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반란은 일단 실패하는 분위기입니다. 18일 첫 방송된 이준기 주연의 '히어로'는 5%대 시청률에 그쳤습니다.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대작 '아이리스'와 정면 대결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이리스' 같은 블록버스터 화제작이 탄력까지 제대로 받은 상황에서 어떤 작품이 맞대결에 나선다 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겁니다. 사실 '아이리스'도 '선덕여왕'의 초강세를 피하기 위해 월화극에서 수목극으로 이동한 바 있습니다.

어쨌든 원톱에 가까운 주인공인 이준기에겐 아픈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불가항력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숫자로 제시된 결과를 피해갈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청률 5%대. 시청자 반응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실패작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주인공 이준기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준기는 저조한 시청률에 평가절하돼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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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이준기는 '히어로'의 저조한 시청률로 폄하해서는 곤란한 배우입니다. '히어로'에 출연하게 된 과정부터 '히어로'가 '아이리스'와 맞대결이 결정되기까지, 또한 연기에 임하는 자세 등 모든 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박수를 보내야 하거든요.

일단 이준기가 '히어로'에 캐스팅된 과정을 먼저 짚어봐야 합니다. 이준기는 다소 억지스러운 과정을 거쳐서 '히어로'에 출연하게 됐거든요. 예전 소속사에서 일방적인 결정을 거쳐 출연하도록 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스팅된 건 거의 1년 전 일이었죠. 편성 여부도 불투명했고, 누가 함께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덜컥 출연하게 됐습니다. 당시 제목은 '끝나지 않은 전쟁'인가 뭔가 그랬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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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출연료의 상당 부분은 예전 소속사에서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준기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작 시기가 미뤄지기까지 했습니다. 톱스타급인 이준기는 발이 묶여 다른 좋은 작품 출연 제의를 고사해야 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상당수 방송 관계자들이 '이준기가 뭐하러 그 작품에 매달려 있나'하고 의아해하기도 했습니다.

이준기는 의연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비록 여러모로 손해 보는 장사임이 분명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최선의 것을 얻어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습니다. 특히 그 동안 다소 심각하고 무거운 느낌의 배우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캐릭터 완성에도 많은 노력을 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코믹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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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아이리스'와 맞대결하게 되는 불리한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아이리스'의 '선덕여왕' 피하기 전략 때문에 벌어진 일이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졌다'는 비유가 적절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준기는 '아이리스'라는 고래 때문에 등 터진 새우 신세를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준기는 "마음을 비우면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속내야 어떨 지 모르겠지만요.

우여곡절은 계속됐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한지민에서 김민정으로 바뀌더니, 김민정 또한 부상을 이유로 자진 하차해 버렸습니다. 특히 김민정은 캐스팅된 이후 1개월 가까이 이준기 등 출연진을 허송세월하게 했습니다. 이준기는 바뀐 여배우들과 호흡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했고, 자신의 연기 감각을 유지하는데에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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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가장 배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윤소이가 막차로 합류해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촉박한 스케줄은 완성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준기는 수많은 악재를 뚫고 '히어로'가 출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품 입장에서 이준기는 진정한 히어로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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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니 이준기는 정말 즐겁게 연기한 티가 났습니다. 힘든 상황들이 이어졌지만 연기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게 역력히 보였습니다. 어울리기도 잘 어울렸고요. 윤소이와 호흡도 훌륭했습니다. '히어로' 역시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거란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아이리스'에 가린 비운의 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저조한 시청률이 이준기의 유쾌하고 즐거운 연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랍니다.


2009/11/19 11:16 2009/11/19 11:16
'아이리스'는 정말 빠른 드라마입니다.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빠른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잠시 리모컨 재핑이라도 하고 나면 스토리가 어디로 흘러갔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죠. 요즘 드라마의 전반적인 추세가 빠른 전개이지만 '아이리스'는 추세를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빠릅니다.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필요한 부분도 건너 뛴 인상까지 주곤 합니다.

