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가 여주인공을 놓고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윤소이가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당초 '히어로'의 여주인공은 한지민으로 예정됐지만 한지민이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김민정으로 교체됐습니다. 그러나 김민정이 심각한 어깨 부상 때문에 촬영에 합류할 수 없게 되면서 자진 하차했죠. 결국 윤소이가 최종적으로 여주인공이 됐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윤소이는 대타의 대타 격입니다. 그다지 기분 좋게 합류하지 않았을 거란 예상도 가능한데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출연 제의에 응했다고 합니다. 당초 11일 첫 방송 예정이던 '히어로'는 18일로 첫 방송을 미루게 됐습니다. 예정된 방영일 1주일 전에 여주인공을 물색해 교체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화에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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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히어로'의 윤소이 캐스팅은 기적적으로 보입니다. 여러모로 불가능한 점을 가능하게 만들었거든요. 스타들의 경우 자존심 문제 때문에라도 대타 출연을 극도로 꺼립니다. 질투심 많은 여자 스타들은 더 하겠죠. 여주인공 교체 캐스팅은 눈을 확 낮춰 조연급이나 신인급에서 찾아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히어로'의 경우 위상이 더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 않은 스타로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윤소이는 김민정에 비해 인기라든가 지명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거든요. 최근 출연작의 성적을 놓고 봐도 윤소이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죠. 윤소이의 '유리의 성'이 김민정의 '2009 외인구단'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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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배역에도 윤소이가 더 적절하게 어울려 보입니다. '히어로'의 여주인공은 경찰대 출신으로 무술 실력도 뛰어난 인물입니다. 김민정은 특별한 무술 교육은 받지 않아 실력을 논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윤소이는 '아라한 장풍 대작전' '무영검' 등의 영화에서 액션 연기를 펼쳤기에 어느 정도 액션 수업을 갖췄죠. 배역 싱크로율은 윤소이가 더 높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관련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김민정은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받던 중 어깨에 부상이 있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거의 1개월 가까이 촬영에 합류하지 못한 채 치료에 전념했죠. 제작진은 여주인공 분량을 제외한 나머지 촬영을 진행하며 김민정의 합류를 기다렸습니다. 이준기는 거의 매일 촬영장에 붙잡혀 있었습니다. 혹시 김민정이 합류할 지 모르니 대기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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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 김민정은 치료에 실패해 자진 하차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은 액션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액션 스쿨에서 훈련도 받아야 하기에 여주인공을 다시 캐스팅하더라도 촬영에 합류하도록 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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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쿨 유경험자인 윤소이는 그야말로 적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민정은 부상에서 회복했더라도 액션 스쿨 훈련을 좀 더 받아야 했을 겁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도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액션 장면 촬영에선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오히려 액션에 능하고 위축되지 않아도 되는 윤소이가 제작진 입장에선 플러스 요소가 많은 연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윤소이 입장에서도 '히어로' 합류에는 남다른 의미 부여가 가능합니다. 최근에 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에 내정됐다가 촬영을 앞두고 고사한 경험이 있거든요. '천사의 유혹'의 여주인공이었습니다. 이소연이 캐스팅됐죠. 대단한 팜므파탈 캐릭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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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이는 스스로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천사의 유혹' 여주인공 출연 제의를 고사했습니다. 반면 '히어로'의 여주인공은 대타이긴 하지만 스스로에게 잘 어울린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기꺼이 합류하게 됐습니다.

