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무한도전'에 마이너리그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박명수와 정준하가 형성한 번외 세력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 특집' 때 박명수와 정준하가 일찌감치 탈락한 뒤 숙소에서 씁쓸한 마음으로 읊조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중심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자조의 의미도 담겨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추석특집으로 마련된 '무한도전TV'에서 마이너리그는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상추·케이윌·김경진·박휘순 등을 초빙해 '무한도전 마이너리그'를 결성했습니다. 정준하는 '무한도전TV'를 통해 쩌리짱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습니다. '겉저리 중에 으뜸'이라는 의미입니다. 캐릭터를 선사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박명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로테스크한 분장을 하고 시상식 레드카펫에 섰던 박명수와 정준하의 모습입니다. 조커와 쿵푸 팬더로 변신한 모습인데. 이때만 해도 말 그대로 마이너리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당시엔 그들 나름대로는 2인자와 3인자로 스스로 위상을 세우려했습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박명수와 정준하는 스스로 '무한도전'의 마이너리거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유반장' 유재석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무한도전'에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라고 스스로를 여기고 있다는 의미겠죠. 그렇다면 과연 박명수와 정준하는 마이너리거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근래 활약상을 놓고 보면 오히려 정반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요즘 '무한도전'의 의미와 재미를 주도하는 인물은 단연 박명수와 정준하거든요. 두 사람은 스스로 마이너리거를 자처하고 있고, 제작진은 이를 통해 재미를 창출하고 있습니다만. 그 와중에 실질적인 중심은 박명수와 정준하가 차지하는 모양새입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메이저리거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명수는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의 철학을 이끌어왔습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경제 개그맨'을 자처하며 자비 수백만원을 쏟아부으며 군소 음식점의 매상을 대거 올려주기도 했고, 억지 춘향격으로 등 떠밀려서 애청자를 위한 경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스태프에게 한턱 쏘는 일은 비일비재하죠.

나눔의 미덕을 추구해온 '무한도전'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왔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자원해서 실천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점은 유쾌한 폭소를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선행과 기부의 새로운 전형을 오묘하게 제시한 점에서 평가받을 만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준하는 어떨까요. 정준하는 '무한도전'에서 뒷전에 밀려있는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그려져 왔습니다. '쩌리 짱'이라는 별명이 처음 나왔을 때 '더이상 잘 어울릴 수 없다'는 폭소가 터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됐을 겁니다.

'쩌리 짱'이라는 정준하의 캐릭터 또한 '무한도전'에선 의미심장합니다. '무한도전'의 핵심 의미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 수준의 멤버들이 뜻깊은 과제에 도전해 성취해가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감동과 보람입니다. '쩌리 짱' 정준하는 평균 이하 중에서도 평균 이하입니다. 결국 '쩌리 짱'이 중심권으로 도약하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취지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명수와 정준하는 마이너리거를 자처하면서 콤비의 활약상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벼농사 특집'에선 치고 받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명콤비의 양상을 엿보이고 있었습니다. 형·동생 호칭을 놓고 으르렁 대고 정준하의 4수 전력을 놓고 공방을 펼치다가, 정준하가 던진 사과를 박명수가 막아 보내고 다시 정준하가 받는 순간은 압권이었습니다. "사과를 받았으니 됐다"고 아름답게 화해하는 기막힌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면 그동안 박명수와 정준하는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이 화합해 콤비를 이룰 것으로는 좀처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슨 화학작용을 이뤘는지 물과 기름이 어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리적인 결합보다 화학적인 조화는 위력이 더 클 겁니다. 메이저리거 박명수와 정준하가 '무한도전'의 새로운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2009/10/20 06:37 2009/10/20 06:37
29일 방영된 '무한도전'은 독특한 구성이었습니다. 여름방학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멤버들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예전 유년 시절에 즐겨하던 게임들을 함께 재현하며 아련한 추억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멤버들이 동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흐뭇한 장면들이 곳곳에서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째 '무한도전'답지 않다는 생각도 은연 중에 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까지 방송된 '서바이벌 동거동락 특집'이 평소 '무한도전'의 모습과 달라 약간의 생소함을 느꼈던 저로서는 생소함의 연속이 조금 아쉽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막판 30분 남짓을 남기고 실망감을 완전히 해소시키는 깜짝 기획이 등장했습니다. 1학기 예능 성적표의 공개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청자의 평가에 의해 '무한도전' 멤버들의 올 상반기 활약상을 평가한 것이었죠. 시청자에게 평가를 맡긴 점에서 쌍방향 소통의 의미를 부여한 의미심장한 대목이었습니다. 단순히 누가 인기 있고 없고를 떠나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획이었습니다.

