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안방극장은 '선덕여왕' 천하입니다. '선덕여왕'은 30%대 중반의 시청률로 월화극 시간대를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시간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최고 인기 드라마입니다. 상승세 또한 거침없습니다. 현재의 상승세라면 40% 돌파는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올해 최고 기록인 '찬란한 유산'을 넘어서는 것 역시 시간 문제죠.

당대 어떤 드라마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 인기 드라마에겐 명예로운 칭호가 주어지곤 합니다.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죠. 그렇다면 '선덕여왕'에도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가 주어질 수 있을까요. 치솟는 시청률과 인기를 감안하면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여겨지는 상황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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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덕여왕'은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를 얻기엔 부족함이 있는 작품입니다. 국민 드라마의 필수적인 선행 조건인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몇가지 걸림돌이 있거든요.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재미가 최우선입니다. 그러나 국민 드라마급의 성공을 하려면 단순한 재미 이상의 공감과 감동이 필요합니다. '선덕여왕'은 그 점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우선 '선덕여왕'은 자극적인 재미와 감동을 추구합니다. 쥐어짜내려 한다고 하면 적합한 표현일지 모르겠네요. 천명공주의 죽음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만 할 겁니다. 상황 전개상 천명공주의 죽음이 필연적이라면 최고의 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개 과정을 놓고 볼 때 천명공주는 반드시 죽어야 할 필요까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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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실 세력과 황실의 대립 구도에서 뭔가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천명공주의 죽음은 확실히 강력한 한방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굳이 죽지 않더라도 대결 구도의 국면 전환용 카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허망한 죽음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물며 실제 역사상으로 천명공주는 그렇게 비명횡사하지 않습니다.

애매모호한 멜로 구도 또한 '선덕여왕'이 국민 드라마로 올라서는데 있어 장벽이 되는 부분입니다. 탄탄하게 짜여진 멜로 라인은 재미와 감동 '두마리 토끼'를 잡도록 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그러나 '선덕여왕'은 멜로에 있어서는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핵심 멜로 라인은 감동적이긴커녕 불편하기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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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멜로 구도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명공주와 김유신, 그리고 김유신과 덕만의 엇갈리는 애정 관계에 대한 이야기죠. 천명공주와 김유신의 국혼이 결정되고, 김유신이 덕만에게 사랑의 도피를 하자고 제안하는 장면 등은 제대로 어이상실이거든요.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역사적으로 천명공주와 김유신의 국혼은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김유신과 덕만의 애정 관계 또한 역사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두 안되는 걸 뻔히 알고 있는데, 제작진이 밀어붙이며 감동을 짜내려고 한다면 불편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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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이 덕만에게 애절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나, 천명공주가 김유신에 대한 마음을 접고 동생에게 보내주는 장면은 역사를 배제한다면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실존한 역사를 바탕에 놓고 보면 감동은커녕 당혹스럽고 불편한 장면이 됩니다. 그런 장면이 지속되면 멜로 구도에 대해서는 거부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모든 불편함의 근원은 '선덕여왕'의 본질이 사극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것일 겁니다. 사극은 실존했던 역사에 바탕을 둬야 하는데 이를 너무 무시한채 흥미에만 집중한다면 폭넓은 공감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구태의연한 표현에 따르자면 역사 왜곡의 불편함이죠. 재미있다는 이유로 용인해선 곤란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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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극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역사에 완전히 함몰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역사적 정보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부분입니다. '선덕여왕'은 천명공주 덕만공주 김유신 등 역사적으로 중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의 주인공들의 역사적 배경을 깡그리 무시해버린 오류를 범하고 있기에 국민적인 공감을 얻기에 부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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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은 역사상 기록이 애매모호한 인물입니다. 화랑세기 정도에만 남아있죠. 그렇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해 극적으로 재미있게 그려도 누가 뭐라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덕만 천명 김유신 등 사료에 기록이 남아있는 인물의 경우에는 역사를 지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조상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고요.
 
