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어떤 드라마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 인기 드라마에겐 명예로운 칭호가 주어지곤 합니다.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죠. 그렇다면 '선덕여왕'에도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가 주어질 수 있을까요. 치솟는 시청률과 인기를 감안하면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여겨지는 상황인데요.

그러나 '선덕여왕'은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를 얻기엔 부족함이 있는 작품입니다. 국민 드라마의 필수적인 선행 조건인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몇가지 걸림돌이 있거든요.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재미가 최우선입니다. 그러나 국민 드라마급의 성공을 하려면 단순한 재미 이상의 공감과 감동이 필요합니다. '선덕여왕'은 그 점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우선 '선덕여왕'은 자극적인 재미와 감동을 추구합니다. 쥐어짜내려 한다고 하면 적합한 표현일지 모르겠네요. 천명공주의 죽음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만 할 겁니다. 상황 전개상 천명공주의 죽음이 필연적이라면 최고의 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개 과정을 놓고 볼 때 천명공주는 반드시 죽어야 할 필요까진 없었습니다.

물론 미실 세력과 황실의 대립 구도에서 뭔가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천명공주의 죽음은 확실히 강력한 한방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굳이 죽지 않더라도 대결 구도의 국면 전환용 카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허망한 죽음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물며 실제 역사상으로 천명공주는 그렇게 비명횡사하지 않습니다.
애매모호한 멜로 구도 또한 '선덕여왕'이 국민 드라마로 올라서는데 있어 장벽이 되는 부분입니다. 탄탄하게 짜여진 멜로 라인은 재미와 감동 '두마리 토끼'를 잡도록 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그러나 '선덕여왕'은 멜로에 있어서는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핵심 멜로 라인은 감동적이긴커녕 불편하기만 하거든요.

말도 안되는 멜로 구도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명공주와 김유신, 그리고 김유신과 덕만의 엇갈리는 애정 관계에 대한 이야기죠. 천명공주와 김유신의 국혼이 결정되고, 김유신이 덕만에게 사랑의 도피를 하자고 제안하는 장면 등은 제대로 어이상실이거든요.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역사적으로 천명공주와 김유신의 국혼은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김유신과 덕만의 애정 관계 또한 역사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두 안되는 걸 뻔히 알고 있는데, 제작진이 밀어붙이며 감동을 짜내려고 한다면 불편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거죠.

김유신이 덕만에게 애절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나, 천명공주가 김유신에 대한 마음을 접고 동생에게 보내주는 장면은 역사를 배제한다면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실존한 역사를 바탕에 놓고 보면 감동은커녕 당혹스럽고 불편한 장면이 됩니다. 그런 장면이 지속되면 멜로 구도에 대해서는 거부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모든 불편함의 근원은 '선덕여왕'의 본질이 사극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것일 겁니다. 사극은 실존했던 역사에 바탕을 둬야 하는데 이를 너무 무시한채 흥미에만 집중한다면 폭넓은 공감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구태의연한 표현에 따르자면 역사 왜곡의 불편함이죠. 재미있다는 이유로 용인해선 곤란한 부분입니다.

물론 사극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역사에 완전히 함몰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역사적 정보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부분입니다. '선덕여왕'은 천명공주 덕만공주 김유신 등 역사적으로 중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의 주인공들의 역사적 배경을 깡그리 무시해버린 오류를 범하고 있기에 국민적인 공감을 얻기에 부족한 것입니다.