결과는 전반적으로 큰 점수 차이는 없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박명수 유재석 노홍철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정준하 길이 중위권, 전진 정형돈이 하위권에 머문 양상이었네요. 점수도 점수지만 분야별로 내려진 평가 내용이 의미심장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전반적으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박명수부터 살펴 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수 음악 미술 세과목이 수, 도덕과 체육이 우로 호평을 받은 반면, 국어와 자연이 가를 받았네요. 공격적인 말투에 대해 지적을 받았고, 간염 투병을 한 점 등이 감점 요인이 된 분위기였습니다. 총평에서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는 노력과 기부 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노력은 박명수를 대표하는 대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반장 유재석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평가는 박했다는 느낌입니다.

국어와 자연이 수, 사회 음악 체육이 우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도덕 산수 미술 등은 미로 평균에 그쳤네요. 무서울 정도로 예의 바르지만 지켜봐야한다,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타이트한 의상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등이 평균점에 머문 요인입니다. 어째 좀 그렇죠. 더 높은 점수를 받아도 되는데 박하게 점수를 매겼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홍철은 뜻밖에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예능인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수와 음악이 수, 국어와 사회 우로 호평을 받은 분야네요. 반면 자연은 양으로 평균 이하로 평가됐습니다. 도덕 미술 체육이 평균 수준으로 분류됐고요. 거짓말을 자주한다는 평가는 노홍철 스스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인 노홍철과 예능인 노홍철의 괴리감이 크다는 평가도 의미심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준하는 특유의 성실함 덕분에 중상위권으로 분류됐습니다.

자연이 수, 음악 미술 체육이 우, 주로 몸으로 하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죠. 국어와 산수는 양이고, 도덕도 미에 그쳤네요. 생색을 잘 낸다, 머리 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대인 관계의 단방향성 등이 점수를 까먹은 부분입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평가는 우호적입니다. 기본적으로 갖춘 자질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굴러들어온 돌 길은 의외로 선전했습니다. 항상 논란이 되면서도 중상위권으로 분류될 정도면 고정 멤버를 욕심내도 될 만한 상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술이 수, 사회와 음악이 우로 우수하게 평가된 반면, 국어는 양이네요. 도덕 산수 자연 체육 등이 골고루 평균 점수를 받았습니다. 주얼리 박정아와 사귀는 점에서 여러 분야에서 점수를 얻었습니다. 빠른 적응력도 점수를 얻었네요. 다만 언어 사용 분야에서 점수를 까먹었습니다. '무한도전'이 바른 언어 사용에서 방송통신위로부터 지적 받은 일이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위권에 분류된 전진은 겸허하게 평가를 수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존재감에 있어서 지적을 많이 받아온 점이 평가에 반영된 듯 하거든요.

자연과 음악은 수, 체육이 우 등 몸으로 하는 분야에서는 거의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도덕 사회 양, 국어 가 등은 생각해야할 부분입니다. 결석률이 높다,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등의 평가는 전진이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되짚어봐야할 대목으로 보여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형돈의 하위권 분류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시청자의 평가는 냉철했습니다.

수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나마 우도 음악 하나네요. 도덕 국어 산수 사회 체육 등이 평균에 그쳤고, 자연은 양, 미술은 가였습니다. 웃기지 않는 개그맨이라는 이미지에 안주한다는 총평이 매섭습니다. 전반적으로 평균은 되지만 확실히 돋보이는게 없다는 점은 돋보이는 예능인으로 올라서기 힘든 요인으로 평가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도전' 예능성적표는 멤버들이 지금까지 활동을 돌아보고 더 좋은 모습으로 하반기 활약을 다짐하는 듯한 자리였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반성은 더 좋은 '무한도전'으로 이어질 계기가 되겠죠. '개학'이라는 자막과 함께 환호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더 많은 웃음과 즐거움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2009/08/30 12:22 2009/08/30 12:22
요즘 오락 프로그램의 경향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 버라이어티로 나뉠 수 있을 겁니다. 이들 중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우 무언가 의미있는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주된 추세입니다. 그런 추세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프로그램은 물론 '무한도전'이겠죠. '무한도전'은 별것 아닌 듯 보이는 장면에도 의미를 담는 묘한 힘을 보여줬습니다.

