을 찧으며 오열하는 장면이 압권이었죠.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깨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을 신윤복에 투영해 보준 명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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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문근영은 특유의 순수하고 깜찍한 매력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묘한 감정의 흔들림과 격정을 표출하는 와중에 은근히 보여주는 깜찍한 장난스러움은
예전 '국민 여동생'의 매력 그대로입니다.
이는 굳이 보여주려고 하지 않음에도 자연스럽게 보여지기에 더 사랑스럽습니다.
여장을 한 채 단오풍정을 그리다가 곤경해 처했을 때 보여준 능청스러운 연기가 대표적인 예죠.

이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로 이어집니다.
문근영은 이를 바탕으로 대선배 박신양과 연기 호흡과 대결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안정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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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은 성장합니다.
재능있는 생도에서 조선을 대표하는 화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죠.
문근영 또한 '바람의 화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동생'에서 좋은 연기자로 성장하는 거죠. 성장보다 진화가 어울리는 표현일까요.
신윤복과 문근영이 나란히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죠.

방영을 앞두고 문근영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남장여인인 신윤복 캐릭터에 접근하는 마음가짐이 뭔가요?"라고 물었죠.
'남장여인'에 힘을 준 질문이었습니다.
문근영은 "그림을 위해 남장을 해야했던 신윤복이 그림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가슴에 새겨두고 있어요"라고 답하더군요.
결국 '바람의 화원'은 화원 신윤복의 자아찾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연기자로서 자아를 찾겠다는 각오까지 다졌죠.

문근영은 그 각오를 너무 훌륭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끊임없는 찬사가 결코 아깝지 않고 오히려 부족하게 느껴지네요.

2008/10/10 00:07 2008/10/10 00:07
2일 방영된 '바람의 화원'은 묘한 기대감을 갖게 했던 방영분입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키스신이 공개된다는 소식이 잠깐이나마 들렸기 때문이죠.
문근영은 지난 8월 박신양과 입맞춤신을 촬영했는데요.
바로 그 장면이 2일 방영분에 공개될 거란 소식이었습니다.
키스신이라 하면 조금은 야릇한 느낌의 선정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되는데,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키스신이니 전혀 그럴 리는 없을테고요.
과연 어떤 느낌일까 궁금할 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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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장면, 김홍도와 신윤복이 함께 '군선도'를 그리는 장면에서
입맞춤 장면을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방영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불방될 것은 미리 기사를 통해 알려지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왜 불방됐는지 궁금해서 그 장면들을 더욱 열심히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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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고 스틸 사진들을 보면 김홍도와 신윤복이 사랑을 나눈다는 점을
너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신윤복이 여자인 점 역시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죠.
사실 문근영이 신윤복을 연기하는 점에서 이미 공개하고 시작하는 셈이긴 합니다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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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김홍도가 신윤복에게 구애하네요.
포스터 컷인 것 같은데, 전개에 대한 노골적인 제시가 아닌 듯 싶네요.
스포일러가 내부에 있다고 봐야 하는건지...
그러나 사실 '바람의 화원'의 향후 전개에 이런 장면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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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가장 사실적으로 작품을 반영하고 있는 거죠.
신윤복은 작품 후반부까지 여자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김홍도는 남장을 한 신윤복을 보며 마음이 끌리고 묘한 떨림을 느끼면서도
그런 스스로를 당황스러워 합니다.
물론 과거 의문의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알아내긴 합니다.
언제쯤 방영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꽃보다 붓을 주며 짐짓 근엄한 척하는 게 맞는 상황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키스신 방영은 왜 불발된 것일까요.

사실 2일 방영분에서 김홍도와 신윤복의 입맞춤은 상상 속의 장면으로 처리될 예정이었습니다.
함께 손을 맞잡기도 하며 군선도를 그리던 김홍도와 신윤복은 뭔가 짜릿함을 느낍니다.
신윤복이 느낀 감정이 더욱 강렬하죠.
신윤복은 묘한 떨림을 자제하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김홍도에게 입을 맞추는 모습을 떠올리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대본 상엔 없던 장면인데, 촬영 당시 현장을 감돌던 묘한 분위기에 취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입맞춤 장면이 있어도 좋겠다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촬영했죠.

그런데 왜 불방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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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방영분에 소개된 신윤복과 정향의 야릇한 동침신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장면은 '바람의 화원'의 동성애 코드 논란의 서두를 여는 장면입니다.
여인이 남장 여인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야릇하죠.
물론 이 장면은 암시 정도에 그칩니다.
8일 방영분에선 스스로 여인임을 아는 신윤복이 정향의 몸을 어루만지며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림과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이 담긴 장면이긴 하지만
예술혼으로만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하죠.

아무튼 1일 방송분에 동성애 코드가 느껴지는 장면으로 시선을 확 잡아 끌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와 남자의 모습을 한 사람이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동성애 코드 논란에 확실히 불을 댕기겠죠.
아니 양성애 논란까지 나올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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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제작진에게 동성애 코드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분명 남장 여인 신윤복이 기녀 정향의 사랑을 받는 점은 동성애 코드가 아닐 수 없고,
신윤복을 남자로 알고 있는 김홍도가 신윤복에게 빠져드는 점 또한 동성애 코드입니다.
작품 내에 동성애 코드가 2개나 있는 점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상당한 흥미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적절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과도하게 배치하면 주제를 흐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고급스럽게 미술을 소재로 아름다움을 논하고자 했던 작품을 저급하게 만들 수 있는거죠.
주객이 전도됐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그래서 제작진은 동성애 코드를 어느 선까지 활용하는 게 적절한지 여전히 고민중입니다.
'가급적 동성애 느낌을 피하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게 기본 정서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인과 남장 여인의 사랑과, 남자와 남자의 모습을 한 사람의 사랑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건 기본 정서와 동떨어지는 거였죠.
무난한 수순은 여인이 남장 여인에게 연모의 정을 품는 과정이 한차례 바람으로 지나간 뒤
남자와 남자의 모습을 한 여인의 애정이 다뤄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문근영의 키스신 신고식은 일단 미뤄졌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키스신은 분명히 있답니다.
언제일지 기다려 보는 것도 재미가 아닐까 싶네요. 
2008/10/03 09:37 2008/10/03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