그런 점 때문에 '아이리스'에는 '불친절한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합니다. 설명을 건너뛰고 전개에만 집중한 탓에 스토리 이해가 쉽지 않다는 불평도 간혹 들려옵니다. 많은 걸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생략의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현상입니다. 핵심 스토리를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과감한 생략을 하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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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아이리스'의 빠른 전개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유독 눈에 거슬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주인공 이병헌과 김소연의 자유로운 이동 경로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는 점입니다. 신분상 이동이 결코 쉽지 않은 상태일텐데 자유자재로 전세계를 누비다시피 하고 있거든요.

일단 이병헌부터. 헝가리에서 북한 고위 정치인을 암살했습니다. 북한 정보 요원들에게 쫓기는 상황이었고, 협조 요청을 받았을 헝가리 경찰에게도 쫓겼을 겁니다. 경비행기를 탈취해 탈출하려다가 추락해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신비의 인물에 의해 구출돼 모처에 수용돼 있다가 감시요원들을 제압하고 탈출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느 틈에 일본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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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경찰에 쫓기는 상황이었을텐데 어떻게 항공기에 탑승해 국경을 넘을 수 있었을까요. 중상에서 채 회복되지도 않아 환자복 비슷한 옷만 입은 상태에서 여권은 어찌 지니고 있었으며 항공료는 어떻게 충당했을까요. 헝가리와 일본 두 국가의 공항 보안과 검색을 통과해야 할텐데 가능한 상황이었을까요. 정황만 봐서는 공항 검색요원들이 장님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이병헌은 일본에 도착한 이후에도 자유자재로 곳곳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정보기관으로부터 쫓기는 상황에서 모든 이동이 너무 순조로웠습니다. 이 또한 뭔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긴 합니다. 그래도 한 국가 내에서 잘 피해다녔다고 양보가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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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틈에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버렸습니다. 일본 정보기관에게 쫓기고, 신원에 대해서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남아 있던 그가 어떻게 그렇게 편안하게 일본과 중국의 보안 검색을 통과했을까요. 정보 기관의 수배령이 내려졌으면 공항에서 철저한 보안 검색을 거쳤을텐데 말이죠.

게다가 대거 확보한 총기들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어렵게 구했는데 버리고 갔을 리는 없을테니 말이죠. 예고편에 따르면 이병헌은 총기로 무장한 채 국내로 돌아와 복수의 활약을 펼치게 됩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구한 총기들이어야 할 것 같은 상황이죠. 아니라면 그 전까지 보여준 총기를 구하는 과정은 불필요한 장면이었겠죠. 필요없으면 삭제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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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도 비슷합니다. 김소연은 국내에 잠입했다가 붙잡혀 심문을 당했고 남한 정보요원 몇명을 죽여가며 가까스로 벗어났습니다. 생포했던 북한 정보요원의 탈출인 만큼 남한 정보기관에서도 삼엄한 경계를 했을 상황입니다. 그런데 어느 틈에 유유히 일본으로 날아가버렸습니다.

전세계를 누비며 세세한 정보까지 탐색하건 NSS가 손에 들어왔던 북한 요원을 그토록 쉽게 해외로 빠져나가도록 하다니 허술해도 너무 허술합니다. 또한 김소연은 이병헌과 함께 일본 정보기관에도 쫓기는 상황인데 역시 너무 쉽게 상하이로 건너가게 되죠. 북측으로부터도 쫓기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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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종합해볼 때 한가지 결론이 가능해집니다. 이병헌과 김소연은 공간이동능력을 보유한 초능력자라는 결론이죠. 영화 '점퍼'처럼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면 모든 게 설명됩니다. 미드 '히어로즈'의 히로 나카무라도 공간이동능력을 지녔네요. 그는 시간이동능력까지 지녔으니 이병헌과 김소연을 능가하는 능력입니다. 아, '히어로즈'의 네이선 패트렐리처럼 하늘을 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설명이 가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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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이리스'에서 볼 수 있는 이병헌과 김소연의 능력은 대단합니다. 빗발치는 총알도 피하고, 심지어 미사일 공격에도 살아납니다. 이 정도 능력을 지녔으니 백산 국장을 비롯한 아이리스의 주요 인물들은 각오 단단히 해야할 겁니다. 복수는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쉬울 것 같거든요.
2009/11/06 11:26 2009/11/06 11:26
2009년이 막바지를 향해가면서 드라마는 두개의 탑으로 형성돼 시청자를 양분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선덕여왕'과 시청률 30%를 향해가고 있는 '아이리스'입니다. 두 작품 모두 블록버스터이고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닮은점이 있습니다. 역시 좋은 연기자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면 볼만한 작품이 나오는 점은 진리인 모양입니다.

