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의 무책임한 욕심이 올림픽 영웅들의 명예를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8월 27일, 그러니까 어제였죠.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가 아침 방송 두 프로그램에 동시에 모습을 내비쳤습니다.

좀처럼 자주 보기 힘든 경우입니다. 시청자들이야 워낙 똑똑하니 '녹화겠거니' 생각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이용대 선수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을 만드는 점에서 금기사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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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선수가 홍길동도 아니고 일지매도 아닌데 어찌 동시에 SBS와 KBS에 나타나는 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죠.

물론 녹화한 거니까 가능하긴 하겠지만, 시청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방송가에선 불문율로 이를 막고 있습니다. 만일 한명의 스타를 섭외해 방송을 내보낼 때엔 어떤 식으로든 시차 조절을 하는 게 원칙입니다. 대체로 먼저 섭외한 프로그램이 먼저 방송하는 게 일반적이죠.


이용대 선수 경우엔 이런 방송가 불문율이 깨진 사례입니다.

두 프로그램 중 하나는 '게임의 규칙'을 어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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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KBS 2TV '여유만만'이 규칙을 깼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갑론을박 시끄럽더니, 오늘 이용대 선수의 소속팀 삼성전기 측에서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SBS TV '좋은 아침' 출연이 먼저 결정된 상황이라 '여유만만'에 출연하기 어려워 고사했지만 방영일자를 조절하는 조건으로 어렵게 출연에 응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좋은 아침' 제작진과 '여유만만' 제작진, 그리고 삼성전기 측까지 3자 만남까지 있었다고 하네요. 3자간의 협약은 분명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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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유만만' 제작진은 약속을 무참히 깼습니다. 시청률 좀 높여보겠다는 의도로 신의와 규칙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거죠.

여기에 피해자는 누구일까요. 물론 이용대 선수입니다.

'여유만만'의 무책임한 시청률 지상주의는 올림픽 영웅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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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황당한 건 '좋은 아침' 제작진이 항의를 하려고 '여유만만' 제작진을 찾아도 연락이 두절됐다는 겁니다.

사과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죠. 오히려 모 언론에 "예정된 그대로 방송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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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여유만만'은 존재 의미를 잃은 프로그램입니다.


베이징올림픽의 즐거운 기억을 한꺼번에 퇴색케 하는 프로그램이죠.

올림픽 영웅들이 '여유만만'을 거들떠 보지도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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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8 11:12 2008/08/28 11:12

이승엽은 역시 '국민타자'고 영웅이었습니다.

그렇게 부진해서 애를 태우더니 준결승과 결승전이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부활했습니다.

그리고 통쾌한 결승 2점홈런 두 방으로 한국 야구사 아니 세계 야구사에 길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일단 야구가 올림픽에서 사라진 만큼 이승엽의 2경기 연속 결승 2점홈런은 올림픽 야구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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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현듯 한국 축구 최고 스타 안정환이 떠올랐습니다.

안정환은 6년전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극적인 골든골로 대한민국의 4강 신화의 주역이 됐습니다.

한국 축구사에서 가장 극적이면서 통쾌한 승리의 주역이었죠.

이승엽과 안정환은 한국 야구와 축구의 가장 극적인 승리를 장식한 슈퍼스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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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승엽과 안정환에게선 또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몸 담고 있던 리그의 국가를 상대로 통렬한 한방을 날린 점이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몸 담고 있는 이승엽은 일본을 침몰시켰고,

이탈리아 세리아 A 페루자 소속이던 안정환은 이탈리아를 무너뜨렸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저는 축구부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전이 열릴 당시 야근을 하고 있었죠.

벅찬 감동을 안고 업무를 마무리하고 있을 무렵, 외신이 하나 날아 들었습니다.

'페루자가 이탈리아에게 결승골을 먹인 안정환을 퇴출할 예정이다'라는 외신이었죠.


이후 안정환은 2002 월드컵 최고의 스타였음에도 쫓겨나다시피 세리아 A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적료 관련해서 페루자가 심술을 부린 탓에 다른 리그 이적도 쉽지 않았습니다.

