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제 겨우 방영 2주가 됐을 뿐인데 2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대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엣지있게'를 외치는 김혜수의 카리스마가 제대로 작렬해 시청자를 사로잡은 점이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류시원 이지아 이용우 등도 엣지있는 매력을 과시하며 인기 상승에 한몫 거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확실히 숨은 공신이 있습니다. 극중 잡지사 스타일의 김지원 편집장이죠. 약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등장하는데요. 은근히 멋스럽고 세련된 중년 전문직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깐깐한 성격 탓에 김혜수마저도 꼼짝 못하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할까요. 그런 와중에 회장 앞에서 갖은 아양을 떨고 아부에 목숨 거는 표정은 익살스럽기까지 합니다. 한마디로 절정의 코믹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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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힘있는 연기를 펼치고 분위기 장악력도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데 얼굴은 영 생소하기만 합니다. 누군지 정말 궁금했죠. 찾아보니 '아'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채시라의 친동생 채국희였거든요.

사실 채국희가 '스타일'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는 '천추태후'의 채시라와 자매 대결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거든요. 그렇지만 드라마를 통해 채국희를 자주 볼 기회는 없었기에 어떤 용모를 지녔는지는 몰랐기에 인상적인 카리스마를 과시하는 편집장이 누구인지 잠시나마 궁금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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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국희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인상입니다. 부하 직원인 김혜수를 제압할 때엔 제대로 눌러주다가도 회장님 나영희 앞에서는 철저히 꿇는 극단적인 양면성을 강렬하게 보여줬거든요. 냉소와 아첨 웃음을 넘나드는 표정 연기는 생동감이 넘쳐흐를 정도로 살아있었습니다. 위엄과 익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에서 엄청난 연기 내공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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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편집장은 돈 욕심 많고 명예에 대한 집착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부하 직원에 대한 애정은 찾기 힘들고 윗사람에 대한 아첨만 발견할 수 있는 인물이죠. 한마디로 밉상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채국희가 연기하는 편집장은 보면 볼수록 유쾌합니다. 아니 볼 때마다 웃음을 참을 수 없도록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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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채국희는 익숙한 인물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지닌 연기자였습니다. 1994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으니 벌써 16년차의 경력을 지닌 배우입니다. 뮤지컬 '카르멘' '명성황후', 연극 '지하철 1호선' 등 굵직한 작품들에서 빼어난 실력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올해에도 연극 '마리화나'에서 묘한 느낌의 연기로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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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도 몇차례 실력을 발휘한 경험이 있습니다. 1998년 '행복을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첫선을 보였고, 1999년엔 '왕과 비'에서 언니 채시라와 함께 연기한 적도 있습니다. 3~4편의 단막극 드라마시티에서 개성 강한 연기로 방송 관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긴 했습니다만. 안방극장에 편안하게 자리잡기엔 개성이 너무 강하다는 평가 속에 주로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서 카리스마를 과시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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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국희는 9일 방송에서 김혜수의 얼굴에 얼음물을 쏟아붓는 연기에서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작렬했습니다. 심각한 장면이었는데 표정을 보다가 웃음이 터져나오긴 했습니다. 통쾌한 웃음인지 의미는 좀 불분명하긴 했지만요.

조만간 채국희는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입니다. 김혜수가 패션업계와 편집장의 유착 관계와 비리를 제대로 밝혀냈으니 짤릴 수밖에 없는 운명인거죠. 과연 채국희는 이대로 '스타일'을 떠나는 걸까요. 좀더 오래 남아서 코믹한 카리스마를 작렬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주면 좋을텐데요.  

 

2009/08/10 14:13 2009/08/10 14:13

사극 속 캐릭터들은 대부분 실존했던 인물들입니다. 실제로 역사를 장식했던 인물의 삶에 극적인 흥미 요소를 더해 사극의 등장인물이 만들어집니다. 있는 그대로 실존 인물의 모습을 반영하면 별로 재미가 없겠죠. 실제로 극적인 흥미거리를 지니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극에서 실제 인물에 어느 정도 허구 요소를 첨가하는 건 허용 가능한 부분입니다.  