물량과 화려한 캐스팅을 논하자면 '아이리스'가 '선덕여왕'보다 우위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아이리스'를 보다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블록버스터 시대를 연 작품이죠. 영화 '쉬리'입니다. 남북 관계를 다루는 점이나, 정보기관을 배경으로 하고 정보요원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점에서 '아이리스'와 '쉬리'는 유사한 면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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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두 작품의 유사성은 더욱 짙어집니다. 10년여 세월이 지난 점을 감안하면(10년이면 강산도 변했으니 많은 게 변했겠죠) '아이리스'는 세월의 변화에 발맞춘 '쉬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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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이 깊은 유사성을 지녔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기본적인 부분부터.

일단 배경인 정보기관입니다. '쉬리'에선 국가비밀정보기관 OP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이리스'에선 NSS(국가안전국)라는 조직이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쉬리'의 OP에 비해 NSS는 좀더 현실감 있는 첩보조직이라는 점에서 업그레이드의 기운을 풍깁니다.

또한 '쉬리'의 무대는 전적으로 국내에 국한됐습니다. 반면 '아이리스'는 해외로 무대를 넓혔습니다. '쉬리'에선 국내 도심에서 총격전을 벌였는데, '아이리스'에선 남의 나라 도심까지 장악한 채 총격전을 벌이네요. 10년이 흐르면서 강성해진 대한민국의 국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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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정보요원의 대립 구도 역시 유사합니다. '아이리스'에선 이병헌·정준호·김태희 등 남측 정보요원이 김승우·김소연 등 북측 요원들과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쉬리'에선 한석규·송강호 등이 남측 요원이고 최민식·박은숙 등이 이에 맞서는 북측 요원이었습니다. 대결 양상은 '쉬리'에선 남측 요원들이 북측 요원들을 쫓는다면, '아이리스'에선 남측 요원이 쫓기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

여기까지는 표면적인 유사성입니다. 여기에 다소 복잡한 유사성도 존재합니다.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발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부분이죠. 표면적인 유사성을 넘어 본질적으로도 유사성을 지니고 있거든요. 다만 절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점에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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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물별로 대비해 보겠습니다.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비교할 수 있는 '쉬리'의 인물은 한석규입니다. 정준호는 송강호와 대비되겠죠. 최민식은 김승우, 김소연은 박은숙과 대비될 겁니다. 아, 박은숙은 '쉬리'에서 북측 여전사 이방희로 등장한 배우입니다. 김태희는 김윤진과 비교해볼 수 있겠네요.

1대1로 맞붙여놓고 보면 대비는 되지만 유사하진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인물의 배경과 성격을 교차해 보면 확연히 눈에 보이는 부분이 생깁니다. '쉬리'의 등장 인물의 배경과 성격이 '아이리스'의 등장 인물에 뒤섞여서 투영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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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의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한석규를 연상시키지만, 조직에서 동떨어진 채 임무를 수행하고 쫓기는 점에서 최민식의 배경을 떠오르게 합니다. 정준호의 캐릭터는 송강호와 닮았습니다만. 한편으로 조직 논리에 맹목적일 정도로 충성하는 점에서 최민식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승우는 최민식과 명쾌하게 대비되긴 합니다. 그러나 아직 보여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좀더 유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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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와 김윤진의 대비가 조금 복잡합니다. 하지만 다른 인물과 결합한 뒤 다시 나누면 명쾌해 집니다. 김윤진과 박은숙의 캐릭터를 합친 뒤 나누면 김태희와 김소연의 캐릭터가 나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무슨 소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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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에서 김윤진은 북측 요원이면서 신분을 위장하고 있습니다. 한석규와는 연인이고 송강호와도 친합니다. 김태희는 남측 요원입니다. 이병헌과 연인이고 정준호와 친하죠. '쉬리'의 박은숙은 북측의 여전사입니다. '아이리스'의 김소연은 북측 여전사이지만 훗날 남측편에서 활동합니다. 합치고 다시 나누면 얼렁뚱땅 유사한 인물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조금 복잡한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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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이리스'에 드리워진 '쉬리'의 그림자를 살펴보는건 무슨 이유냐고요? 그냥 재미를 위해서입니다. '아이리스'의 결말을 예측해보는 재미죠. 과연 '쉬리'의 그림자가 끝까지 드리워져 있을 지…. 만일 끝까지 드리워져 있다면 김태희가 신분을 위장한 캐릭터라는 결론에 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병헌을 사랑하지만 실상은 적이기에 고뇌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된다는 결론이죠.

