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은 작품 선택의 순간일 겁니다. 어떤 작품을 결정하는지에 따라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니까요. 연출자, 작가, 대본, 출연 배우, 경쟁작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하게 됩니다. 위상이 높은 스타일수록 선택은 까다롭죠. 긴 기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탓에 제작진의 가슴을 시커멓게 타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택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주판알을 오래 튕길수록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런 걸 '장고 끝에 악수'라고 하죠. 어쨌든 선택은 결과를 낳습니다. 결과는 다양한 양상으로 펼쳐집니다. 때로는 연예계 전체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죠. 나비효과라고 할까요. 그런 나비효과를 수차례 일으킨 연기자가 있다면 상당한 관심이 모아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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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리플'에 출연중인 톱스타 이정재의 이야기입니다.

이정재는 대형 스타입니다. 15년 이상 당대 최고의 스타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엔 예전에 비해 주춤한 양상입니다. 그 배경엔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아쉬운 선택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정재의 선택 덕분에 엄청난 기회를 잡아 초대형 스타로 떠오른 이들도 있거든요. 연예계를 뒤흔들 정도로요.

이정재는 좀처럼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던 배우였습니다. 2007년 '에어시티'는 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었죠. 그러나 이전에 몇차례 드라마에서 모시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아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죠. 그 드라마들은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주연 배우들이 당대 최고의 스타가 됐습니다. 이정재의 선택이 동료의 엄청난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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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일입니다. '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기획되고 있었죠. 기획 단계에선 그다지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작품입니다. 김은숙-강은정 작가는 아직 신예에 불과했고, 맡으려는 연출자도 없었습니다. 결국 미니시리즈 연출 경험이 없는 신우철 PD가 연출자로 낙점됐죠.

'파리의 연인'의 남자 주인공 한기주 역으로 가장 먼저 거론된 배우가 이정재였습니다. 이정재도 관심을 갖고 기획안을 봤죠. 그러나 당시 이정재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태풍' 출연을 논의 중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파리의 연인'과 '태풍'을 충분히 함께할 수 있었는데. 이정재는 한 작품에 모든 열정을 쏟고 싶다는 완벽주의적인 자세로 '파리의 연인' 출연 제의를 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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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몇몇 연기자를 거쳐 박신양이 '파리의 연인'의 주인공이 됐네요. 박신양은 이전까지 연기력은 최고지만 스타성은 최고까지로는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파리의 연인' 덕분에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가 됐습니다. 노래 실력까지 과시하면서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모았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정재에게 또 한번의 화제작 출연 제의가 찾아왔습니다. 표민수 PD의 '풀하우스'입니다. 이미 송혜교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상태에서 표민수 PD는 이정재를 남자 주인공으로 점찍었습니다. 표민수 PD와 이정재는 원래 친분이 두터웠죠. 이정재도 긍정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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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도 '태풍'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정재는 '태풍'에서 장동건과 호흡을 맞춰야 했습니다. 당대 최고 스타 이정재도 장동건과 카리스마 대결은 만만치 않았다고 본 모양입니다. '태풍' 촬영 준비에 몰두하고 싶다며 '풀하우스' 출연 제의를 고사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태풍'은 '풀하우스'가 종영하고도 반년 이상 지난 뒤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정재의 '풀하우스' 출연에 그다지 걸림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이는 '파리의 연인'과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경우라고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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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들 잘 아시다시피 '풀하우스'의 주인공은 비 정지훈의 차지가 됐습니다. 비는 표민수 PD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출연하고 싶다'고 요청을 했죠. 표민수 PD는 비측의 요청에 대해 "비 매우 좋다. 그러나 현재 이정재와 논의 중이다. 이후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그만큼 이정재에 대해 애착이 강했습니다.

어쨌든 비는 '풀하우스'를 통해 명실상부한 최고 스타가 됐습니다. '풀하우스'는 아시아 전역에 소개돼 뜨거운 인기를 모았죠. 비는 '풀하우스'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이름을 알렸고 최고의 한류 스타로 급부상했습니다. 이제는 월드 스타가 돼 있죠. 비의 월드 스타 등극에 '풀하우스'가 기여한 바는 결코 작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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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004년, 이정재는 또 한번 화제작의 주인공 0순위였습니다. 이형민 PD와 이경희 작가가 함께 한 '미안하다, 사랑한다'였습니다. 이형민 PD는 진작부터 주인공 차무혁 역으로 이정재를 염두에 뒀습니다. 이정재 역시 관심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태풍'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곧 촬영할 예정이었거든요. 물론 '미안하다, 사랑하다' 종영 이후에도 '태풍' 촬영은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물리적으로 이정재의 '미안하다, 사랑한다' 출연은 가능했겠지만. 크랭트인 초읽기 상태에서 다른 작품에 출연하는건 대형 스타 이정재에겐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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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력은 이동건을 거쳐 소지섭의 차지가 됐습니다.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이형민 PD-이경희 작가 콤비와 인연을 맺었던 이동건도 거의 출연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고사했죠. 그때 그가 선택한 작품은 '유리화'였습니다.