미실은 역사상 기록이 애매모호한 인물입니다. 화랑세기 정도에만 남아있죠. 그렇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해 극적으로 재미있게 그려도 누가 뭐라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덕만 천명 김유신 등 사료에 기록이 남아있는 인물의 경우에는 역사를 지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조상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고요.
사극 중에 국민 드라마의 칭호를 얻은 작품은 제법 있습니다. '허준' '대장금'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 되겠죠. 이들 작품은 역사적으로 중요 인물의 역사상의 정보는 지켰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했죠. 덕분에 역사 왜곡에 대한 지적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감동과 공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었습니다.
'허준'과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PD께 '선덕여왕'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역사적 정보를 너무 무시하지 않나에 대한 질문이었죠. 이병훈 PD께서도 "재미는 있지만 조금 심한 것 같다. 최소한 기록에 남아있는 역사에 대해서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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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입니다. 시청률과 국민드라마는 별개지요.
저는 그래도 재밌엇 답니다 ㅋ
쌍둥이 공주 중 한명이 빼돌려지는 부분에서부터 이 드라마는 역사에 대한 고증에는 별 관심이 없는걸 알수 있지 않았을까요ㅎㅎ
캐공감입니다. 정말 역사를 아무리 비틀어도 이건 아니지 않나 싶더군요. 사람들이 알고 있던 지식을 이렇게 흔들어놔도 되는 건지... 역사를 계속 이딴 식으로 묘사한다면, 젊은 전두환과 육영수 여사를 러브스토리로 엮어도도 충분히 드라마로 만들 수 있을 듯.
이거 보고 빵 터졌..ㅋㅋㅋㅋㅋㅋ
코피 ~ 퐝~~
아무리 제가 엄태웅을 좋아해도
정말 덕만이한테 뜬금없이 사랑 고백할때는 진짜....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역사적으로도 그렇지만,
드라마 스토리상도 전혀 이성으로 뭔가를 주고 받지도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랑한다며 같이 사랑의 도피를 하자니...세상에 이렇게
공감안가는 드라마 러브라인은 생전 처음입니다 정말.
차라리 완전 픽션화하여 판타지소설로 구성했으면 나았을 듯,,
미실과 덕만과 천명을 강조하다보니...,,
역사적으로 위대했다고 할만한 대장군들이..
선덕여왕 극중에선 완전 찌질이들로 변신,
작전도 자기가 짜지 못하고,
문제에 부딪치면 스스로 해결못하고,
덕만만 바라보는 유신랑,
캐스팅도 캐스팅이지만 그런 모습들이 더 반감을 사는 듯,
그래서 소신있다 할 만한 유일한 화랑... 알천랑..,,
홀로 우뚝 선,
희귀하지만 몇 안 남은 역사적 자료로 볼때...
덕만 아니 선덕여왕은
김유신보단 알천공과 더 많은 친분이 있지 않을까?..
대장군도 빨리 되고 곁에서 상대등까지 올랐으니,,
그냥 선덕여왕은 구성인물만 빌려왔을 뿐,
역사와는 전혀 다른 픽션으로 봤으면 좋겠다,
선덕여왕 굉장히 재미있게 보고있는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엄태웅의 연기에 약간 실망하고 있는데요..
"대결 구도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것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천명이 비명횡사한것 같아서...아쉽네요...
근데 제가 생각하기론 천명이 죽지 않는 이상 국면 전화용 카드는 없을것 같은데요. 천명이 죽어야 덕만이 공주가 될수있다는 것도 그렇고..
다른 어떤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잘못생각하신부분이 잇으신듯 합니다 선덕여왕은 역사스페셜이 아닙니다. 드라마는 허구란것이 존재하는거죠. 재미를 위해 설정된것 이를 일일이 역사와 비교하는거 무리가 잇다고 보네요
선덕여왕이 '사극'이던가요. 그저 특별기획 드.라.마.입니다. 공식홈페이지에도 "신라시대의 사회상을 현대적으로 극화하여, 시청자를 역동적이면서도 화려했던 고대 신라 사회로 안내할 것이다."....라고 나와있네요.
실제 역사지식을 떠올리면서 공감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미 '드라마'임을 표방한 픽션을 팩트가 아니라고 비판하는 건 아닌지요.
용춘과 천명의 러브스토리를 기대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유신과 엮이더군요.
근데 문제는 유신과 덕만의 러브라인도, 천명과 유신의 러브라인도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못했다는 겁니다.
섬세한 감정의 흐름같은게 보였어야 하는데 그게 좀...
지금 선덕여왕은 탄탄한 호흡으로 마라톤을 한다기보단
한 회 한 회 그저 숨끊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긴장감을 가지고 가는 듯해요.
지난 주에 비담이 나오지 않았으면 채널 돌아가는 소리 많이 들렸을거라고 봅니다. 너무 지루해져서 졸리기 직전이었거든요.
역시 국민드라마가 되기엔 살짝 부족하다 봅니다.
역사왜곡을 용인하는 국민이 되고 싶지 않네요..
