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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7이동현'1박2일' 독성의 늪에 빠지는 건 아닐까(107)
지난 9일과 16일 2주에 걸쳐 방송된 '1박2일'의 '혹한기대비훈련'편을 보면서
안쓰러움이란 게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제대로 느꼈습니다.

인적이 전혀 없는 폐가를 무대로, 진정한 야생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이 제대로 고생한 흔적은 역력했지만,  
예전에 '1박2일'이 보여준 재미와 감동은 전혀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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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엄동설한에 가까운 날씨에 김씨는 호떡 하나 먹겠다고 알몸 투혼을 발휘했고,
수저도 없이 저녁식사로 카레를 먹으면서 갖은 애를 쓰는 모습들이 펼쳐지는 등,
이번 '1박2일'은 야생 버라이어티의 끝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웃음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무엇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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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박2일'의 '혹한기대비훈련'편은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취지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1박2일' 초창기의 순수했던 야생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취지였죠.

일단 겉보기로는 초심으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초심과는 정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기울어가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취하는 생존 방식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듯 했거든요.
'독한 아이템', '더 독한 아이템'을 추구하면서 서서히 독성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였죠.

일단 독성의 늪에 빠지면, 더욱 독한 걸 찾아가게 되곤 합니다.
시청자들의 입맛이 자극적인 것에 서서히 길들여 지거든요.
그러다가 어지간히 독한 것엔 무감각해집니다. 막장에 접어드는 순간을 맞는거죠.
물론 '1박2일'은 다행이도 아직 독성의 늪에 빠져들진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혹한기대비훈련'편에선 독한 것을 추구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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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동행 취재에서 강호동에게 던져진 질문 또한 그런 부분이 엿보였습니다.
유재석과 비교를 요구하는 질문이었죠.
유재석과 강호동은 당금 방송가에서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거물 방송인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지 않는 중심세력이기도 합니다.
물론 기자가 그런 질문을 할 순 있겠지만, 방송에서 고스란히 내보내는 것은
다분히 눈길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면모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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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1박2일'이 독하고 자극적이길 바랄까요?
사실 지금까지 '1박2일'도 독하다고 보면 충분히 독했습니다.
복불복게임을 통해 밖에서 벌벌 떨면서 자고, 까나리액젓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어찌보면 혹한기대비훈련보다 더 독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건 '1박2일'이 담아낸 야생성의 의미 덕분이었습니다.
혹한기대비훈련은 야생성의 초심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야생성보다 독성이 두드러져 보였네요.
독성의 늪은 헤어나기 힘듭니다.
부디 '1박2일'이 독한 것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길 바랍니다.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고 시청자들은 감동을 느낍니다.


  
2008/11/17 10:48 2008/11/17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