배우 입장에서 싱크로율은 무엇보다 중요하죠. 다른 배우 2명이 물러나면서 자신에게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가 찾아온 점에서 윤소이에겐 행운이 따랐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윤소이 같은 좋은 조건의 배우가 대타의 대타 자리에도 즐겁게 합류한 점에서 '히어로'의 행운이 더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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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의 경쟁작은 당대 최강인 '아이리스'입니다. 작품과 여주인공의 행운이 결합된 '히어로'가 '아이리스'의 아성에 어떻게 도전할까요. 엉뚱한 모습을 보여줄 이준기의 활약도 기대되고, 대타 홈런을 노리는 윤소이의 활약도 궁금합니다. 여러모로 18일이 기다려집니다.   
2009/11/07 08:37 2009/11/07 08:37
'카인과 아벨'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20부작이면 그다지 짧지 않은데도 '카인과 아벨'에겐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고 다양한 인간 관계가 복잡하게 얽혔기에 좀더 여유있는 시간 여건 아래에서 풀어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카인과 아벨'에게 20부라는 횟수가 짧게 느껴진 것은 소지섭이 오랜 기간 품어뒀던 매력을 완전히 펼쳐보이기엔 짧은 시간이었던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소지섭은 '카인과 아벨'을 위해 2년여를 기다렸고 그 기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멋졌거든요. 오히려 '카인과 아벨'이 짧다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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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이 '카인과 아벨'에서 매력적이었던 가장 큰 대목은 감정의 절제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소지섭은 작품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감정을 쏟아낸 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담담하고 무심했습니다. 조용하고 나직하지만 힘있는 사랑을 했고, 무표정에 가까운 표정으로 차갑게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또한 희미한 미소로 희열을 드러냈습니다.

부모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됐을 때엔 좀더 오열해도 됐을텐데 절제의 힘으로 비장함을 강조했고, 사랑을 표현할 때도 애절함을 철저히 갈무리했기에 한층 감동적이었습니다. 선우와 어머니를 용서할 때에도 차분했습니다. 여운 남긴 마지막의 나지막한 독백이 모든 걸 설명하죠.

어찌 보면 너무 멋스러움을 추구한게 아닌가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지섭의 담담함엔 멋스러움을 뛰어넘는 힘이 충만했습니다. 그런 걸 포스라고 하던가요. 카리스마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소지섭의 별명인 소간지와도 딱 어울리는 분위기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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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멋스러움만이 있었다면 캐릭터가 붕 떠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소지섭은 묵직하고 차분하게 초인이라는 캐릭터로 작품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그렇기에 '카인과 아벨'은 신현준 한지민 채정안 등 많은 스타급 연기자와 김해숙 장용 등 무게감 있는 중견 연기자가 있음에도 소지섭의, 소지섭에 의한, 소지섭을 위한 드라마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카인과 아벨'을 보면서 확실히 느낀 것은 소지섭의 아우라가 상상 이상으로 넓어졌다는 점입니다. 멋있고 매력적인 스타로만 여겨왔던 소지섭이 대형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최근 몇년 동안 김명민을 보면서 느껴진 점을 소지섭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연예 기자 생활을 시작한 뒤 소지섭을 처음 본 것은 2000년 쯤이었나요. '뷰티풀 선데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수영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소지섭에게선 '그저 매력적인 청년이구나' 정도의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유리구두' '천년지애'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의 드라마에서도 멋스러움 이상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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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소지섭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생겼던 작품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였습니다. 인터뷰를 했죠. 질문에 대한 답은 거의 '네' '아니오' 수준이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기사 거리가 영 안나오는 인터뷰였기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당시 저는 소지섭을 새롭게 보게 됐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에서 베어나오는 담담함이 너무 인상적이었거든요. 반했다고 해야할까요.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연기는 두말할 여지 없이 훌륭했습니다. 드라마 보면서 눈물을 흘린 몇 안되는 경험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저는 "내가 소지섭이 때문에 눈물을 흘릴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소지섭은 군복무를 시작했고 '카인과 아벨'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영화 '영화는 영화다'도 있지만 말이죠. 저는 못봤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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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에서 소지섭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때보다 더 커졌습니다. 인터뷰할 당시 느꼈던 담담함에도 한층 자연스러운 힘이 실려 있더군요. 사실 '카인과 아벨'에 소지섭과 신현준이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신현준의 연륜에 소지섭이 밀리진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소지섭의 담담한 힘에 신현준의 연륜이 완전히 가려진 양상이었습니다.