오랜기간 무적 선수로 지내다가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에 둥지를 틀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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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안정환은 기량이 만개한 상태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의 명문 구단 러브콜이 이어졌습니다.

블랙번 로버스나 샬케04의 경우 이적료 문제만 해결됐으면 바로 입단이 가능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페루자의 악질적인 심술은 안정환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만일 당시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활약을 이어갔거나 원만하게 이적이 성사됐다면,

지금쯤 안정환은 세계 최고의 축구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을 수도 있을 거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승엽에게도 혹시나 일본 야구계가 심술을 부리지나 않을 지 염려됩니다.

일본이 패한 뒤, 다행이도 일본 언론은 대체로 일본 대표팀의 무능을 비판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한 언론은 '이승엽이 일본에 돌아오면 바로 2군행'이라는 심술성 보도를 했더군요.

물론 요미우리의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서 이승엽이 당장 1군에서 자리잡긴 힘들거란 나름의 이유를 제시하긴 했죠.


이승엽도 "일본으로 돌아가면 또 2군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 2군에서 열심히 훈련한 뒤 1군의 부름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는군요.

치열한 생존 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스스로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걱정되는 건 일본 야구계의 심술입니다. 일본 야구계와 언론 등에서 이승엽의 1군행을 막는 몽니를 부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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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인정하긴 싫지만, 일본의 국민성이 이탈리아보다 성숙하다고 기대되긴 합니다.

실력으로 평가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습니다.

물론 실력으로는 이승엽이 당연히 요미우리에서도 중심이겠지만요.

세계 최고의 타자로 손색이 없는 이승엽이 일본의 심술 때문에 만개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믿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안정환이 더 뻗어나가지 못한 건 너무 아쉽습니다.


2008/08/25 11:50 2008/08/25 11:50

올림픽 야구 경기를 보면서 무임승차에 대해서 뭔가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대표에 발탁돼 활약중인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명예로운 무대이기도 하지만 메달을 획득했을 때 따라오는 병역특례는 엄청난 혜택입니다.

어찌 보면 병역 미필자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는 메달 이상으로 값진 것으로 여겨질 듯합니다. 예전에 올림픽 축구팀이 4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 한 유명 선수가 "병역 면제를 못 받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힌 적이 있거든요. 4강 진출을 못한 게 안타까운 게 아니라 군대에 가야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나 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은 메달을 획득합니다. 색깔이 문제일 뿐이죠. 선수들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겠죠. 그런데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선수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지는 조금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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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잔인할 지 모르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한기주 같은 경우엔 무임승차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외에도 무임승차자가 될 만한 선수들이 몇몇 거론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이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게 타당할까요. 물론 야구는 단체 스포츠이니 만큼 팀 차원에서 혜택을 누리는 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종목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조금 어긋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런데 어떤 제도적인 장치가 가능할까요. 없는 것 같아요. 결국 무임승차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네요. 솔로몬왕이 지금도 살아 있다면 어떤 슬기로운 대답을 내놓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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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부진한 선수는 국민타자 이승엽입니다. 이미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죠. 그러나 이승엽은 괜히 이승엽이 아니더군요. 극적인 순간에 한방을... 국민타자라는 별명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댓글들을 보니 아차 싶은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단 제 글은 한기주를 거론하긴 했지만 한기주를 공략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무임승차의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함이었을 뿐입니다.
대표선수 선발권을 지닌 사람이 사리사욕에 의해(예를 들면 감독이 자신의 소속팀 유망주의 병역면제를 위해 실력이 못미치는데도 선발하는 등이 가능하겠죠) 자격미달의 선수를 선발했을 때에도, 이 선수는 다른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병역면제를 받는 부조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한 프로팀의 감독님은 대표팀을 맡은 뒤 사리사욕의 의혹을 받는 선수 선발로 대표팀의 개망신을 초래한 일이 있습니다. 그것도 두 차례나. 그런 걸 방지할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나해서 의견을 개진한 것 뿐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엔 제가 한기주를 표적으로 공격하는 걸로 오해하신 분들도 계신 모양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기주를 비롯해 야구팬 분들께 오해의 여지를 남긴 점에 대해선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욕설이나 인신모욕성 글은 사양합니다. 일단 저는 26개월 현역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무임승차 안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무임승차 하느니 무임승차를 시켜주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낼모레면 마흔입니다. 막말 욕설 댓글을 읽는 건 어찌됐건 그다지 즐겁지 않습니다.