만일 정말 그렇게 끝난다면 '쉬리'의 그림자는 그다지 긍정적인 그림자라고는 볼 수 없겠네요. 제 포스팅은 스포일러가 되고 마는 거고요. 이를테면 예고 스포일러라고 할까요. 그렇지 않길 바랍니다만. 실제 어떻게 전개될 지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09/10/29 06:37 2009/10/29 06:37
역시 미모는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아이리스'에서 이지적인 정보기관 프로파일러 최승희 역을 맡아 영화 '싸움' 이후 2년여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김태희는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만큼 매력적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름답긴 하지만 그다지 매력은 느껴지지 않거든요.

이제 2회가 방영된 '아이리스'에서 김태희는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 했습니다. 그동안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이번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각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기는 못하는구나'하는 인상을 지우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아름다움을 연기로 승화시키지 못하니 매력적이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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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가 연기에 있어서 한결같이 지적받는 부분은 천편일률적인 표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김태희는 한결같이 눈을 부릅 뜬 표정으로 일관하다시피 했습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웃을 때도, 화날 때도…. 희노애락의 모든 감정을 한가지 표정으로 일관하니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느껴졌습니다. '연기 못한다'는 악평이 뒤따르는 것도 당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리스'에서도 김태희의 표정은 일관되게 경직돼 있습니다. 눈에서 광선이 나올 정도로 부릅뜬 느낌입니다. 표정이 경직되다 보니 연기도 경직된 인상을 지우기 힘듭니다. 물론 발전한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라는 단서 아래 좋아진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이지, 절대적으로 좋아진 것은 결코 아니죠. 이병헌 정준호 등 연기 고수들 사이에서 김태희의 연기는 쫓아가기 버거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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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감정의 변화를 담아내는 표정 연기에선 역부족이 여실히 느껴지더군요. 정보기관 부하직원인 이병헌과 정준호를 대하는 모습에서 이야기입니다. 사무적인 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너무 급격하게 그려졌습니다. 김태희는 감정의 변화를 전혀 그려보이지 못했습니다. 격정적인 키스신이 화면을 장식할 때 뜬금없다는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죠. 한마디로 '이건 뭥미?'였습니다.


김태희의 연기에 대해 동료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반적인 반응은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였습니다. 한 동료는 "그래도 발연기에서 무릎연기까지 올라왔다"고 촌평하더군요. 적절한 비유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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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는 왜 이토록 오랜 기간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한 지인은 "너무 완벽하게 잘 자라서 시련이란 걸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해석했습니다. 부유한 집에서 공부도 잘하고 모든 면에서 부족함 없이 성장해왔기에 인생 굴곡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죠. 희노애락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이를 표현해내는 연기력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언론이 김태희를 완벽한 여성으로 묘사해가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서울대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최고 '엄친딸'로 몰아가는 분위기에서 김태희 스스로도 경직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 참 많은데, 김태희만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수식어에 유독 얽매이고 있는 점은 그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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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태희는 '향기 없는 꽃'을 연상시킵니다. 아름답지만 매력이 없는 차원에서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꽃이지만 꽃과 나비가 찾아들지 않는 향기없는 꽃이죠. 연기자라고 한정하는 이유는 CF에서 김태희는 매력적이거든요. 순간적인 매력을 표출하는 능력은 분명히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연속성인 차원에서 연기를 논할 때는 부족하긴 합니다.
2009/10/16 11:08 2009/10/16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