사극 중에 국민 드라마의 칭호를 얻은 작품은 제법 있습니다. '허준' '대장금'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 되겠죠. 이들 작품은 역사적으로 중요 인물의 역사상의 정보는 지켰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했죠. 덕분에 역사 왜곡에 대한 지적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감동과 공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었습니다.

'허준'과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PD께 '선덕여왕'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역사적 정보를 너무 무시하지 않나에 대한 질문이었죠. 이병훈 PD께서도 "재미는 있지만 조금 심한 것 같다. 최소한 기록에 남아있는 역사에 대해서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시더군요. 
2009/08/12 07:37 2009/08/12 07:37

요즘 박예진을 보면 타고난 연기자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때와 장소에 맞춰 그에 가장 적절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너무도 편안하게 보여주고 있거든요. 어떤 의미에선 급격한 이미지 변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생경하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동화되고 있습니다.

박예진은 요즘 '선덕여왕'에서 연약하지만 강직한 천명공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신라 조정을 완전히 장악한 미실에 힘겹게 대적하는 인물이죠.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힘겨운 싸움을 꿋꿋하게 진두지휘하며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장한 매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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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은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연기자가 천명공주 역을 맡았더라도 박예진 만큼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캐스팅 당시부터 박예진이 천명공주에 최고 적역이라고 여겨졌을까요. 당시엔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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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이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여줬던 달콤살벌한 예진씨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발랄하고 엉뚱하면서도 우악스러운 예능 스타 박예진의 모습이 천명공주에 투영되면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거든요.

'패밀리가 떴다'에서 박예진의 이미지는 강렬했습니다. 유재석 김수로 이효리 윤종신 등 고수들 틈바구니에서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는 매력을 과시했습니다. 그 강렬함의 이면엔 예전에 볼 수 없던 모습이라는 점이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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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예진은 차분하고 새침한 이미지였기에 버라이어티 오락 프로그램에 조화될 수 있을 지 의문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단한 적응력이었습니다. 박예진은 새로운 무대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타고난 예능 스타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박예진은 '패밀리가 떴다'를 떠나면서 눈물까지 쏟았습니다. 그만큼 정들었고 열정을 쏟았던 무대였기에 헤어짐의 아쉬움이 컸다는 의미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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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예진은 '패밀리가 떴다'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할 때 본업인 연기자로서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작품이었죠. 최명길과 전인화, 두 선배의 카리스마와 포스에 다소 가려진 감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박예진의 강렬한 연기는 '패밀리가 떴다'의 잔상을 완전히 지워버릴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박예진과 '패밀리가 떴다'의 박예진이 동일 인물인 지 내기를 했다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였죠.

'선덕여왕'에 이르러 박예진은 다시금 새로운 매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패밀리가 떴다'를 떠난 이후이기에 좀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미실에 포스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꿋꿋이 의지를 지켜가는 공주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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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방송에선 미실에 대한 두려움을 분노로 대적하겠다는 비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선덕여왕'의 새로운 전개를 예고하는 대목이었습니다. 게다가 덕만이 자신과 혈육으로 연관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하고 있더군요. '선덕여왕'의 미스터리 구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중차대한 역할 맡는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줄 다양한 감정 연기가 과연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2009/07/21 13:35 2009/07/21 13:35

'선덕여왕'에서 조금씩 거북한 대목이 생기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부분입니다. 주로 상하 관계에 있어서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요소들이 발견됩니다. 굳이 지적하자면 등장인물의 나이입니다. 나이에 의한 묘사가 그다지 명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선덕여왕'의 인물들은 역사 속 실존 인물입니다. 출생년도가 정확하게 기록돼 있진 않아도 정황에 비춰 보면 충분히 추측은 가능합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나이를 먹으면 늙어야 합니다. 등장 인물들의 외모에는 세월의 흔적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야 하죠. 그리고 윗 연배의 인물에겐 존대를 하는 게 당연지사입니다. 그래야 동방예의지국에 사는 사람들 답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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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덕여왕'에서 세월과 예의범절은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인상입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는 불로장생의 인물이 있는가 하면, 10년 가까이 먼저 태어난 사람을 마구 대하는 인물도 수두룩하게 등장합니다.