'천추태후'나 '선덕여왕' 등 요즘 방영되는 사극들도 실존 인물 그대로를 극중 캐릭터로 반영하진 않습니다. 어느 정도 극적 요소를 가미해서 재미있는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나 족보가 꼬이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웃으며 넘겨줄 수 있는 대목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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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원에서 생각할 때 '천추태후'엔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김석훈이 연기하는 김치양이라는 인물입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실존 했던 인물입니다. 극적인 재미를 위해 흥미 요소가 가미된 캐릭터죠. 그런데 흥미 요소의 개입 방식이 역대 어떤 사극에서도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기발합니다. 사극 캐릭터 창조에 관한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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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태후'에 등장하는 김치양은 역사상에 실제로 존재했던 두 인물을 절묘하게 합친 캐릭터입니다. 실제 역사상에서 천추태후의 연인이 되며 고려 황실을 좌지우지했던 김치양이라는 실존 인물에, 신라 마의태자의 후예로 신라 부흥을 꿈꿨던 김행이라는 실존 인물이 공존하고 있죠.

그런데 정말 교묘하게 합체해 놓았습니다. 두 실존 인물의 삶에서 극적인 요소들을 어쩜 그리 잘 짜맞췄는지... 작가의 상상력에 경이감을 표하게 될 정도입니다. 게다가 합체의 요소들은 드라마 곳곳에서 암시로 남겨져 있습니다.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 합니다.


일단 두 인물의 배경에서 오묘한 합체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극중 김치양의 배경을 살펴볼죠. 마의태자의 후손입니다. 고려의 신라계 중신들의 손을 피해 절에서 지내다가 여진족에 들어가 족장의 양자가 됐죠. 이후 여진 세력의 힘으로 신라의 중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에 의해 숭덕궁주에게 접근해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천추태후의 연인으로 막강한 권세를 휘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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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실제 김치양의 배경. 천추태후의 외척으로 북방계 호족입니다. 경종이 죽은 뒤 숭덕궁주가 명복궁으로 쫓겨난 이후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성종은 누이와 놀아나는 김치양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유배를 보냈죠. 절에서 승려로 지내다가 목종 즉위 후 천추태후의 곁으로 돌아와 아이까지 낳고 권세를 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행. 마의태자의 손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라 부흥을 이끌던 마의태자의 뜻을 이어 강원도 일대에서 부흥 운동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점차 신라 부흥의 가능성이 멀어진 뒤 여진족으로 들어가 족장의 사위가 됩니다. 그 아들이 족장이 되고, 그 아들은 더 힘센 족장이 되고, 그 아들 대에 가서 금나라를 건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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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태자의 후손이 신라 부흥을 꿈꾸는 것은 김행의 배경이고, 숭덕궁주와 교류하는 건 실제 김치양의 배경입니다. 절에서 지낸 것은 김행의 배경이 되겠고, 천추태후의 연인이 된 건 실제 김치양의 이야기네요. 여진족과 함께 한 김행의 이야기는 조금 앞당겨져서 극중 김치양의 배경을 장식하게 됩니다. 정말 오묘한 조합이 이뤄졌죠.

더 재미있는 대목은 극중 김치양이 스스로 인물 합체를 자백했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방송에서 김치양은 최섬을 살해하면서 "내 본명은 김행이요. 마의태자의 후예요"라고 했죠. 역사를 다루는 사극의 설정으로 참 어이없는 대목이지만. 노골적으로 합체를 인정하고 나오니 뭐라고 탓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엄청난 왜곡인데, '그게 뭐 어때서'하는 대사에 말문이 막혔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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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전엔 김치양이 또 다른 자신과 사이에서 갈등하고 번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건뭥미?' 합체 로보트가 분리돼서 한판 대결을 벌이는 듯해서 어찌나 웃기던지요. 김석훈의 진지하고 힘있는 연기에 대해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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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재미있는 상상이 가능해집니다. 과연 훗날 극중 김치양은 실제 김치양의 길을 따를지 아니면 김행의 길을 가게될 지에 대한 상상이죠.
 
실제 김치양은 천추태후와 자신 사이에 낳은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고 대량원군을 살해하려다가 실패합니다. 강조에 의해 퇴출당한 뒤 아들과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습니다. 김행은 앞서 말했듯이 금나라 건국의 시조 역할을 하게 되죠. 우리 민족이 한때 중국의 패권자인 금나라 시조라니 뿌듯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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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상으로 극중 김치양은 천추태후와 운명을 함께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라 부흥의 꿈을 놓지 않는 의지에서 천추태후의 품을 떠나 새로운 건국의 꿈을 펼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코믹 판타지 역사 드라마가 되겠죠. 그런데 왠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요?    

