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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9이동현리조트 이벤트 사기 당할 뻔 했습니다(40)
요즘 피싱 사기가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우체국, 카드사, 서울지방검찰청 등 다양한 기관을 사칭하는 사기가 서민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하죠. 저도 종종 1주일에 1~2번 정도 피싱 전화를 받습니다만. 그냥 피식 한번 웃고 끊어버립니다. 조악한 상담원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런데도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 저도 사기성 이벤트에 거의 당할 뻔 했습니다. 일단 전화 상담에 넘어갔고, 담당 직원을 만나 이런저런 상담을 한 뒤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습니다. 카드를 꺼내주고 일정 금액 결제까지 하도록 했죠. 카드 승인이 떨어지기 직전에야 정신을 차리고 취소했습니다. 저는 나름 빈틈없는 사람이라고 자부했는데 어찌 이런 어리석은 상황에 빠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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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랬습니다.

며칠 전에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XXXX번 사용 고객님 맞으시죠?"
"네. 그런데요."
"저는 S리조트 XXX입니다. 창사 XX주년 이벤트에 당첨되셔서 회원권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 그런 거 필요없는데요."
"원래 X백만원 하는 건데 100분만 선정해서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저 리조트 갈 시간도 없어서 회원권 필요 없어요. 다른 분 드리세요."
"기명 회원권이 아니고 무기명 회원권이라 가족 친척 친구 등이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 비용 없으시니 받아 두시기만 해도 괜찮으실 겁니다."

이 시점에서 귀가 솔깃했습니다. 일단 공짜라는 말(사실 공짜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만)에 솔깃했고, 여러 사람이 돌려 쓸 수 있다는 말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저희 직원이 직접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회원권을 전달해 드립니다. 편하신 장소가 자택이십니까? 아니면 근무처이십니까?"

저는 근무처에서 직원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공짜라는데 받아두면 뭐 손해볼 거야 있겠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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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S리조트 직원이 회사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한창 바쁜 시간이었기에 "많이 바빠서 그런데 회원권 주고 가시죠"라고 이야기했죠. 잠깐 설명할 게 있고 기록할 사항도 있다고 해서 잠시 시간을 내기로 했습니다.

그 직원은 일단 명함을 주더니, 회원카드와 리조트 설명 팸플릿, Certificate, 숙박권 등을 꺼내서 줬습니다. 그러더니 리조트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하더군요. "바빠서 그러니 짧게 설명해달라"고 했죠. 그래도 기어이 끝까지 설명을 마치고서야 입회계약서란 것을 꺼내 들었습니다.

'보증금, 연회비 면제'라는 도장이 커다랗게 찍힌 입회계약서였습니다. 신상 명세란에 이것
 저것을 적은 뒤 날짜와 사인을 했습니다. 그 직원은 계약서의 특약 조건을 꼼꼼히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어주면서 "추가 비용이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숙박권을 제공해 드리기 때문에 관리비도 내실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회원 기간은 10년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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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끝났나보다 하는 순간. 그 직원은 "분양요금이 X백Y십만원인데 무료로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세금 99000원만 내주시면 됩니다"라고 약소한(?) 금전을 요구했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이 사람 저 사람이 '추가 비용이 없다'고 강조하더니 세금 99000원은 뭘까요.

그 직원은 "대신 숙박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숙박권을 사용하시면 리조트 이용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일단 기분이 조금 언짢긴 했지만 '술 한번 안먹으면 되지 뭐'하는 생각에 까짓것 내자 했습니다.

어떻게 내면 되냐고 물었더니 즉석에서 카드 결제를 해주겠다며 단말기를 꺼냈습니다. 분납도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큰 부담 없겠다 싶어서 선뜻 카드를 건네줬습니다. 그런데 카드를 긁는 자세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제게 결제 과정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 한 자세였습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얼마를 입력하나 눈여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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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걸 99만원을 입력하더군요. "잠깐만요. 99000원이라고 하더니 99만원을 입력하는 건 뭔가요?"라고 다급하게 물었습니다. "10년 회원이라고 말씀 드렸지않았습니까. 1년에 99000원씩 10년이니 99만원입니다"라는 설명이 돌아왔습니다. 어라! 추가 비용이 없다는 말에 혹해서 회원권을 받기로 한건데 99만원이나 가져간다고? 무조건 카드 결제를 취소시켰습니다.

금액 입력하는 것을 눈여겨 보지 않았더라면 꼼짝 없이 일단 99만원을 결제하게 됐겠죠. 그리고 나면 취소하기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회원권을 갖게 됐을 겁니다.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추가 비용 없다'는 말에 넘어가서 백만원 가까이 주고 장만하게 될 뻔한 셈이죠.

사실 그 리조트사의 이벤트 행사는 사기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리조트는 분명히 존재하고, 유휴 시설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 이벤트를 진행한 건 사실이라고 여겨지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굳이 '사기'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과정에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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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전화 상담 직원이 "99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면 저는 단번에 필요없다고 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는 "추가 비용이 없다"는 말로 저를 현혹시켰습니다. 저를 찾아온 직원도 "추가 비용이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세금은 99000원이라고 했죠. 실은 99만원인데도 말이죠. 물론 거짓말이라고만은 볼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속아넘어갔다고 여겨졌으니 사기라고 볼 수도 있는 셈입니다.

아내에게 "사기 당할 뻔 했다"고 바로 전화했습니다. 아내는 한심하다고 한숨을 푹 쉬더군요. "남편이라고 하나 있는 녀석이 이렇게 멍청해서 어떡하냐. 아이고 내 팔자야" 하더군요.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위기를 넘겼지 않았냐"며 의기양양해 하는 제가 한심하기도 했을 겁니다.

혹시 제 포스팅에 방문하신 분들께서도 '추가 비용 없다'는 말에 현혹되셔서 불필요한 돈 쓰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분명한 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입니다. 저는 좋은 교훈 얻었습니다.
 
2009/09/19 08:37 2009/09/19 0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