'선덕여왕'은 역사 그대로를 다루는 정통 사극은 아니라고 합니다. 굳이 역사 왜곡 지적을 하는 건 치사하고 구차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어느 정도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야 할겁니다. 세월과 예의범절이 너무 무시되는 경향은 불편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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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인물은 역시 미실 고현정입니다. 첫 방송이 시작된 이래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용모는 오히려 젊어진 듯한 모습입니다. 사료를 찾아보면 미실은 정확한 출생년도는 기록되지 않았습니다만. 545년께 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황들에 비춰볼 때 요즘 한창 방영되는 시기는 610년 이후로 사료됩니다. 미실은 적어도 65세 정도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외모는 많이 봐줘야 30대 중반입니다.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헤매던 불로장생의 약을 구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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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초반부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또 한가지 어색한 대목이 나옵니다. 이순재 선생이 특별 출연한 진흥왕(진흥대제)에 대한 부분이죠. 진흥왕은 역사상 자료에 따르면 43세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나 '선덕여왕'에선 천수를 누린 할아버지였죠.

미실이 나이에 걸맞지 않다 보니 정웅인이 연기하는 미생을 비롯한 미실파 인물들도 모두 세월을 거스른 인물들입니다. 미생은 550년께 출생한 걸로 기록돼 있으니 요즘 방영 시기엔 환갑 언저리의 나이입니다. 그러나 30세 이상 어린 사람들보다 오히려 젊어 보입니다. 미생은 엄청나게 색을 밝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색을 밝히면 세월을 거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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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범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김유신 엄태웅과 덕만 이요원을 거론해야할 겁니다. 김유신은 사료에 594년 출생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요즘 방영 시기엔 20대 후반의 화랑이라고 봐야겠죠. 극중에서 화랑의 한 세력을 이끌고 있습니다. 엄태웅의 늙수구레한 외모 덕분에 30대 초반의 장군 정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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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덕만은 정확한 출생연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황으로 미뤄볼 때 585년 무렵 태어난 것으로 여겨집니다. 김유신이 10년 가까이 연상인 덕만을 마구 하대하는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죠. 물론 덕만공주가 남장을 하고 화랑으로 활동했다는 것 자체가 실제 역사와는 많이 다른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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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천명공주와 김유신의 모습도 어색한 부분이 참 많죠. 천명공주의 아들인 김춘추와 김유신은 후일 절친한 친구가 되는 걸로 알려져 있죠. 김유신은 여동생을 김춘추에게 시집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대단한 기지를 발휘해서 왕비의 오빠가 되는 걸로 유명하죠.

그런데 김유신은 사돈 어른이 될 천명공주와 우애를 나누고 있네요. 사돈과 우애를 나눈 이후에 동생을 친구에게 시집 보내네요. 이 부분은 역사 자료를 좀더 찾아봐야 할 것 같긴 합니다. 사료 상 김춘추는 김유신보다 10세 정도 아래이거든요. 김춘추는 유승호가 연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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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은 분명 재미있는 사극입니다.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자세히 배우지 못했던 시기를 다루기에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다음 줄거리가 궁금해지면 역사 공부도 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사극에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역사 공부를 하고 나면 영 따로 노는 인상을 지우기 힘듭니다. 굳이 지적하자면 역사 왜곡일텐데. 왜곡이라고 하고 싶진 않습니다. 본질 자체가 다를테니까요. 그래도 조금 불편하고 거북한 건 어쩔 수 없네요.

