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민수 PD-노희경 작가 콤비는 역시 작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그들이 오랜만에 함께한 '그들이 사는 세상'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시청자에게 전해주고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최종회는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영원한 만인의 연인' 최진실을 추억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고 은은한 감동을 느끼게 했습니다. 최진실의 생전 애창곡인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가 배종옥과 송혜교의 입을 빌려 조금은 처절하게 울려 퍼졌고, 최진실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안겨준 드라마인 '장및빛 인생'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최진실에게 받쳐진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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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최종회는 최진실에 대한 오마주가 아닌가 하는 인상이었습니다.
몰락한 당대 최고 스타 윤영(배종옥)은 연기자로서도 저물어가고, 사랑도 잃은 듯했습니다.
그러나 윤영의 곁엔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든든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췌해진 윤영에 의해 한스럽게 불려지던 노래, '애인 있어요'.
최진실을 기억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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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훌륭하게 재기에 성공한 윤영이 억척스럽게 시장통에서 연기하는 모습.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이 연기한 억척여인 맹순이를 살려낸 듯했습니다.
도저히 재기하기 힘들 것이라 여겨졌던 윤영이 오뚝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모습은
그리고 화려함을 벗고 치열한 연기자의 모습을 즐기던 윤연의 미소는
다시금 최진실을 기억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 그리고 많은 연기자들은
방송가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라마로 옮겨냈습니다.
그건 '그들이 사는 세상'이었습니다. 조금은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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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최진실 또한 '그들이 사는 세상'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그들과 함께 살았던, 너무나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최진실을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이 사는 세상'에 살려낸 것입니다.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가 최진실과 특별한 인연이 있진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리고자 했던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최진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갔던 생활인이었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마지막을 장식할 오마주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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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에게 최진실을 추억한 것에 대해 여쭤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들의 방식으로 아름답고 잔잔하게 대스타를 추억한 점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편안하게 맞이한 행복한 순간들도 즐거운 볼거리였습니다.
준영(송혜교)와 지오(현빈)의 티격태격 사랑다툼,
규호(엄기준)와 해진(서효림)의 드라마 같은 결혼 발표,
현섭(김창완)이 평생 소원이던 윤영과 함께 작품을 하는 것,
민철(김갑수)과 딸의 화해, 그리고 윤영과의 공감 등
'그들이 사는 세상'은 치열하지만 결국 행복을 향해가는 점을 유쾌하게 그려보였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는 감동'은 행복이 결코 성적순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진실은 영원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인공으로 팬들 곁에 남아 있겠죠.

 
2008/12/17 00:23 2008/12/1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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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저장된 이런 저런 방송 관련 자료를 정리하다가
마음이 먹먹해지는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최진실 씨가 생전에 방송가에 남긴 너무도 큰 흔적이죠.
본격적으로 시청률 집계가 시작됐던 1992년 이후 드라마 출연작의 평균 시청률입니다.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습니다.
그만큼 그분이 떠난 게 안타깝습니다.
떠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이렇게 큰 자취가 있기에 여전히 실감이 안납니다.

번호 채널 작품 방영시기  평균 시청률
1 MBC 약속 1992년  34.8
2 MBC 질투 1992년  40.1
3 MBC 폭풍의 계절 1993년  34.2
4 SBS 사랑의 향기 1994년 26.5
5 SBS 아스팔트 사나이 1995년 24.9
6 MBC 아파트 1995년 23.8
7 SBS 째즈 1995년 15.5
8 MBC 그대 그리고 나 1997년 42.5
9 MBC 별은 내 가슴에 1997년 40.0
10 MBC 추억 1998년 28.2
11 MBC 장미와 콩나물 1999년 32.7
12 MBC 그대를 알고부터 2002년 17.6
13 MBC 장미의 전쟁 2004년 12.5
14 KBS2 장밋빛인생 2005년 30.9
15 MBC 나쁜 여자 착한 여자 2007년 18.7
16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2008년 15.8

