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부문별로 5명(작품)의 후보가 결정된 가운데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수상자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질 때까지 끊임없는 논의와 논의를 거듭한다고 합니다. 심사위원들이 후보 중에서 앞서가는 인물을 추려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심에 고심,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은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 3사를 포괄하는 시상식인 점에서 방송가에선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해 동안 각 방송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연기자와 작품들이 경쟁을 펼치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진정한 진검승부가 이뤄지는 셈이니까요. 지난 해까지 백상예술대상은 4월에 개최됐지만, 올해는 지난 해의 여운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2월 27일에 개최됩니다.

이번 백상예술대상 TV부문의 재미있는 점은 지난 연말 지상파 방송 3사의 연기 대상 수상자들이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점입니다. 김혜자·문근영·김명민·송승헌 등 각 방송사 대상 수상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여기에 이준기·송일국·김지수 등 각 방송사의 최우수상 수상자들도 도전장을 던지네요. 지난 해 방송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은 논란들이 많이 있었죠. 이미 끝난 시상식이기에 논란이 해결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백상예술대상은 해묵은 논란을 시원하게 해갈한다는 의미도 지녔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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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주요 부문에 대해 미리 한번 점쳐보는 시간을 마련해 볼까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말해둡니다. 심사위원분들과 저는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10년 가까이 방송 담당 기자를 하면서 남다른 식견과 안목을 지녔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TV를 열심히 봅니다. 직업 정신 반, 좋아서 반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제 의견이 수상자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진 않겠지만 재미삼아 짐작을 한번 해볼까요.

우선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부터 볼까요. 후보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과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 '일지매'의 이준기와 '바람의 나라'의 송일국, 그리고 '온에어'의 박용하입니다. 쟁쟁한 후보들이네요. 김명민과 송승헌은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정말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죠. 백상예술대상에서 재격돌을 하니 흥미진진하네요. 이준기와 송일국은 SBS와 KBS의 최우수연기상 수상자입니다. 남자 수상자 중엔 가장 큰 상이었습니다. 백상예술대상은 말 그대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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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받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김명민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MBC 연기대상에선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 등을 감안했을 때 송승헌의 공동 수상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만. 백상예술대상에서 김명민과 송승헌을 비교할 땐 저울이 확 기우는 느낌입니다. 일단 송승헌은 김명민의 대항마로 꼽기 힘들다고 여겨집니다. 굳이 꼽자면 이준기를 꼽고 싶습니다. '일지매'에서 이준기는 깜짝 놀랄 만큼 출중했습니다.

여자 최우수연기상은 어떨까요. KBS와 SBS 연기대상 수상자인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와 '바람의 화원'의 문근영이 진검승부를 벌이겠네요. '태양의 여자'의 김지수도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김지수는 KBS의 최우수여자연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에덴의 동쪽'의 한지혜와 '타짜'의 한예슬도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지혜는 발연기 퍼레이드가 펼쳐진 '에덴의 동쪽'에서 발군의 연기를 펼친 신예로서 후보 자격이 넘쳐 흐릅니다. 그런데 한예슬은 왜 후보가 됐는지 영 납득이 안가네요. 어색하기 그지없는 연기로 최고의 미모를 완전히 가려버린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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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누가 받을까요. 다들 김혜자 선생을 최우선으로 꼽지 않을까 싶네요. 문근영이 대항마로 꼽힐 것 같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저는 김지수를 꼽고 싶습니다. 연기력은 둘째 치고 작품에서 보여준 힘이 엄청났거든요. '태양의 여자'는 당초 그다지 기대를 모으지 않았던 작품이었지만 김지수의 명품 악녀 연기 하나로 화제작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반면 김혜자 선생의 경우 이순재 선생, 백일섭 선생, 강부자 선생 등 막강한 서포터들의 후원을 든든히 받았습니다. 김지수는 장판교에서 홀로 백만대군을 상대한 장비를 연상케 해 더욱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바람의 화원'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 문근영이 경합한다고 하고 싶습니다.

신인상 부분도 치열할 것 같습니다. 특히 남자 신인상은 정말 누구 받아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후보들이 집결했거든요.

남자 신인상 후보는 '에덴의 동쪽'의 김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엄기준, '태양의 여자'의 정겨운, '조강지처클럽'의 이상우,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입니다. 요즘 사회 분위기상으로는 이민호가 단연 눈에 띄긴 합니다. 그러나 실력만 놓고 보면 이민호가 앞선다고 볼 수도 없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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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엄기준에게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엄기준은 조연이었지만, 현빈 송혜교 등 주인공들을 압도하는 포스를 발휘했습니다. 안정된 발성과 힘있고 절도있는 동선 등이 대단했습니다. 물론 이민호도 충분히 받을 만합니다. 그런데 요즘 다른 후보가 하나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정겨운입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엄청난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만일 '미워도 다시 한번'이 2개월 전에만 방송됐다면 정겨운에게 표를 던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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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신인상 후보는 '너는 내 운명'의 윤아, '에덴의 동쪽'의 이연희, '내 사랑 금지옥엽'의 홍아름, '바람의 화원'의 문채원, '온에어'의 한예원입니다. 남자 부문 만큼 치열할 여지는 별로 없을 듯 싶습니다. 앞서 가는 사람이 너무 눈에 보이거든요. 저는 문채원에게 한표 던집니다. '바람의 화원'에서 나긋한 금기 연기는 일품이었습니다. 윤아가 지명도에서 앞서긴 하지만 문채원이 제겐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P.S 아 그리고 지난 번 포스팅에서 백상예술대상 초대 이벤트를 했는데요. 저는 20장을 다 처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차마 못했는데 많이들 응모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착순 10분께는 15일까지 안내 메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아쉽게 선착선 10분에 포함되지 못한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드리겠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아보겠습니다.