2009/07/14 12:37 2009/07/14 12:37
이천희와 박예진이 떠나면서 1기 '패밀리가 떴다'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천희와 박예진을 비롯한 '패밀리가 떴다' 멤버들은 2주에 걸쳐 방영된 이별여행을 통해 작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패밀리가 떴다' 이별여행편은 평소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게임과 진행 방식으로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패밀리로 함께했던 이들이 떠나는 모습은 일상적인 장면들이었기에 더욱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만일 이별여행이라는 의미와 취지를 살리려고 무언가 인위적인 장치들을 마련했다면 오히려 의미가 퇴색됐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잔잔한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차분하게 이별의 정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의미를 나눴기에 한층 감흥을 더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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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부분은 이천희와 박예진을 비롯한 패밀리들이 어느 순간 눈물을 쏟기 시작한 것입니다. 차곡차곡 쌓아온 정(情)의 무게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눈물이었죠. 유쾌한 웃음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틈에 흘러나온 눈물이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의 끝은 이별이기에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렀을겁니다.

실없는 개구쟁이 이미지의 이천희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박예진 또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효리 대성 등도 눈시울을 붉혔죠. 이때 이들의 뒤쪽에서 이별여행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기둥 뒤에 가려져 있던 유재석이 눈물을 쏟기 시작한거죠. 유재석은 고개를 숙인채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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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눈물은 '패밀리가 떴다'에 많은 걸 의미한다고 여겨졌습니다.

유재석은 '패밀리가 떴다'의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고 낯설 수밖에 없었던 이천희와 박예진이 확실한 캐릭터를 갖고 맹활약하도록 이끌어준 존재입니다. 김수로 윤종신 김종국 대성 등도 지원을 아끼지 않은 유재석의 도움 덕분에 개성을 부각시키며 예능 스타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습니다. 톱스타 이효리도 유재석이라는 파트너를 만났기에 한층 사랑스러운 섹시퀸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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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존재인 유재석의 눈물은 장성한 자식들을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눈물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옆에서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기둥에 가리워진 채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기에 한층 감동적이었죠. 함께 했던 시간들의 소중함이 켜켜이 묻어나오는 눈물이었기에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유재석의 눈물은 '패밀리가 떴다'의 멤버십을 가족의 정으로 승화시켰기에 더욱 의미를 더합니다. 떠나는 가족인 이천희와 박예진에게만 의미를 남기는게 아니라 새로 합류할 박시연과 박해진에게도 의미심장한 눈물입니다. '패밀리가 떴다'가 단순히 흥미를 위해 모인 집단이 아니라 적어도 가족의 모양은 갖춘 집단이라는 의미심장함이죠. 진솔한 정을 나누는 가족의 의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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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는 그동안 식상함의 함정에 빠져서 예전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멤버 교체는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순간이 됩니다. 새로 합류할 박해진과 박시연은 '패밀리가 떴다'에 신선한 피를 수혈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상당한 부담을 안고 합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들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재능을 검증 받을 기회는 없었기에 시청자들을 비롯해 지켜보는 이들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을 비롯한 패밀리의 눈물은 가족의 정이라는 '패밀리가 떴다'의 기본 정서를 반영했습니다. 박해진과 박시연은 예능 재능을 과시하기 위해 '패밀리가 떴다'에 합류하는게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는 의미를 보여주고 있죠. 그만큼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순간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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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유재석의 눈물은 감동이었고, 희망이었습니다. '패밀리가 떴다' 부활의 키워드와 원동력은 역시 유재석임을 보여줬습니다.  
2009/06/29 09:07 2009/06/29 09:07