8일 방송된 '서바이벌 동거동락'편은 바캉스 특집이라는 부제답게 '무한도전'이 바캉스를 떠난 느낌이었습니다. 서바이벌에 도전하는 의미야 지니고 있지만 '무한도전'다운 도전은 아닌 듯 싶고요. 그 동안 의미있는 도전들을 하느라 애를 좀 먹었으니 이번엔 몸으로 떼우는 도전으로 머리를 푹 식히겠다는 의도가 담긴 듯해 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떤 의미에선 '무한도전'의 바캉스라고 봐야할까요. 그러다 보니 기존의 '무한도전'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향도 보여줬습니다. 물론 '3D 예능'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생고생 버라이어티의 경향은 이어졌습니다만. 무의미하게 웃음을 쥐어짜려는 듯 보인 점에서 '막장'이 가미됐다고 할까요.

어쨌든 '무한도전'이 막장에 뛰어드니 그것도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3D 막장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역대 최다 게스트를 출연시킨 점에서 기존 '무한도전'의 성격에서 벗어나있습니다. 게스트 선정도 왠지 무작위의 느낌을 주더군요. 그냥 '내키는대로'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손호영 박휘순 상추 배정남 양배추 등 그다지 조합으로 떠오르지 않는 게스트들이 '꾸역꾸역' 모여든 인상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의미심장한 대목은 있습니다. 여자 게스트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점이죠. 남자로만 출연진을 구성했을 때 흥미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 수 있을텐데 과감히 남자로만 출연진을 구성한 것은 '무한도전'다운 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출연진을 2개의 팀으로 나눴죠. 잘생긴 팀과 못생긴 팀으로요. 그런데 그다지 설득력은 없는 팀 분류였습니다. 잘생긴 팀에 못생긴 사람이 여럿 포함됐고(굳이 누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못생긴 팀에도 잘 생긴 사람이 몇몇 포함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대결 구도의 오락 프로그램이 팀을 나눌 때 이름만 거창하게 분류해놓고 실상은 전혀 이름과 상관없이 구성했던 점에 대한 패러디가 아니었나 보여지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은 의미를 부여하려면 끝도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입부만 40~50분 지속되는 가운데 막장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18시간 동안 다른 아무것 없이 놀고 게임하는 설정이죠. 그것도 남자들끼리만요. 남자들끼리 모인 가운데 댄스 경연대회를 진행한 것은 정말 웃기는 막장이었죠. 그 중에 역시 최고의 막장은 박휘순의 기가 막힌 댄스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거북한 댄스 퍼레이드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휘순에게 '역한 남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정말 적절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바이벌 동거동락'에는 최후의 생존자에게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작지 않은 상금인 만큼 의욕을 갖고 도전해볼만 하죠. 진짜 300만원을 걸고 하는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500원짜리 동전 6000개죠. 최후의 생존자가 돼도 가져가려면 애 좀 먹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8일 방송분에선 16명의 참가자 중 2명이 탈락했습니다. 탈락자의 면면이 제법 의미있습니다. 1차 탈락자는 정형돈, 2차 탈락자는 정준하였죠.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셈입니다.

제법 의미심장하죠. 비중 있는 스타들은 결코 탈락되지 않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날선 패러디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벌써부터 '무한도전' 애청자들은 고정 멤버 탈락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인공도 실력이 부족하고 운이 없으면 탈락하는게 당연함을 '무한도전'은 2연속에 걸쳐 제대로 보여준 점에서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무한도전'을 시청해 왔다면 대단한 편견일 것입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아닌 것 같은 대목에서도 무언가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에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듯 싶었지만 은연 중에 이런저런 의미가 있음을 보여줬네요. 3D 막장 예능을 표방하면서도 '무한도전'다운 무언가는 있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이제 도입부를 막 넘겼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어서 짜증이 좀 나기도 했죠. 정준하 정형돈의 탈락을 보며 본론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막장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에 대해서죠. 
2009/08/09 11:29 2009/08/09 11:29

‘1박2일’은 앙상블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등의 멤버들은 각자의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1박2일’에서는 개성을 전체 속에 하나로 녹여냅니다.