소지섭은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그야말로 위상이 대폭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이전에도 인기가 있었지만 마니아 성향이 강한 팬들에 집중된 인상이었죠.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소지섭은 소간지라는 별명과 함께 두터운 팬층을 아우르는 톱스타가 됐습니다. 일본에선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한류 스타로 급부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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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를 만나게 되면 이 일련의 선택에 대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트리플' 촬영 현장에서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죠.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물론 나도 아쉽다"고 대답하더군요. "'태풍'이 계획대로 촬영이 이뤄지지 않아 좋은 작품을 놓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인정받을만 했다. 만일 내가 출연했더라면 다른 색깔의 연기를 펼쳤을거다"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하긴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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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이정재의 대타격인 배우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뒀네요. 그런데 이정재도 다른 연기자가 물러난 자리에 합류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트리플'입니다. '트리플'의 신활 역은 원래 강지환이 내정된 배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물러나고 이정재가 합류했습니다. 물론 강지환 이전에 이정재에게도 출연 의사를 타진하긴 했으니 대타격이라 보긴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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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정재의 섬세한 연기를 보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될 거라 여겼거든요. 이정재 스스로도 연기 영역을 확장할 수 있고요. 이정재 이선균 윤계상 세 훈남 배우의 연기 앙상블도 기대됐습니다. 아직까지 결과는 그다지 신통해 보이진 않네요. 평가도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 것 같고요. 못내 아쉽습니다.  

2009/07/17 12:36 2009/07/17 12:36
이정재 하면 몸짱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이정재는 군살 하나 없는 말끔한 몸매에 잘 다져진 근육이 조화를 이룬 몸짱 스타였습니다. 배용준 권상우 등 대형 한류 스타들이 몸짱 몸매를 가꾸기 이전부터 몸매 하면 이정재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정재는 원조 몸짱 스타할 수 있을 겁니다. 옷 맵시와 패션 감각도 최고였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트리플'에서 볼 수 있는 이정재는 예전의 몸짱 스타가 전혀 아닙니다. 멋스러운 건 변함없는데 조금 깡마른 인상을 줍니다. 빈약해 보이기도 하고요. 예전의 멋진 근육은 확실히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언가 많은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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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합정동에 위치한 '트리플' 촬영장에서 인터뷰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직접 만난 이정재는 화면에서 볼 때보다 더 날씬해 보이더군요. '날씬하다'는 표현은 완곡한 표현일 수 있고요. 빼빼 말랐다고 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예전에 봤던 이정재가 위압감을 줄 정도로 컸다면, 이번에 만난 이정재는 왜소해 보일 정도로 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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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 시작은 "너무 말랐다. 예전의 멋진 근육을 찾아볼 수 없다"였습니다. 이정재는 "얼마전부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하더군요. "몸짱 스타라는 칭찬들이 부끄러웠다"는 말과 함께요. 근육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근육을 줄이는 요가와 걷기 운동만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 들어 많은 미남 스타들이 멋진 근육 만들기에 심취해 몸짱 스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정재는 그런 추세에서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죠. 궁금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무언가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걸 파악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배우들이 중요시하는 덕목 중 하나인 '이미지 변신'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죠.

이정재는 "연기에 임하는 자세의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 변화를 통한 연기 변신이 아니라 자세 자체에 대한 변화라는 의미죠. 좀더 심층적인 의미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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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정재는 과거 데뷔 시절 이야기부터 들려줬습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무게를 주는데 의미를 두도록 배웠다. 연기자에게 연기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인 만큼 연기 또한 묵직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 무게감에 나 스스로도 오랫동안 눌려 있었다. 언제 부터인지 벗어 던지려 해도 쉽지 않았다."

이정재의 이야기는 연기에 힘을 주느냐 빼느냐의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인 자세 자체에 무게감이 실려 있다는 의미였죠.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연기였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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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정재는 연기에서 힘을 빼려는 노력은 여러차례 보여줬습니다. 영화 '순애보' '선물' 등에서 힘과 기름기를 쫙 뺀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오 브라더스'에선 제법 훌륭한 코믹 연기까지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이정재에게 남아 있는 건 출세작인 '모래시계'의 재희 이미지였습니다. 힘을 뺐지만 무게는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겁니다.

이정재는 "무게를 줄여보려고 선택했던 장르가 코믹이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웠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묵직한 무게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몸을 슬림하게 만드는 작업은 결국 오랫동안 그의 연기의 근원을 이뤄온 무게를 떨쳐내는 작업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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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변신은 이정재에게도 중요한 숙제였다는 점에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연기 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숙명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의무감에서 해선 안된다"는 전제 조건을 달더군요.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많은 연기자들이 칭찬을 받기 위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연기 변신을 통해 연기력을 끌어올렸다는 칭찬을 받으려 한다. 변신을 의무로 여기고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고 할까. 곤란하다. 하고 싶은 캐릭터를 선택해 자연스럽게 변신을 추구해야 한다. 배우에게 연기 변신은 숙명이지만 결코 의무가 돼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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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은 이정재에겐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트리플'의 신활은 이정재가 하고 싶어선 선택한 캐릭터로 새로운 변신을 이끌어내는 인물이거든요. 근육을 없애는 작업도 신활을 위해 한 것은 결코 아니죠. 다만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활을 만난거죠. 의무가 아닌 숙명적인 만남입니다.