'카인과 아벨'은 화해와 용서로 마무리됐습니다. 소지섭의 담담함은 화해와 용서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극적인 감정의 고조와 흐름은 없었지만 한층 깊은 울림이 지속될 것 같습니다. 가슴 벅차게 하는 감동은 없었지만 지긋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감동의 여운을 만들긴 쉽지 않은데, 소지섭은 그만큼 대단한 배우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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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한지민은 조금 손해를 본 것 같습니다. 한지민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으로 더없이 예쁘게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소지섭 옆에 있으니 작아 보였습니다. 소지섭의 포스에 가려 한지민의 매력이 있는 그대로 표현되진 못했습니다. 엄청난 매력의 소유자인데도 말이죠. 한지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그 상대가 소지섭이라 나쁘진 않습니다.  


 


소지섭이 2년 동안 '카인과 아벨'을 기다린 사연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2009/04/24 08:12 2009/04/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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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은 정말 많은 걸 이야기하는 드라마입니다. 의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메디컬 드라마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고, 배다른 형제의 갈등을 다루면서 일그러진 형제애를 조명하기도 합니다.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안보부와 새터민 정착지원사무소에 대한 조명도 이뤄집니다. 주인공은 기억상실증에 걸립니다.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복수도 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도 보여줘야 하죠.

'카인과 아벨'은 장르의 측면에서 연구 대상입니다. 메디컬 드라마라고 하기엔 의학 비중이 조금 작아보이고, 가족 드라마라고 하기엔 스케일이 너무 좁혀진 듯한 인상입니다. 그렇다고 멜로 드라마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장르를 규정하기 정말 어려운 작품입니다. 무언가 한마디로 규정하기 쉽지 않다면 시청자에게 접근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인과 아벨'은 아까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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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이 하고자 하는 각각의 이야기는 상당히 탄탄하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신현준의 의료 시술 장면은 '외과의사 봉달희'를 연상시킬 정도로 치밀하고 사실감 넘쳤습니다. 큰 아들을 편애하는 어머니 김해숙과 배다른 형제 신현준과 소지섭의 갈등은 섬세한 내면 연기로 표현돼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한지민의 탈북자 연기도 흠잡을데 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소지섭이 중국에서 납치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총상을 입고 기억상실증에 빠지는 과정은 박진감 넘쳤습니다.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채정안의 연기도 멜로 구도의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카인과 아벨'의 전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부분은 모두 흠잡을데 없이 훌륭합니다. 그런데 전체를 놓고 보면 어딘지 부조화가 느껴집니다. 하나로 통합되지 않는 듯한 인상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화려하게 펼치긴 했지만 따로 노는 것처럼 보여서 하나의 드라마가 아닌 옴니버스 드라마의 결합처럼 여겨지게 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에 모두 힘을 주면서 전개를 하다 보니 연결 부분에서 힘이 빠진 듯이 보이지 않나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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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은 시청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보여주겠다'는 선전포고라도 하는 듯 보여집니다. 물론 다채로운 볼거리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전개가 산만해지고 있습니다. 20회라는 한정된 분량에 다루기엔 소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어찌 보면 미니시리즈라는 그릇이 너무 좁아보이는 작품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벌써 절반이 지나갔음에도 도입부를 겨우 넘긴 듯한 점을 보면 앞으로 제법 묵직한 숙제를 짊어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카인과 아벨'의 개별 에피소드들은 주옥에 비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옥을 꿰는 줄은 다소 빈약하네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구슬을 잘 꿴다면 명품 목걸이가 될 수도 있겠죠. 안타깝게 시간이 부족해 보입니다. 20회가 아닌 30회라면 하는 아쉬움도 따릅니다.




'카인과 아벨'에 대해 소지섭은 대단한 애착을 지니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팅도 있습니다.
 