2009/06/21 09:37 2009/06/21 09:37

'선덕여왕'이 안방극장의 화제작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팜므파탈 미실로 등장하는 고현정이 매혹적인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미실은 탁월한 미모를 무기로 신라 조정의 핵심 인물들을 장악한 뒤 왕실까지 쥐고 흔드는 치명적인 악녀입니다. 성적 매력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음탕한 여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성 로비로 정가에 섹스 스캔들을 일으키는 희대의 요부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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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선덕여왕'의 미실을 보면서 '천추태후'의 천추태후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미실과 천추태후는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임에도 닮은 점 역시 많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어떤 의미에선 천추태후를 미실 같은 캐릭터로 묘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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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드라마상에서 미실과 천추태후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캐릭터입니다. 희대의 요부이자 치명적인 팜므파탈인 미실과 달리 천추태후는 정의롭고 자애로우며 진취적입니다.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그야말로 여걸입니다. 잃어버린 고구려의 옛영토를 되찾으려는 진취적인 개척자 정신을 지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부분을 놓고 보면 미실과 천추태후는 확실히 꼭닮은 캐릭터입니다. 우선 무한한 권력욕을 지닌 여인들입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점도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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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은 이미 설명했고. 천추태후도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친오빠인 성종 시해 시도를 하기도 하고, 거란의 소태후 수하가 되길 자처합니다. 여진족으로 알고 있는 김치양 세력을 적극 활용합니다.(드라마 상에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역사는 이와 많이 다릅니다) 게다가 선대 경종의 왕비였음에도 김치양과 정을 통하기도 합니다. 아들까지 낳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쯤 되면 천추태후도 미실 못지않은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미실과 천추태후는 근본적으로는 닮은 캐릭터지만 작품에서 묘사되는 방식은 천양지차로 다릅니다. 미실 고현정은 은은한 색기가 넘쳐흐르는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항상 차분하고 나긋나긋해서 주위 남성들이 헤어나기 힘든 매력을 발산합니다.   

고현정이 악녀 미실로 등장한 것은 다시 봐도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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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천추태후의 채시라는 강직한 연기를 펼치고 있죠. 음성에는 항상 위엄과 기품이 넘칩니다. 이글이글 강렬한 안광은 레이저빔이라도 발사할 것 같습니다. 여성스러운 면은 철저히 감추려고 하는 분위기입니다. 스스로 여성성을 포기하려는 듯한 인상까지 남깁니다.

'선덕여왕'을 보면서 '천추태후'를 떠올렸던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일맥상통하는 두 여인이 너무 다르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면엔 '천추태후'의 성적이 기대에 많이 못미치고 있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천추태후'는 즐겨보는 작품인데 초반 기대만큼 재미를 찾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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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를 너무 경직된 천추태후(아직까진 숭덕궁주죠)의 캐릭터에 두고 있었는데 '선덕여왕'의 미실을 보면서 '바로 저거다'라고 무릎을 치게 됐습니다. 천추태후가 미실의 은은한 매력을 조금은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거죠. 부러질 듯 강한 모습만 보일게 아니라 휘어지기도 하면서 여성미를 과시하면 한결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이어질 수 있을텐데 말이죠.

채시라의 미모야 고현정과 견줘도 전혀 뒤쳐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채시라가 더 아름답다고 여겨집니다. 그런 채시라의 여성미를 부각시키면 '천추태후'의 재미도 업그레이드될텐데요. 그런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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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미실과 '천추태후'의 천추태후의 극명한 차이는 악과 선에 있을 겁니다. 미실은 절대악입니다. 그에 반해 천추태후는 선입니다. 그런데 간과해선 안되는 것은 선과 악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공존하죠.

절대악은 극적인 요소로 강조돼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실 캐릭터가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반면 절대선은 재미없습니다. 천추태후 역시 절대선을 추구할 수 없기에 악의 요소들이 개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중 천추태후는 악의 요소마저도 선으로 포장하려 하는 듯합니다.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한층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2009/05/27 11:34 2009/05/27 11:34

'천추태후'가 신년 벽두 안방극장에 새로운 강자로 확실히 부각됐습니다. 3일 첫방송된 '천추태후'는 첫회부터 시청률 20%를 거뜬히 넘기더니 2회에도 24%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첫회 20% 돌파는 근래에 찾기 힘든 높은 시청률입니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볼 때에도 초대박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게다가 전작인 '대왕 세종'이 10%대 초반의 부진한 시청률로 종영된 점을 고려하면 '천추태후'의 초반 호성적은 놀랍기까지 합니다. KBS 대하드라마로 놓고 보면 지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시청률 50%를 넘나들었던 '태조 왕건' 이후 사라진 초대박 드라마가 부활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볼 만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천추태후'의 초반 호성적의 배경이 궁금해지는 상황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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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태후'는 대박 사극의 공식을 너무도 잘 따른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대박을 터뜨린 사극들이 성공을 거둔 배경을 이룬 부분을 잘 재현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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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의 공식들을 한번 살펴 볼까요.