이정재는 신활이 결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라고 했습니다. 특히 섬세한 감정 표현은 그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외양의 변화에 이어 내적 연기의 변화까지. 이정재는 스스로 진화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트리플'을 보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2009/07/03 10:37 2009/07/03 10:37
제법 볼만한 드라마 한편이 엉뚱한 암초에 걸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정재 이선균 윤계상 등 멋진 세 남자가 함께 하는 '트리플' 이야기입니다. 민효린의 깜찍한 연기도 기대 이상으로 돋보이는 작품이죠. 이윤정 PD의 순정만화적인 감수성이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잘 살아나고 있습니다. 초반부엔 조금 심심하긴 해도 갈수록 흥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시청률은 7% 안팎으로 저조합니다. 전작 '신데렐라맨'의 부진을 이어받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시간대 1위인 '시티홀'이 정체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트리플'은 더 높은 시청률을 확보해야 합니다. 방영을 앞두고 불거졌던 '김연아 우정 출연 논란'이 암초로 작용해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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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의 발언으로 인해 불거진 논란이었죠. 취재진이 김연아의 우정 출연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제작진이 "우정 출연은 없다. 심지어 영상이나 이름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대답했거든요. 이면에선 서운한 기색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를 빼고는 언급할 것도 별로 없는데.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에서 김연아라는 이름 한번 언급할 수 없다면 서운할 만도 하죠. 그런데 이 발언 이후 일부 몰지각한 언론이 "'트리플'이 훈련하느라 바쁜 김연아의 우정 출연을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고 공공연히 불평했다"는 투의 보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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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네티즌들은 일제히 '트리플'을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 못따면 책임질거냐" "개념없는 '트리플'을 절대 안보겠다" 등등등. '트리플'은 연약한 국민 요정 김연아를 개념없이 못살게 군 드라마로 전락했습니다. 방영을 앞두고 비난 여론이 대거 형성됐으니 시청률에 악영향도 명약관화한 상황이 됐죠. 물론 시청률은 저조하고요.

그런데 이 논란엔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비난의 근거가 심하게 왜곡돼 있거든요.

일단 '트리플'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핵심은 김연아의 경기력 저하를 고려하지 않고 드라마에 출연시키려고 한다는데 있을 겁니다. 올림픽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연습에 전념해도 부족한 김연아에 대한 배려 없이 욕심을 채우려 한다는 비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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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제작진에서 우정 출연 의사를 타진한 시기는 한참 전 일이거든요. 김연아가 아이스쇼를 하고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등 과외 활동을 할 무렵이었죠. CF도 왕창 찍던 시기였죠. 잠깐 등장해 상징적인 의미를 남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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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이 비난의 대상이 될 일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굳이 비난을 해야겠다면 '무한도전'과 광고주들도 똑같이 성토의 대상이 돼야 할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장시간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하루 종일 CF 촬영하는 건 괜찮고, 잠깐 '트리플'에 모습을 나타내면 안되는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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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트리플'이 김연아에게, 정확하게 말하자면 매니지먼트사에 요청한 건 김연아의 경기 영상을 활용하게 해달라는 점이었습니다. '트리플'의 여주인공인 민효린은 피겨 꿈나무이니 만큼 김연아는 동경의 대상이거든요. 경기 모습을 보며 꿈을 키우겠죠. 그런데 여지없이 거절 당했습니다. 이름도 들먹일 수 없도록 했다고 하네요.

이쯤 되면 '트리플'은 김연아를 괴롭힌 강자가 아니라,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가 매몰차게 거절 당한 약자가 아닐까 싶네요. 비난을 받고 성토의 대상이 돼야 하는게 아니라. 위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거센 비난만 받았으니.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었죠.    

일부 블로거는 '트리플'을 세계적인 피겨 스타 김연아에 무임승차하는 드라마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개념 상실에 어이없음의 극치를 달리는 비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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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드라마를 보긴 보고 비난하는지 궁금합니다. 왠지 '시티홀'이나 '그저 바라보다가'를 본 뒤 엉뚱하게 '트리플'을 비난하는건 아닌가 생각되네요. '트리플'을 보고 나서도 그런 비난을 한다면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 대단히 독특한 분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트리플'은 쿨한 세 남자의 광고기획사 운영을 통한 도전과 잃었던 피겨스케이팅의 꿈을 찾으려는 소녀의 이야기가 중심 배경을 이룹니다. 그리고 다양한 양상과 색깔의 사랑이 전개되죠. 굳이 김연아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은 드라마입니다. 산뜻하고 개운함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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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게 김연아 논란에 휩싸여 상쾌한 출발을 하지 못했습니다. 못내 안타깝습니다. 서서히 논란이 잊혀지면 호응은 높아지겠죠. 약간 심심했던 초반 전개도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희라고 하는 신예 배우는 정말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새롭게 발견한 보석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9/06/19 08:37 2009/06/19 0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