물론 그들 중에는 개성을 더욱 강하게 표출하면서 전체와 조화를 이루기도 합니다. 은지원과 이수근이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평소 개성과는 다른 모습으로 기여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MC몽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MC몽은 ‘1박2일’에서는 바보 캐릭터로 통합니다. 머리를 써야할 때면 항상 뒷전에 밀려나곤 합니다. 구구단 게임을 할 때면 항상 MC몽에 이르러 걸려들곤 했습니다. 퀴즈 맞추기 게임을 할 때에도 MC몽은 제대로 맞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게임에서 밀려난 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입맛을 다시곤 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1박2일'에서 MC몽을 보면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초등학생도 알 법한 문제를 자연스럽게 틀려버리고 너무도 진지한 표정으로 안타까워 합니다. 줄넘기 복불복을 할 때에도 MC몽에 이르러서 항상 걸려들곤 했습니다. 가위 바위 보 복불복을 할 때에도 이길 때보다 질 때가 월등하게 많습니다. 역대 '1박2일'을 죽~ 돌이켜 보면 MC몽은 대부분 손해 보는 편에 속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엔 한 케이블 채널에서 MC몽의 이 같은 바보스러운 컨셉트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닥터 몽 의대 가다'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요. 평균 이하의 지적 능력을 지닌 MC몽이 지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의대에 도전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흥미 포인트가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MC몽은 실제로 한 의대의 청강생으로 수업을 들으며 의과 과정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어림없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MC몽은 제법 해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프로그램이 방송 가능할 정도의 분량과 회수를 채워가고 있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연 MC몽은 정말 바보스러울까요. 17일 방송된 '1박2일'을 본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이야기를 못할 것입니다. MC몽이 몸으로 속담을 표현하는 퀴즈 문제를 내는 장면을 봤다면 폭소와 감탄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말을 하지 않고 오직 동작만으로 문장을 설명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지간히 지적 능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상당 시간 동안 엉뚱한 동작을 반복해야 할 겁니다. 상대편이 이해하도록 하긴 더더욱 어려울테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MC몽은 어땠나요. 문제를 보자마자 동작으로 속담을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명쾌한 설명이었습니다. 도저히 틀릴 수 없도록 핵심을 포착한 동작이었습니다. 기발한 재치와 순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죠.

MC몽이 문제를 내는 사람으로 나설 때 저는 '바보가 문제를 내다니 한 문제도 못맞추겠구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초스피드로 문제와 정답이 이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요즘 '1박2일'과 '무한도전'의 바보들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네요. MC몽은 물론이고 정준하도 요즘 불꽃 같은 애드리브로 '빵빵' 터지고 있는 분위기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MC몽은 '1박2일' 이외의 장소에서는 전혀 바보스럽지 않습니다. MC몽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가수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죠. 무대 매너에서도 힘이 넘치고 파워풀한 표현력을 지녔습니다. 지난 해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MC몽은 디스크 부문 본상을 수상했는데 무게감 있는 무대와 수상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1박2일'을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MC몽이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에도 바보스럽게 웃음을 만들어주길 기대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가수로서 MC몽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어찌 보면 '두 얼굴'이라고 해야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MC몽의 이 '두 얼굴'은 대단히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팬들로 하여금 다양한 모습의 MC몽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거든요. 팬층을 넓히는데에도 대단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만일 MC몽이 힙합 래퍼로서 모습만으로 활동한다면 팬층이 매우 국한되겠죠. 아무래도 힙합은 아직은 국내에서는 마니아용 음악이거든요. MC몽은 평소의 친근한 이미지로 힙합의 향유층까지 넓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에 MC몽은 신인 탤런트 주아민과 열애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열애설이 나돌자마자 재빨리 미니홈피를 통해 사실을 인정하고 팬들의 성원을 얻었습니다. 아주 예쁜 여자 친구네요. 미녀와 야수 같기도 합니다만. 잘 어울립니다. 오래도록 잘 사귀어서 좋은 결실 맺길 바랍니다. 그토록 요란하게 사귀었던 이민우-에이미의 초스피드 결별 소식을 접하니 문득 든 생각입니다.

2009/05/18 10:07 2009/05/18 10:07

지난 해부터인 것 같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시간엔 외출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의무적으로 TV 앞에 앉게 되거든요. 토요일엔 '무한도전'을 봐야하고, 일요일엔 '1박2일'을 봐야 합니다. 한동안은 '패밀리가 떴다'도 빼먹지 않고 봤지만 요즘은 자주 건너 뛰고 있습니다. 예전엔 일요일엔 외출해도 무조건 5시 이전 귀가였지만, 요즘은 6시 정도까지는 여유를 두고 있습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은 확실히 안보면 견딜 수 없게 하는 마력을 지닌 프로그램들입니다. 얼마 전엔 주말에 여행을 좀 다녀오느라고 둘 다 못본 적이 있습니다. 입에 가시(혓바늘)가 돋았더군요. 물론 여행 스케줄이 힘들었던 탓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무한도전'과 '1박2일'을 안봤기 때문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닥본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설하고. 매주 약 24시간을 사이에 두고 두 프로그램을 번갈아 보다 보니 비교도 많이 하게 됩니다. 직업적 특성상 두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든 분석하고 뜯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자세로 보면 재미가 반감됩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야겠죠. 빨리 이짓을 때려쳐야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더 재미있게 볼텐데 하는 생각도 간혹 합니다.