우선, 어느 정도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역사를 다루는 점입니다.
조금은 알고 있기에 관심을 유발할 수 있으면서도, 자세히는 모르기에 빠져들도록 만드는거죠.
'태조 왕건'이 왕건이라는 익숙한 인물을 내세우면서 생소한 후삼국 시대를 조명한 점이나,
'허준'이 허준이라는 유명 인사를 소재로 당시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픽션으로 버무린 점,
'대장금'이 조선 중종 대의 소용돌이를 장금이라는 생소한 인물로 조명한 점 등이 예가 됩니다.

'천추태후'는 고려 초기라는 역사를 다룬 점에서 어느 정도 알 듯한 시기가 배경입니다.
그렇지만 막상 보면 생소하기 그지없는 시대입니다. 보면서 궁금증이 계속됩니다.
실제 역사를 소재로 하기에 궁금한 부분은 역사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공부하면서 볼 수 있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계속해서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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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쾌한 액션에 여인의 힘을 더한 점도 대박의 요소가 될 법합니다.
역대 대박 사극을 죽 살펴보면 여인 캐릭터의 힘이 항상 큰 몫을 한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대장금' '여인천하' 등 여자가 주인공인 사극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요.
'허준'도 예진아씨라는 인물이 있었기에 대박을 칠 수 있었습니다.
'주몽' '이산' 등에도 굵직한 여성 캐릭터가 재미의 상당 부분에 기여했습니다.
사극은 보통 중장년 남성 시청자를 주요 시청 타깃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돋보이는 여성 캐릭터는 여성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힘을 발휘합니다.
결국 대박 시청률로 이어질 필요충분조건을 갖추는 셈입니다.

'천추태후'는 안정된 연기력을 지닌 톱스타 채시라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거기에 신애 문정희 반효정 등 힘있는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요소들이 쟁쟁하게 포진해 있습니다.
1회에 선보인 장쾌한 전투신은 남성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만했습니다.
김석훈 최재성 이덕화 등은 사극의 기존 시청자를 공략할 캐릭터가 되고 있습니다.
'천추태후'는 일단 출발부터 고른 시청자층을 끌어들일 태세를 갖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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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에 극도로 강한 임팩트를 준 뒤 2회 이후 스토리 전개도 대박 공식 중 하나입니다.
'주몽'의 경우 초반에 해모수를 등장시켜 감동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를 한껏 끌어들였습니다.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한 뒤 조금은 심심한 전개를 이어갔지만 상승세는 계속됐습니다.
'태왕사신기' 역시 1회에 욘달프 배용준과 현란한 CG를 앞세워 관심을 모았습니다.
2회 이후 아역을 등장시켜 본격적인 스토리를 전개했습니다.
 
'천추태후' 역시 1회에 시련을 이겨내는 천추태후의 활약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2회 중반 이후 아역 시대로 돌아가 이야기가 전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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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에 또 한가지 대박 공식이 필요합니다.
눈길을 모을 수 있는 아역 연기자의 활약입니다.
'대장금'의 소장금 조정은 어린이, '태왕사신기'의 어린 담덕 유승호 등과 같이
시청자를 사로 잡을 아역 연기자의 활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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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태후'에선 천추태후의 유년 시절을 연기한 김소은 양의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미모는 물론, 강렬한 인상을 남긴 호연으로 곧바로 '누구지?'하는 호기심을 자아냈습니다.
김소은은 영화 '우아한 세상'에서 송강호의 딸을 연기하며 눈길을 모은 신예입니다.
'천추태후'에서 리틀 채시라로 눈길을 모은데 이어 '꽃보다 남자'에도 출연한다고 합니다.
2009년 돋보이는 유망주의 문을 연 신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천추태후'는 화제와 함께 인기몰이 중입니다.
2008년 한해 내내 우울했던 드라마 위기를 극복하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2009/01/05 10:14 2009/01/05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