요즘 들어 '선덕여왕'에서 미실 고현정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천명공주(신세경)가 미실에게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졌고, 덕만공주(남지현) 또한 화랑이 되면서 선덕여왕을 향한 본격적인 성장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아역 연기자의 시대가 끝나고 이요원 박예진 등 성인 연기자들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미실 고현정은 본격적인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진평왕(조민기)을 위시해서 천명공주와 덕만공주 등 신라 왕실이 세력을 규합해 미실로 대표되는 귀족 권력에 맞서게 되죠. 미실은 절대적인 악의 축이 됩니다. 본격적인 선과 악의 대립 속에 흥미진진한 전개를 기대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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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실이 힘을 키우면서 미실의 모습에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표정에서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그 동안 미실은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남성들을 매혹시켰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갑다가도 뜨거운 가슴의 정열적인 여인으로 고혹적인 매력을 과시했습니다. 드라마 상에 명쾌하게 묘사되진 않았습니다만. 성적인 수단을 동원해 남성 세력가들을 무너뜨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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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의 화사한 미소에 넘어가지 않을 남자는 없을 듯 보였습니다. 안 넘어간 남자가 하나 있긴 하네요. 국선 문노는 미실의 유혹에도 지조를 지킨 영웅으로 그려집니다. 고현정의 돋보이는 미모에서 나오는 화사한 미소는 남성 시청자들을 무너뜨렸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실의 변화는 바로 그 미소에서 발견됩니다. 화사한 미소가 아니라 쓰디쓴 미미소로 바뀌어 가는 듯합니다. 이른바 '썩소'라고 해야겠죠. 냉소와 비웃음이 은연중에 풍겨나옵니다. 그러면서도 뭔가 상한 음식을 씹은 듯한 표정의 '썩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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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실의 뜻하지 않은 도전에 대한 당혹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이것들 봐라. 죽고 싶어서 용을 쓰는구나. 그래 소원대로 죽여주마'하는 잔인함을 드러내는 걸까요. 어쨌든 미실 고현정의 썩소는 드라마 '선덕여왕'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듯 보여지기도 합니다.

고현정의 썩소를 보면서 방영을 앞두고 그가 언급한 '악녀론'을 다시 떠올리게 됐습니다. 고현정은 선해 보이는 동글동글한 외모 때문에 사악한 미실 캐릭터에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그는 "반드시 악녀가 날카로워야 악녀다운 건 아니다. 선한 인상에서 더욱 강렬한 사악함을 표현해 보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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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은 첫 방송 이후 불과 7~8회만에 무려 20년 이상 세월이 건너 뛰는 초스피드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미실 또한 방영 초기에 비해 스무살 이상 나이가 든 상태죠. 현재 극중 상황을 역사의 기록에 비춰보면 미실은 환갑 언저리의 나이일 겁니다. 주름에 흰머리 하나 없이 변함없는 미모를 과시하는 극중 미실의 모습은 사실감은 다소 떨어진다고 봐야죠.  

각설하고. 고현정의 연기 변화. 특히 표정에 있어서의 변화는 흐르는 세월에 비례하는 사악함의 표현에 근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영 초반부엔 아직 패기에 가득차서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면. 세월이 흐르면서 패기는 연륜으로 바뀌고 여유도 생긴거죠. 권력을 잡으려 하기보다 잡은 권력을 지키는 여인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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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로 권력을 잡으려 할 때에 미실의 웃음은 전적으로 고혹적인 화려한 미소였다면, 권력을 지키는 입장에선 은은한 냉소가 풍겨나는 썩소가 됐다고 할까요. 고현정의 그윽한 대사톤에서도 매혹보다 연륜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한가지 분명한 건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한층 더 거역할 수 없는 매력을 과시한다고 할까요. 섬뜩하면서도 치명적인 매혹입니다. 동글동글 선해 보이는 미모를 지닌 고현정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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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요원과 박예진이 고현정에게 도전장을 던질 겁니다. 미실에 대한 천명공주와 덕만공주의 도전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 매력 대결에 대한 도전장도 되겠네요. 이요원과 박예진이 어떤 매력을 보여줄 지도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2009/06/17 08:34 2009/06/17 0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