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역시 '국민타자'고 영웅이었습니다.

그렇게 부진해서 애를 태우더니 준결승과 결승전이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부활했습니다.

그리고 통쾌한 결승 2점홈런 두 방으로 한국 야구사 아니 세계 야구사에 길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일단 야구가 올림픽에서 사라진 만큼 이승엽의 2경기 연속 결승 2점홈런은 올림픽 야구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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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현듯 한국 축구 최고 스타 안정환이 떠올랐습니다.

안정환은 6년전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극적인 골든골로 대한민국의 4강 신화의 주역이 됐습니다.

한국 축구사에서 가장 극적이면서 통쾌한 승리의 주역이었죠.

이승엽과 안정환은 한국 야구와 축구의 가장 극적인 승리를 장식한 슈퍼스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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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승엽과 안정환에게선 또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몸 담고 있던 리그의 국가를 상대로 통렬한 한방을 날린 점이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몸 담고 있는 이승엽은 일본을 침몰시켰고,

이탈리아 세리아 A 페루자 소속이던 안정환은 이탈리아를 무너뜨렸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저는 축구부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전이 열릴 당시 야근을 하고 있었죠.

벅찬 감동을 안고 업무를 마무리하고 있을 무렵, 외신이 하나 날아 들었습니다.

'페루자가 이탈리아에게 결승골을 먹인 안정환을 퇴출할 예정이다'라는 외신이었죠.


이후 안정환은 2002 월드컵 최고의 스타였음에도 쫓겨나다시피 세리아 A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적료 관련해서 페루자가 심술을 부린 탓에 다른 리그 이적도 쉽지 않았습니다.

오랜기간 무적 선수로 지내다가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에 둥지를 틀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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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안정환은 기량이 만개한 상태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의 명문 구단 러브콜이 이어졌습니다.

블랙번 로버스나 샬케04의 경우 이적료 문제만 해결됐으면 바로 입단이 가능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페루자의 악질적인 심술은 안정환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만일 당시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활약을 이어갔거나 원만하게 이적이 성사됐다면,

지금쯤 안정환은 세계 최고의 축구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을 수도 있을 거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승엽에게도 혹시나 일본 야구계가 심술을 부리지나 않을 지 염려됩니다.

일본이 패한 뒤, 다행이도 일본 언론은 대체로 일본 대표팀의 무능을 비판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한 언론은 '이승엽이 일본에 돌아오면 바로 2군행'이라는 심술성 보도를 했더군요.

물론 요미우리의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서 이승엽이 당장 1군에서 자리잡긴 힘들거란 나름의 이유를 제시하긴 했죠.


이승엽도 "일본으로 돌아가면 또 2군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 2군에서 열심히 훈련한 뒤 1군의 부름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는군요.

치열한 생존 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스스로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걱정되는 건 일본 야구계의 심술입니다. 일본 야구계와 언론 등에서 이승엽의 1군행을 막는 몽니를 부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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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인정하긴 싫지만, 일본의 국민성이 이탈리아보다 성숙하다고 기대되긴 합니다.

실력으로 평가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습니다.

물론 실력으로는 이승엽이 당연히 요미우리에서도 중심이겠지만요.

세계 최고의 타자로 손색이 없는 이승엽이 일본의 심술 때문에 만개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믿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안정환이 더 뻗어나가지 못한 건 너무 아쉽습니다.


2008/08/25 11:50 2008/08/25 11:50

스포츠에 있어서 한국과 이탈리아 사이엔 전생에 뭔가 대단한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어찌된 게 국제적인 스포츠 축제 때면 중요한 순간에 만나서 화제를 만들곤 하니까요.
좀처럼 조합이 잘 안 이뤄지는 국가인 것 같은데, 스포츠 빅이벤트 때면 묘한 인연으로 엮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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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태극전사들은 이탈리아를 만나 가장 극적인 승부를 만들었죠. 거의 포기하고 있던 시기에 설기현이 동점골을 터뜨리더니, 연장전에 안정환이 끝내기 헤딩슛으로 거함 이탈리아를 침몰 시켰습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국과 이탈리아는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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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자 양궁 단체전. 8강전이었죠. 한국 낭자군단은 이탈리아를 만나 231-217로 가볍게 제압했습니다. 231점은 세계신기록이죠. 이탈리아엔 세계 랭킹 3위 발리바가 버티고 있어 한국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평가됐지만 어림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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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양궁 단체전은 더욱 극적이었습니다. 결승전에서 만나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벌인 끝에 금메달을 품에 안았습니다.
'한국이 이탈리아의 가슴에 화살을 꽂았다'는 이야기가 딱 맞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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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로 끝날 것 같더니 칼로 이어졌네요.
미녀 검객 남현희가 4강전에서 이탈리아 넘버2를 가볍게 제압해 버렸죠.
화살에 이어 칼까지 이탈리아의 가슴에 꽂은 셈이죠. 비록 금메달은 이탈리아 선수에게 넘겨줬지만 남현희는 세계 최강 이탈리아 펜싱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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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선수들 세계 최강답지 않게 치사하죠. 지들끼리 사진 찍겠다고 생쇼를 하네요. 이 아줌마들에겐 올림픽정신이 뭔지 교육이 필요할 듯 합니다. 한번더 가슴에 칼을 꽂아주든지 해서요.

여기까진 매우 즐거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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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가서 이른바 '삑사리'가 났습니다. 8강 진출의 중요한 고비에서 0-3 호쾌한 패배를 당해버린 겁니다. 지더라도 적당히 지면 경우의 수 따지기라도 좋으련만... 0-3이라 경우의 수 따지는 게 짜증으로 가득하기만 하죠.

양궁으로 화살을 꽂고, 펜싱으로 칼까지 꽂았는데...
축구는 이탈리아에게 패스를 해준 결과죠. 이탈리아의 기세를 제대로 올려줘서 우승까지 하도록 말이죠. 초특급 어시스트가 아닐까요.

이 시점에서 이탈리아에 부탁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공평하게 해달라고요. 온두라스한테도 3-0으로 이겼고, 한국한테도 3-0으로 이겼으니, 부디 카메룬에게도 3-0으로 이겨주세요.
올림픽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을 응원하기보다 이탈리아를 응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2008/08/13 09:26 2008/08/13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