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김춘추(유승호)가 덕만공주(이요원)에게 귓속말을 건네고, 김유신(엄태웅)이 덕만공주에게 "두번째 가능성은…"이라고 말을 흐리면서 퀴즈가 던져졌습니다. 방송을 보는 내내 내용을 짐작하느라 머리를 굴렸고 정답은 '미실(고현정)이 김춘추에게 당했다'였습니다. 김춘추가 미실을 이용했다는 이야기였죠.

13회엔 과연 미실이 이토록 허망하게 무너지는가에 포커스가 맞춰졌습니다. 김춘추의 전략에 의해 세종(독고영재)과 설원(전노민) 미실 세력 양대축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지만 미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졸립다"며 잠만 자다가 비담(김남길)과 칠숙(안길강)만 데리고 산책을 떠났죠. 마치 더이상 속세에 미련이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미실은 비담과 밀담을 나눴습니다. 두 사람은 이제 서로 모자지간임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머니와 아들의 정이 은연중에 묻어 나오는 대화였습니다. 미실은 "하찮은 황후의 꿈을 꿨다"고 한탄했고, 비담은 그런 미실에게 "내가 천하를 얻겠다"며 꿈을 접을 것을 종용했습니다. 오히려 미실은 "내가 나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 중 비담의 "저니까요"와 미실의 "나니까"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실은 마침내 진정한 꿈을 꾸게 됐습니다. 이전에 덕만공주는 수하들에게 군주가 되겠다는 뜻을 밝히며 "미실은 꿈꾸지 않기에 왕이 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미실이 마침내 꿈을 꾸기 시작했죠. '선덕여왕'의 대권 다툼이 진정한 거대 세력의 빅뱅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현상은 덕만공주와 춘추의 치밀한 지략의 향방입니다. 춘추는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교묘한 지략을 만들어냈습니다. 미생(정웅인) 등 미실 세력은 김춘추에게 깜빡 속아넘어갔습니다. 미실도 당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춘추는 미실을 도와준 결과가 됐습니다. 화백회의에서 선언한 '골품제 부정'은 미실 스스로 쌓아뒀던 벽을 무너뜨려준 결과가 됐거든요.
덕만공주도 착실하게 미실에게 잽을 날리며 힘을 쌓아갔습니다. 스스로 부군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신라 최초 여왕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황후를 꿈꿨던 미실에 비해 한발짝 더 나아가며 미실 제압에 성공한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미실 스스로 쌓아둔 벽을 허물어준 결과가 됐습니다.

그동안 미실은 골품제라는 신분상의 제약에 여자라는 한계에 갇혀 감히 왕의 꿈을 꾸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덕만공주가 갖은 공을 들여 여인임에도 왕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성골이 아닌 김춘추가 골품제의 벽을 깨고 왕이 되겠다고 선언하자 한계를 넘어설 각오를 다지게 됐습니다.
결국 덕만이 힘을 쏟고 김춘추가 지략을 발휘한 것은 미실을 위한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 세 세력의 대권 대결에선 세력과 능력을 지닌 미실이 한발 앞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거든요. 결과적으로 덕만공주와 김춘추는 미실의 손바닥 위에서 논 셈이 됐습니다.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말이죠.

미실은 과연 왕이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겠죠. 역사는 분명히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으로 등극한다고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드라마에서일지라도 미실이 왕이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덕만공주는 어떻게 미실이라는 막강한 세력을 무너뜨리고 왕위에 오를 수 있을까요. 그 점이 '선덕여왕'의 향후 최대 흥미 포인트가 될 겁니다. 왠지 걷잡을 수 없이 벌려 놓은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이 또한 하나의 퍼즐 풀기의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미실이 여왕 등극을 꿈꾸는 과정에서 또 한명의 거인이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인 비담입니다. 미실은 스스로 벽을 깬 동시에 아들 역시 벽을 깨도록 했습니다. 비담은 미실 덕만공주 김춘추에 이어 또하나의 거대 세력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덕만공주의 앞날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분위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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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꼬아 놓은 느낌도 들더군요..실제 역사에서도 김춘추와 선덕여왕이 경쟁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