아직도 생생히 기억 나는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습니다.
'질투' '폭풍의 계절' '사랑의 향기' '째즈' '별은 내 가슴에' 등은 한회도 빼놓지 않고 봤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평균 시청률이 40%를 넘긴 작품이 3편이나 되고, 30% 이상 작품도 4편이나 되네요.
요즘으로 치면 1년에 1~2편 나오긴 힘든 기록을 예사롭게 한 셈이죠.
90년대를 대표하는 국민 스타라는 칭호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1992년, 1995년, 1997년 큰 자취를 남긴 시절엔
저 역시도 인생의 중요한 경험을 했던 시기들이었네요.
상대적으로 드라마가 뜸했던 시기엔 영화에 출연했죠.
그나마 2001년 이후엔 영화가 없습니다.
그분은 생전에 충무로의 비정함을 아쉬워하기도 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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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봐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분에 대한 기억은 출연 작품과 연기 활동으로만 하고 싶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언제쯤 엉뚱한 이야기가 잦아들까요.
2008/10/14 11:05 2008/10/14 11:05

너무 충격적인 하루네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믿기지 않는 소식을 접한 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라고 했다가
사실임을 확인하고 공황 상태에 빠진 와중에도
신문 만들어야 한답시고 꾸역꾸역 기사를 써댔습니다.

제가 연예부 기자 생활을 시작한 게 10년쯤 전이니,
최진실씨를 취재할 기회도 많이 있었습니다.
1999년 연예부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당시,
최진실씨는 당대 최고의 톱스타였습니다.
초년병 기자 입장에선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죠.

취재할 일은 많았지만
초년병 기자가 취재하기엔 힘든 일들이었습니다.
저를 무지하게 고생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진실씨를 미워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아침 더욱 마음이 무거웠고
한숨이 깊어져만 갔습니다.
왠지 제게도 잘못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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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연예부 기자로 재미를 가질 무렵 '최진실-조성민 열애' 기사가 터졌고,
이내 결혼 기사로 발전했습니다.

막내 기자였던 저는 최진실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좇아야 했습니다.
제법 추운 날 함 들어가는 현장을 덜덜 떨면서 지켜봤고
결혼을 앞두고 진행되는 모든 행사를 좇아 다녀야 했습니다.
세세한 부분을 놓쳐서 선배들에게 눈물 쏙 빠지게 혼도 나곤 했습니다.
신혼여행 떠났다가 올 때도 공항 취재를 해야했죠.
내가 뭐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도 많이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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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최진실씨가 출연한 영화가 '단적비연수'였습니다.
이 영화 관련해서도 최진실씨가 있는 곳엔 항상 가야했습니다.
개봉 파티 때 같은 테이블에서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엔 결혼 예정(이미 했나...)이던 조성민씨도 왔습니다.
기자들이 너무 괴롭힌다고 항의해서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2년여 지난 뒤 최진실씨와 조성민씨의 불화가 시작되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됩니다.

조성민씨에게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혼을 둘러싼 2년여 기간 동안 역시 저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를 반복했습니다.
정말 밉더군요. 그분 일이 생기면 왜 이리 몸과 마음이 고단해지는지...


그렇게 제 뇌리에 밉게 남아 있어서 그런지
최근 안재환씨 사망 사건이 있을 때에도
정선희씨를 보살피는 최진실씨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대변인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동료 기자들과 최진실씨에 대해 '너무 나선다'고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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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그분이 미웠을까요.
저도 제 일을 하듯이
그분 역시 그분의 일에 최선을 다한 것 뿐일텐데...

그리고 제가 고생하는 와중에
그분은 저보다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을텐데...

정말 제 속이 너무 좁았고 옹졸했습니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만큼 나쁜 일이 없다는데...
제가 크게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저 세상에선 부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 접속이 잘 안돼서 댓글을 뒤늦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지적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댓글을 읽은 뒤 지적하신 사진들을 빨리 삭제하고 싶었지만
       수정을 위한 접속이 안됐습니다. 자정을 넘으니 겨우 사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분에 대한 기억들을 나열하고자 하는 의도였지
       결코 자극적인 사진으로 눈길을 끌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분께 사죄합니다.
       또 한번 죄송하게 된 것 같습니다.

2008/10/02 16:21 2008/10/02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