2009/02/15 09:28 2009/02/15 09:28
강풀의 인기 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원작으로 제작 중이던 MBC TV 미니시리즈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제작 무산 사태를 맞았습니다. 속된 말로 엎어졌습니다. 영화는 엎어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선 극히 드문 일입니다. 편성이 정해졌다는 의미는 절대 다수의 시청자, 다시 말해 국민과 방송을 약속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편성이 정해진 드라마가 엎어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지간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촬영 도중 대형사고가 터졌거나, 주인공이 유고 상태가 되거나 하는 경우 정도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에릭 한지민 주연의 '늑대'나,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시즌2' 정도가 사례가 될 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제작 무산의 지경에 이른 건 중차대한 방송가의 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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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제작 무산 이유는 제작비 부족이라고 합니다.
결국 제작사는 드라마를 만들 돈도 구하지 않은 채 제작하겠다고 뛰어든 셈이네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최불암 나문희 송재호 강부자 등 연예계 웃어른들이 주인공입니다.
이분들 또한 돈도 없이 드라마 만든다고 뛰어든 제작사에 농락 당했습니다.
윤손하 엄기준 남규리 등 젊은 스타들도 웃어른의 조력자로 동참했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이쯤 되면 제작사는 정말 무책임한 업체입니다. 한마디로 아주 나쁜 제작사죠.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제작사는 케이드림입니다.
이서진-김정은 주연의 '연인'과 박용하 송윤아 김하늘 이범수 주연의 '온에어' 제작사입니다.
신우철 PD-김은숙 작가 콤비를 앞세워 성공작을 2편이나 탄생시켰습니다.
제법 실력이 있는 제작사 같은데 어떻게 이런 터무니 없는 일을 벌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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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해 크게 히트한 '온에어'가 설명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에어'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를 뿌렸습니다. 그러나 수익면에서는 성과가 작았던 모양입니다. 작품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곤란을 겪었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온에어'는 겉으로 보기엔 대단히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출연자와 제작 스태프 등 고생한 사람들은 한숨을 쉬어야 했습니다.
방영이 끝나고 난 이후 한참 동안 출연료와 스태프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작년 가을까지도 절반 가까이 못 받아 생계가 막막하다고 한숨 쉬는 사람을 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는 성공했는데 관계자들은 굶는다면 제작사의 역량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거죠.
그런 제작사라면 다음 작품을 제작해선 안되는게 당연할텐데 어찌 편성을 받았네요.
일단 문제 있는, 그것도 제작비도 없는 제작사에 편성을 준 MBC도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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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막을 조금 살펴보자면, 케이드림이 제작 여건이 안되는 사실은 수개월 전 드러났습니다.
우선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케이드림의 권리는 원작 만화 판권을 보유했다는 점입니다.
캐스팅도 마쳤고 편성을 정한 드라마였기에 MBC에선 어떻게든 제작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외주제작사를 물색해 대신 제작하도록 하는 방법을 취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케이드림 입장에선 판권 확보료 및 기존에 사용한 진행비를 날릴 순 없었습니다.
판권료와 진행비 사용분을 새로 투입될 제작사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로 투입될 제작사에겐 부담스러웠나봅니다.
유력한 제작사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금액"이라고 하더군요. 제작 승계가 될 수 없었습니다.
케이드림이 본전 욕심을 내는 동안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무산의 늪에 빠져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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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케이드림은 '온에어'에 이어 또다시 많은 사람들을 한숨 짓게 했습니다.
여러 웃어른을 비롯한 출연자들은 촬영을 기다리느라 많은 기회 비용을 날렸습니다.
특히 엄기준은 KBS 1TV 일일극 '집으로 가는 길' 남자 주인공을 포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윤손하는 출산 이후 복귀작이 무산된 점에서 첫단추를 잘못 끼운 결과가 됐습니다.  
촬영 스태프들 또한 돈 한푼 못받고 몇달 동안 촬영 준비에 매달려 있어야 했습니다.
이들의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엄청난 금액이 될 것임은 물론입니다.

케이드림은 더이상 드라마를 편성 받지 못하도록 조치가 취해져야 할겁니다.
그러나 이는 케이드림만의 문제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이 같은 드라마 제작사가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방송가에는 유명 작가나 연출자, 인기 만화 또는 소설, 톱스타 연기자만 확보하면
제작의 필수 요건이 돈이 없더라도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제작사가 많습니다.
일단 방송사로부터 편성을 받은 뒤 투자자를 찾아내겠다는 심산인거죠.
투자가 미비하면 드라마가 졸속으로 제작되는거고, 이렇게 엎어지기도 하는 겁니다.

이번 사건이 좋은 교훈을 남겼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격 미달의 외주제작사를 솎아내서 더이상 피해를 보는 방송인이 안생기도록 하는 겁니다.
드라마계의 체질은 좋아질 겁니다. 물론 옥석을 잘 구분해야 하겠죠.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제작 무산엔 못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신세대 연기자의 전유물인 미니시리즈에 실력 있는 베테랑 연기자들이 전면에 나섰거든요.
모처럼 탄탄한 연기가 뒷받침되는 좋은 작품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기회였는데 말이죠.
현재 상황에선 일단 다시 제작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기대를 버리고 싶진 않습니다.


  
2009/01/08 21:29 2009/01/08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