2009/03/26 10:50 2009/03/26 10:50
'카인과 아벨'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태왕사신기'와 비교될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기획 단계에서 제작을 알리고 촬영을 거쳐 방송되기까지 걸린 시간을 놓고 봤을 때 '카인과 아벨'은 '태왕사신기'와 비교됩니다. 두 작품 모두 4년 이상의 긴 시간의 진통을 거쳐 시청자에게 소개됐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태왕사신기'는 촬영 기간 자체가 워낙 길었다는 점이고, '카인과 아벨'은 촬영을 앞두고 프리프로덕션 과정이 엄청나게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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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작 과정이 긴 경우 많은 피해자가 생깁니다. 일찌감치 주인공으로 낙점돼 촬영 시작을 기다린 연기자의 경우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카인과 아벨'의 경우 소지섭이 지난 2007년 초반 주인공으로 결정돼 촬영을 기다렸습니다. 캐스팅된 이후 방송이 시작될 때까지 꼬박 2년이 걸린 셈입니다. 2년이면 산술적으로 영화 또는 드라마 3~4편에 출연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소지섭의 경우 군 복무 이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카인과 아벨'의 제작 지연은 행보에 상당한 차질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영화 '영화는 영화다'와 일본 영화에 출연하긴 했지만 보다 왕성한 활동을 기대한 팬들의 입장에선 아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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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카인과 아벨'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던 작품입니다. 제작사 교체도 있었고, 연출자 및 작가도 바뀌었습니다. 제작 초기에 연출과 대본을 맡았던 이들이 모두 물러난 만큼 내용도 180도 다르게 수정됐습니다. 당초 기획 단계에선 최진영이 가수로 활동할 당시 이름인 스카이의 '영원' 뮤직비디오의 드라마 버전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범죄자 동생과 경찰 형의 우정과 갈등을 다루는 것이었죠. 그런데 바뀌고 바뀌어 의사 형제 이야기로 180도 변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기자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기획 초기 단계인 2005년에만 해도 장혁·지진희·최지우 등이 거론됐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성사되지 못하고 주진모·현빈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또한 거론 단계에서 접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소지섭이 전역을 앞두고 '카인과 아벨'을 복귀작으로 결정했습니다. 몇개월 후 지진희가 형으로 합류하기로 하고, 정려원도 형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인으로 낙점됐습니다. 소지섭·지진희·정려원이면 최고로 손색이 없는 캐스팅이었습니다. 일본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업체는 캐스팅만 보고 20억원 이상을 선투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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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순조롭게 촬영만 이뤄지면 될 것으로 생각됐는데 의외의 표류를 하더군요. 1년 정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지진희와 정려원은 하차를 선언했습니다. 계약 기간을 넘겼으니 전혀 문제 없는 하차입니다. 두 사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소지섭의 경우엔 짜증이 제대로 날 법한 상황이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한 격이었으니까요. '소지섭도 하차할 거다'라는 이야기가 방송가에선 정설로 여겨지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소지섭은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순조롭게 제작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도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제작사 입장에선 소지섭이 영화에 출연하도록 배려할 수밖에 없었죠. 어쨌든 소지섭 입장에선 총 1년반 정도를 기다린 이후에야 제작이 가시화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대물'을 준비하다가 엎고 새로운 작품을 물색하던 김형식 PD가 연출자로 합류하고, 새로운 작가가 투입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신현준·한지민·채정안 등이 합류하면서 이번엔 진짜로 제작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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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습니다. 왜 소지섭이 무의미해 보일 정도로 '카인과 아벨'을 기다렸을까 하는 점입니다. 여느 배우 같으면 진작에 물러났을텐데 말이죠. 소지섭이 물러났으면 '카인과 아벨'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을테고요. 실제로 주인공으로 낙점된 배우가 제작을 기다리다가 하차하면서 무산된 드라마들이 제법 있습니다. 소지섭이 뚝심을 갖고 기다린 이유는 정말 궁금한 대목입니다.

제작사 관계자와 소지섭의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양측 모두 동일한 대답을 하더군요. '신의'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보고 거액을 투자한 일본 업체에 대한 신의를 의미하는 거죠. 소지섭이 물러나면 일본 업체는 엄청난 배신감을 느낄테고 제작사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소송을 걸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소지섭은 계약 기간을 넘긴 만큼 물러나도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였지만, 한류에 대한 신의와 신뢰를 지키기 위해 무모해 보일 정도로 '카인과 아벨'에 집착했던 것입니다. 무심한 듯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소지섭의 멋스러움과 딱 부합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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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첫 공개된 '카인과 아벨'은 제법 볼만 했습니다. 15%대의 시청률이면 제법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았네요. 전작인 '스타의 연인'이 6%대로 끝난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성공적입니다. 상쾌한 스타트에 박수를 보냅니다.


2009/02/19 10:21 2009/02/19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