역사인물(선조)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습니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선덕여왕,천명공주,김유신 "따위"는 어떻게 묘사되던 상관 없다는 식의 생각은 조금 심한거 같습니다.
이웃나라들에게 조상에 대한 예의조차 내팽겨치는 파렴치한 민족이란 말을 듣기는 더더욱 싫네요.
"선덕여왕"타이틀 앞에 "소설"이란 글를 표기하던가, 아님 드라마 방송전 실제역사와는 관련이 없는 픽션임을 밝히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님 의견 진짜 동감입니다. 진짜 재미를 위해서는 역사 위인"따위"는 이라고 생각하고 막 쓰는 거 같아요. 선덕여왕이 무슨 중국 사막에서 살고 화랑이 되고... 넘 심하잖아요?? 이거 말고도 더 따지자면 진짜 엄청 많지만...
공감합니다. 저는 도저히 불편해서 못보겠더라구요... 어느정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전개하면 모를까; 너무 심하더라구요...
역사, 역사왜곡들 하시는데 이게 전 더 불편하군요. 역사적 사실은 문헌에 근거할터, 현존하는 역사서(삼국유사, 화랑세기 등)에 왜곡된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은 왜 무시하고 얘기를 하시는지...역사 드라마를 역사 고증 다큐멘터리로 착각하고 글을 쓰신듯...
위의 글을 읽으면서 더 불편한 점은 글쓴이가 이렇게 썼습니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역사적으로 천명공주와 김유신의 국혼은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김유신과 덕만의 애정 관계 또한 역사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현실을 왜곡하는 말이군요.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런 사실은 모릅니다.
잼있기만 하더만..;;일부러 경주 밀레니엄파크도 다녀왔는데..
사실 역사왜곡이 좀 되기는 했죠..그래서 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봐요--원래 좀 따지는 편인데 이 드라마는 조~금 심한 것 같아서요..
김영현의 대장금, 서동요에는 진실되고 절제된 감정이 보는이의 가슴 깊은 곳을 치는 남녀의 사랑, 제자와 스승관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이 있었습니다. 역사와 전설의 연결을 통해 작가가 들려주고자 하는 인본주의나 장인정신같은 철학이 있었습니다. 사건과 사건사이 인물과 인물사이를 말이 되게 연결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건과 인물 속으로 폭 빠지게 만드는 논리성과 창의성이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두려움 분노 사랑과 자신들이 걺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운명사이에서 깊이 고민하는 인간고뇌가 있었습니다. 수라궁녀에서 의녀대장금으로 한걸음 한걸음 성장하는 인간 장금이 있었습니다. 기술인장-정체성을 찾는 부여장-지도자 무왕은 실수하고 고뇌하고 연구하고 자기를 깎아새우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며 성장하는 인간이었습니다.
선덕여왕에는 느닷없이 화려한 눈요기, 구경거리가 전부입니다. 비논리적인 스토리 전개 - 뜸금없이 중국사막에서 덕만이는 아랍상인인지 로마상인인지와 신라말로 대화/우정을 나누고 별 이유없이 평민으로 사는 덕만과 친구들은 신라시대의 귀족의 아들의 모임인 화랑밑에 낭도로 들어가 수년을 강훈련을 받고 전쟁터에서는 버벅거리며 군사상관들에게 소리를 질러댑니다. 600년대의 신라 뿐 아니라 어느 군 무대설정에서 있을 수없는 무리하고 비논리적인 이야기 전개입니다. 특히 주인공 덕만이는 어린 시절에서나 어른이 되서나 별 성격규정없이 아무대서나 소리를 질러댑니다. 남자와 똑같이 용맹한것도 아닌것이 여성스러운것도 아닌것이 고집과 집념이 있는것도 아닌것이 지혜와 재주를 길러내는 것도 아닌것이 인물성격을 알수가 없습니다. 봉달희를 좋아했던 저로서는 실망입니다. 절제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지도 않는 고음으로 질러대는 느닷없는 연기는 몰입이 아니라 짜증을 불러냅니다. 건질 것이라고는 화려한 무대인데 그것도 어째 중국감독 장예모의 대충모사인것 같아 싫증납니다. 미실이라는 인물이 조금 흥미롭지만 그 연기조차 너무나 인위적이라 섬뜩한 느낌조차 연출이 원한대로 들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와 의견을 달리 하여 선덕여왕이 재미있다고는 하지만 흥미롭다는 차원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장금 서동요 처럼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고 두려와 하고 안타까워 하는 일치감을 일구어 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syoon1103님은 대장금과 서동요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셨는듯 하네요. 선덕여왕에서는 왜 그런 장점을 못찾는지 저로서는 이해가 안되네요.
11시간(11회)를 보았는데 흥미나 구경거리위주로 만들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11시간 투자 후에 제가 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는 판단이 서서 참을성을 잃어버리고 그만 두었습니다. 김영현 작가가 쓴 다른 작품들 (대장금, 서동요)에는 들어있는 작가의 혼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참을성없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