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13이동현박명수, 예능 2인자의 교과서(55)

예능 2인자의 위기 시대입니다. 지난 해 지상파 방송3사가 경영 위기 상황에 직면해 고액 개런티 출연자에 대한 정리 작업에 들어가면서 2인자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유재석 강호동 등 부동의 1인자들의 입지는 흔들림 없지만, 이들을 추격하며 위협세력으로 떠오르던 2인자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과정에서 1인자로 분류되다가 2인자로 밀려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방송 현실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방송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자사 아나운서 활용을 확대하고, 팀 플레이로 꾸며지던 예능 프로그램의 규모도 축소하고 있으니까요.

한때 2인자 전성시대라 불렸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박명수 김구라 윤종신 신정환 이혁재 등 1인자가 되기엔 약하지만, 개성과 조화의 적절한 화음으로 2인자로서 1인자 못지않은 각광을 받은 이들이 2인자 시대의 주인공들입니다. 한때 1인자였지만 조금씩 퇴락하며 2인자 대열에 가까워진 김제동도 이 분류에 포함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들이 위기 상황을 맞아 새로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2인자 다워야 2인자로 살아남는다는 명제에 얼마나 적응하느냐 여부에 대한 국면이죠. 2인자 다운 2인자는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는 계속 추락하는 듯해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생각에 요즘 들어 가장 뛰어난 2인자로 보이는 이는 박명수입니다. 가장 2인자 다운 2인자 말입니다. 특히 박명수가 2인자로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2인자로서 흥망성쇄를 모두 겪었기에 가장 정확하게 2인자의 길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이를테면 2인자의 교과서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때 박명수는 무모한 2인자였습니다. 끊임없이 1인자 자리를 넘봤습니다. 1인자 깜냥은 아니었음에도 1인자 자리에 다리를 걸치려고 했기에 비호감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럭저럭 1인자 시기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내려온 이후에도 계속 1인자에 미련을 두는 듯하면서 침체에 빠진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박명수는 완벽한 2인자가 되고 있습니다. 침체와 불안감을 모두 떨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한도전'에서 그의 포지셔닝입니다. 결코 리드하려고 하지 않지만 솔선수범해 임무를 완수하려고 하는 태도입니다. '유앤미 콘서트' 때 빅뱅 패러디 뮤직 비디오를 촬영할 때에도 코뼈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웃으며 촬영에 전념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봅슬레이 특집'에서도 최연장자이면서도 끝까지 레이싱에 뛰어들었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봅슬레이 특집' 당시 가장 큰 감동을 선사한 인물은 단연 박명수였습니다. '꽃보다 무도'에서는 구준표 캐릭터를 패러디해 가장 분주하게 맹연기를 펼쳤습니다. 팀의 최연장자라는 체면은 벗어놓고 그저 최선을 다해 웃기려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2인자는 결코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1인자는 아니지만 나머지 중에선 발군이어야 합니다. 1인자에 대한 적절한 예우를 하면서 견제의 역할도 맡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저 순서상 서열 2번째여선 자리를 지킬 수 없고 이내 밀려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고 1인자 자리를 탐내선 곤란합니다. 스스로를 알고 입지를 다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2인자 중에선 비호감을 찾기 힘듭니다. 자리 자체가 호감형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박명수는 이를 너무도 잘 실천에 옮겨 2인자 전성시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가, 이를 너무 쉽게 잊어버린 탓에 비호감이 돼버렸습니다. 자연스럽게 좋은 2인자가 될 수 없었죠. 그러나 박명수는 다시 자리를 찾아왔습니다. 예전보다 더욱 안정감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2인자로서 해선 안될 일들을 스스로 경험했으니 완벽한 취사 선택이 이뤄졌으리라 생각되네요. 팬들 또한 박명수에게 더욱 많은 사랑을 보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인자는 완벽한 자격을 갖추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삼국지에서도 오나라의 주유는 촉나라의 제갈량보다 못한 스스로를 원망하며 요절했습니다. 만일 그가 제갈량에 이은 2인자에 만족했더라면 오나라는 한층 번성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2인자도 훌륭하지만 1인자에 대한 욕심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는 교훈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 욕심은 자칫 몰락의 불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박명수는 욕심을 버린 듯합니다. 한때 잠시나마 매너리즘에 빠진 듯해 보였던 '무한도전'이 다시금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엔 2인자 교과서인 박명수의 역할도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와 비교되는 인물이 노홍철인 것 같습니다. 물론 노홍철 또한 뛰어난 예능인입니다.

 


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에서 가장 큰 힘을 지닌 인물은 김태호 PD입니다. 너무 대단하다 보니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2009/03/13 08:49 2009/03/13 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