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격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3일 양팀 엔트리가 발표된 만큼 이제 선수들이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결전을 향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는 일이 남았네요.

두산과 삼성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포스트시즌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쳐왔습니다.
대체로 두산이 재미를 봤던 것 같은데, 2000년대 중반 들어서는 삼성이 우위였네요.

재미있는 건 스몰볼이 항상 빅볼에 우위를 점한다는 점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삼성은 호쾌한 타격 위주의 빅볼을 구사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에게 밀렸구요.
2000년대 중반부터는 두산에 비해 삼성이 스몰볼을 구사하고 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에 앞서네요.

올해는 어떨까요.
일단 두산의 색깔은 결코 스몰볼은 아니죠. 빅볼에 가깝습니다.
삼성은 전형적인 스몰볼인데, 준플레이오프 때엔 전과 달리 빅볼을 구사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와서는 스몰볼로 돌아갈 것 같긴 합니다.
엄청난 짜임새를 자랑하는 두산에 어줍잖은 빅볼은 위험하니까요.

두산과 삼성 중 어느 팀이 유리할까요.
그리고 승부의 향방을 가를 키 플레이어는 누구일까요.
당연히 키 플레이어는 양팀의 간판 선수들이겠지만,
승부의 향방은 숨은 변수 플레이어에 의해 결정나지 않을까 싶네요.

투수부터 짚고 넘어가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산의 이혜천과 삼성의 조진호를 꼽고 싶습니다.
일단 이혜천은 삼성에 유난히 강한 투수입니다. 특히 양준혁에게 강하죠.
양준혁은 이혜천을 만나고 나면 타격 감각이 엉망이 되기까지 한다네요.
이혜천 출전 경기에서 두산이 삼성을 반드시 잡는다면 전체 시리즈가 두산 쪽으로 기울겁니다.
이혜천은 2경기 정도 출장하리라 보여지니까요.
만일 삼성이 이혜천의 벽을 쉽게 넘는다면 양상은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조진호는 그야말로 히든카드입니다. 정규리그 두산 전엔 참패한 바 있죠.
그러나 최근 들어 구위와 운영이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동렬 감독이 찬사를 아끼지 않을 정도였죠.
특유의 노련한 템포 조절로 두산의 발야구를 견제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조진호가 선발로 등판해 의외의 승리를 거둔다면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삼성 선발진이 우위를 점하고 갈 수 있겠죠.
또한 중간 계투로 등판해 두산 발야구의 템포를 늦춘다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타자 쪽에선 일단 고영민과 조동찬의 활약이 중요하리라 보입니다.

고영민은 정규리그에서 주로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선 두산 타선의 취약점인 6번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이종욱-오재원-김현수-김동주-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다이나마이트 타선의
뒤를 받치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셈이죠. 또 하나의 테이블 세팅을 맡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동찬은 출장이 힘들 수도 있는 박석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합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테이블세터의 활약도 이어가야죠.
박석민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걸 감안하면 조동찬의 임무는 더욱 막중해졌습니다.
 
고영민과 조동찬 모두 막히면 양팀 공격력이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영민이 막히면, 두산은 상위 타선만으로 야구를 하게 되고
조동찬이 막히면, 삼성 타선은 짜임새를 잃게 되리라 보여지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중요한 변수 플레이어로는 이대수와 강봉규를 주목하고 싶습니다.

이대수는 유격수로서 수비에서 임무가 막중합니다.
지난 해 두산이 SK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이대수의 실책은 뼈 아팠죠.
또한 타격에서도 하위 타선을 주도해야 합니다.
시즌 막판 보여준 파괴력이면 충분히 기대를 모을 법한데,
큰 경기에선 어떨지 지켜봐야죠.

강봉규는 간판 플레이어의 백업으로 중요한 몫을 해내야 합니다.
양준혁과 박석민의 공백을 메워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양준혁은 이혜천 출장 경기엔 안 나올 가능성이 큰데,
그 빈자리를 강봉규가 채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봉규는 좌완 투수에 유난히 강하고, 두산 출신이라는 점도 있거든요.
갈비뼈 실금 부상을 입은 박석민이 결장하게 되면 6,7번 타순을 지켜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의외의 활약을 펼칠 수도 있지만 무존재로 남을 수도 있겠죠.

물론 위에 거론한 선수들은 변수 플레이어들입니다.
기존 간판 선수들의 활약이 탁월하면 이들의 임무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큰 경기에선 의외의 선수가 미쳐야 한다고 하죠.

모르긴 해도,
위에 거론한 6명 중에 의외로 미치는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선수가 속한 팀이 유리한 경기를 할 것 같고요.

2008/10/14 00:34 2008/10/14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