댓글 중에 욕설이나 인신모욕성 글은 삭제하겠습니다.

2008/08/23 14:46 2008/08/23 14:46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불붙었습니다.
물론 그 중심엔 대한민국 최초의 수영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이 있죠. 그리고 첫날 시원한 한판승 행진으로 통쾌한 첫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유도의 최민호도 한몫 했습니다.
박태환과 최민호는 그야말로 국민적인 영웅이 됐죠. 대단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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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려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올림픽 영웅들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엿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박태환의 금메달 낭보가 전해지자마자 연예계, 방송가, 광고계 등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박태환에게 줄을 대서 관심을 유발하거나 수익성을 높이자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자마자, 몇몇 가수들은 박태환과 친분을 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관성을 과장하면서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태환과 친분 있는 연예인의 매니저들은 해당 연예인에게 "빨리 전화라도 한통 해라"라고 독촉하며, 통화 내용으로 홍보 활동을 하려고 한답니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방송사 오락 프로그램과 토크쇼 프로그램은 벌써부터 박태환 잡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답니다. 중국 현지에 파견된 인력을 동원해 섭외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박태환의 숙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나오자마자 붙잡고 섭외전을 펼치고 있다네요.

최민호도 박태환과 비교해 정도는 조금 약하지만 뜨거운 섭외의 대상이 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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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스포츠 영웅인 박태환을 스포츠 외의 분야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하다가 자칫 재능을 묻히도록 하는 우를 범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박태환은 이제 만18세에 불과해 앞으로 2차례의 올림픽에 더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론상 3연패가 가능한거죠. 그런데 수영 이외의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외도하다가 수영 실력 가다듬기를 소홀히 한다면 이번 올림픽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박태환은 어리기 때문에 연예계, 방송가, 광고계의 화려한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거든요. 물론 그렇지 않을거라 믿지만요. 그런데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유혹이 많아지다 보면 박태환이 허물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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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와 싱가포르 가수 윌리엄은 베이징올림픽 수영 종목 공식 테마곡을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속 조용히 있다가 박태환이 금메달을 딴 다음에 공개한다고 하네요. 역시 박태환 활용 전법이 아닐까 싶어요. 한지혜가 그다지 박태환과 친분이 없었기에 눈쌀을 찌푸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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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의 역영은 4년후 또 8년후에도 계속돼야 합니다. 박태환을 오락 프로그램에 마구잡이로 출연시켜 연예계 스타로 흔들어 대선 곤란합니다. 스포츠 영웅으로 떠 받들어야지 연예계 스타로 만들어선 절대 안됩니다.

예전에 쇼트트랙 스타 김동성은 연예계와 방송가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사라져갔습니다. 팬들은 그를 스포츠 스타로 기억하고 싶었지, 오락 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진 않았습니다. 이종격투기 최홍만도 오락 프로그램을 기웃거리기 시작한 뒤 무너졌습니다. 한때 K-1의 차세대 최강자였던 최홍만은 이제 '흥행용 거인 카드'에 불과합니다.

2연패, 3연패하는 박태환을 보기 위해서라면, 박태환에 대한 관심은 스포츠 영웅에서 그쳐야 합니다. 부와 명예를 안겨준다는 감언이설로 박태환으로 하여금 연예계 스타의 백일몽을 꾸게 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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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승의 달인' 최민호 선수는 '1자 세리머니'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세리머니입니다.
과도한 관심은 지금 한번으로 족합니다. 이후엔 다시금 올림픽 영웅이 자신의 종목에 전념하도록 조용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합니다.

올림픽 영웅들에게 어떻게든 줄을 대려는 여러분들 제발 자중해주세요.  

2008/08/12 09:00 2008/08/1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