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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2이동현김예분, 어느 잊혀진 스타의 애처로운 재기의 몸짓(13)

이 여인네가 오늘 하루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방송인 김예분입니다. '샴페인'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말했다가 들통이 나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곤욕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함이 있을 정도로 혹독한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사실 방송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짓을 말한 점은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김예분이 아니라 그 어떤 누구라도 면죄부를 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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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김예분이 겪고 있는 비난의 강도를 보면 내심 안쓰러운 마음도 듭니다.
그녀가 이전에 겪었던, 우리에게 왜곡돼 알려진 사건으로 인한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비난의 강도가 더 거세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녀의 약간은 차가워 보이는 깍쟁이 같은 미모도 선입견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고요.

그리고 한때 남부럽지 않았던 스타 방송인이었던 그녀가 모처럼 접었던 날개를 펴려고 할 때,
예기치 않은 실수 때문에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접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일단 저는 김예분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점을 전제에 두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친한 사람이다 보니 조금은 주관적인 블로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전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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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예분 씨가 진행하는 케이블 방송 연예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김예분 씨는 항상 저를 "금요일의 남자"라고 소개해주곤 합니다.
제가 매주 금요일에 출연하거든요. 매주 금요일 만나는 사이인 셈이죠.

김예분 씨 첫인상은 참 차가웠습니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캐릭터로 보였습니다.
게다가 저 역시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던 선입견이 있었기에 거리감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뭐에 대한 선입견이냐고요? 굳이 이야기하진 않겠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김예분'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따라오는 말이거든요.)

그런데 함께 진행을 하면서 정말 순수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이 쌓여갔습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가고, 인생에 적지 않은 풍파를 겪은 사람임에도
참 맑고 깨끗한 영혼을 지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린 아이 같다는 느낌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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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에서 제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도 언뜻 나눌 수 있었는데,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게 모두 사실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 '언론을 그대로 믿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은연중에 믿고 있었던 거죠.

상당 부분 왜곡돼 알려진 사실 때문에 김예분 씨는 적지않은 마음 고생을 했을텐데,
어두운 구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맑고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예분 씨는 종교의 힘으로 심적 고통을 덜었다고 넌지시 말하더군요.
촬영 중 틈날 때마다 종교 관련 서적으로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독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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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의 근원이 된 사건이나, 깍쟁이 같은 외모나, 가혹한 편견이 될 뿐이었던 것입니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저는 이번 거짓 경험담 파문으로 인해
김예분 씨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너무 가혹하지 않나 하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덧붙여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요즘 험난한 방송가 트렌드에 맞춰가기 위해 갖은 애를 쓰던 그녀의 모습입니다.
힘겨워 하면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며 어린애처럼 즐거워하던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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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방송이 나가기 전날도 김예분 씨는 저와 함께 방송을 했습니다.
"내일 '샴페인' 촬영한 게 방송돼요"라고 수줍어하며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방송 출연해서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라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90년대 후반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린 그녀였지만,
흐르는 세월은 어쩌지 못했고, 놓쳐버린 세월을 좇아가기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죠.
그러면서도 "XXX도, YYY도 출연하기로 했어요"라고 즐거워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거짓 경험담 논란 하나로 그녀가 천진난만하게 즐거워 하는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됐습니다.
논란이 한창 뜨거울 무렵 전화를 걸어 "어쩌다가 그런 실수를 하셨대요"라고 물었더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라는 말만 하더군요. 사실 저한테 죄송할게 뭐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 듯한 힘없는 목소리에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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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분 씨를 보면서 잃었던 인기를 되찾는 건 처음 쌓기까지 과정보다 어렵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녀는 차근차근 다시금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험난하고 힘겹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밝고 씩씩하게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처음 시작한 사람처럼 말이죠.

이번 거짓 경험담은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은 오버한 의욕 때문이었습니다.
현란한 입심을 발휘하는, 잘 나가는 동료들이 프로그램을 장식하는 가운데
계속 뒤쳐지기만 하고 소외되기만 하는 느낌을 받다 보니 뭔가 한건 해야겠다는 의욕이었죠.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남고 싶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되고 말았죠.

애처로운 몸짓처럼 느껴져 더욱 안타깝습니다.
이번 일로 그녀가 날개를 접어버리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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