이런 저런 비교를 해보다가 오늘은 문득 '무한도전'과 '1박2일'의 멤버 사이에 트레이드가 이뤄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혀 현실성이 없긴 하지만 재미있는 생각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리고는 어떤 멤버를 트레이드하면 좋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법 트레이드 조합이 있더군요. 그중 가장 재미있는 트레이드 카드는 정준하와 김C가 아닐까 생각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정준하와 김C가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비슷합니다. 두 사람 모두 '형' 또는 '엄마' 같은 역할이죠. 게다가 항상 멤버들 중에서 가장 손해보는 느낌을 주는 캐릭터입니다. 정준하는 항상 놀림감이 되고(춘향전 때 대단했습니다) 김C는 민첩하지 못해 당하는 인상을 남기곤 합니다. 게다가 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죠. 프로그램에서 나이로는 두번째인 점도 공통점입니다.

유사한 부분이 많은 점에서 트레이드를 해도 적응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나머지 멤버들도 그다지 불편함은 없을 것 같고요. 잘하면 윈-윈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떨까요. 한번 상상이나 해보죠. 뭐.

트레이드를 하려면 스펙을 좀 비교해봐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정준하는 40세로 100kg을 넘는 거구입니다. 방송 활동 외에 뮤지컬도 하고 있습니다. 먹는 걸 무지 좋아하고, 눈치가 없어서 '바보형'으로 통합니다. 감각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설정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실하게 힘쓰는 일을 도맡긴 하지만 워낙 물의를 일으킨 일이 많아서 비호감 이미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면 김C는 39세로 70kg이 채 안되는 빈약한 체구입니다. 방송 활동 외에는 가수로 그룹 뜨거운 감자의 리더입니다. '1박2일' 멤버들 중에서 이승기와 함께 지성파로 분류됩니다. 실제로 상당히 지식이 풍부합니다. 가장 성실한 멤버이기도 하죠. 예능 늦둥이라 아직 돋보이는 감각은 없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호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스펙을 보니 김C 쪽이 조금 우수해 보이네요. 많이 먹지도 않고 이미지도 좋으니...

아무튼 트레이드하면 어떤 재미있는 결과가 있을까요. 역시 상상만 해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무한도전'을 놓고 보면 면박을 당하고 손해를 보던 정준하가 사라지면서 면박은 정형돈에게로 집중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김C는 워낙 진지하고 성실한 이미지라 쉽게 놀려먹고 면박을 주긴 쉽지 않은 캐릭터거든요. 비슷하게 진지하고 성실한 유재석은 든든한 후원군을 만났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이미지가 서로 충돌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박명수는 그동안 정준하와 견원지간 컨셉트를 보여줬는데 김C가 오면 포지션을 달리해야 할 겁니다. 허술한 정준하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곤 했는데, 은근히 치밀한 김C에겐 오히려 밀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칫 박명수가 임자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런 점에선 노홍철도 비슷한 경우를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박2일'은 참 재미있는 역학관계가 성립되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그 동안 강호동은 폭군 이미지가 있었죠. 비슷한 덩치에 동갑인 정준하는 확실한 견제세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식을 놓고 벌이는 대결도 재미있을 겁니다. 효과를 누리려면 강호동과 정준하는 항상 다른 편이 돼야 겠죠. 같은 편이 되면... 음...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들이 펼쳐지겠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슷하게 바보 이미지인 MC몽과 정준하는 제법 괜찮은 파트너가 될 것 같습니다. 은지원은 놀려 먹을 사람이 생겨서 날개를 단 격이네요. 이수근은 '식신원정대'에서 정준하와 호흡을 맞춰 봤으니 다른 언급은 필요 없을 것 같고요. 자체발광 이승기의 지적인 힘은 더욱 돋보일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돌발적인 변수들이 발생할텐데 상상만 하는 것으로 찾아내기는 쉽지 않네요. 한번 정도 이벤트 삼아 바꿔서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포스팅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 생각해 보시죠. 어떤 멤버를 바꾸면 어떤 효과가 있을 지 말입니다. 그냥 생각만 하는 건데 욕하진 마시고요. 오늘 '무한도전'을 보는데 정준하가 유독 잘 안보이더군요. 그래서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을 해봤고 여기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ㅎㅎ  




정형돈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다지 호응은 좋지 않긴 했습니다.
 
 


요즘 칭찬을 받고 있는 박명수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한 적 있습니다. 역시 반응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2009/05/16 22:54 2009/05/16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