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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3이동현노희경, 지독하게 대진운 없는 비운의 작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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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에게 '비운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건 실례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집필 작품들이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왔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굳이 '비운'이라는 표현으로 결례를 범하랴고 하는 것은
노희경 작가의 최근 작품인 '그들이 사는 세상'이 5~6%의 시청률에 그치고 있어서,
노희경 작가의 '위기'니 '몰락'이니 하는 섣부른 예단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물론 5~6%의 시청률은 실패작 분류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수치이긴 합니다.
그러나 노희경 작가의 경우엔 결코 시청률의 잣대에 맞춰서 평가해선 안됩니다.
노희경 작가가 워낙 명성과 지명도가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히트작 제조기는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마니아 취향의 작품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 작가라고 보는 게 정확하겠죠.

그리고 호평을 받고 화제가 돼 지금까지도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작품들 중엔
방영 당시에는 대박 인기를 누리던 경쟁 드라마에 밀려 시청률은 바닥권인 작품도 있습니다.

높은 명성 덕분에 노희경 작가에겐 히트작이 많을 거라는 오해(?)가 있기도 하지만,
(시청률이 높은 히트작이 많다는 게 오해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작품이 훌륭한 성공작입니다)
사실 노희경 작가의 작품 중에 평균 시청률에서 인기 드라마의 기준인 20%를 넘긴 작품은
단 두 작품에 불과합니다. 최고 시청률 30%를 넘긴 작품은 한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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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최고 시청률 작품은 미니시리즈 데뷔작인 '내가 사는 이유'입니다.
1997년 작품으로 이전까지 특집극과 단막극을 써왔던 노 작가가 처음 도전한 장편 드라마죠.
이영애가 술집 작부를 연기했고, 손창민 강성연 등이 출연했습니다.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의 파격적인 변신이 화제였죠. 신예 강성연의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상처와 가족애'로 대표되는 노희경 작가 특유의 정서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평균 시청률이 25% 정도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 하나의 시청률 히트작은 2001년작 '화려한 시절'입니다.
류승범과 공효진이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결혼설도 나오는 연인이 됐습니다.
투박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기는 묘한 정서가 인상적인 작품이죠.
평균 시청률 20%는 넘긴 작품으로 시청률로는 노희경 작가의 2등 작품입니다.  

그럼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바보 같은 사랑' '꽃보다 아름다워' '고독' 등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주옥 같은 작품들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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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많은 사람들이 노희경 작가의 최고작으로 꼽는 '거짓말'은 10%를 겨우 넘긴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마니아 시청자의 폭발적인 반응은 시청률을 수십배 상회하고 남을 정도였죠.
'거짓말'은 시청자의 적극적인 반응의 효시가 된 작품입니다.
인터넷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PC통신을 통해 자발적인 시청자 모임이 생겼습니다.

시청자 반응을 기준으로 생각할 때 한국 드라마는 3개의 시기로 나뉜다고 합니다.
'거짓말' 이전과 이후, 그리고 '다모' 이후입니다.
'거짓말'이 PC통신 시대였다면, '다모'는 인터넷 시대라는 차이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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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작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는 배용준 김혜수 이나영 등 현재 최고의 스타들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인기가 대단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시청률은 10%를 조금 넘긴 정도였습니다. 엄청난 강적과 경쟁했거든요.

경쟁작은 "부셔버릴거야"라는 심은하의 명대사를 남긴 '청춘의 덫'이었습니다.
'청춘의 덫'이 끝난 후엔 김희선의 '토마토'가 경쟁작으로 바통을 터치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시청률 40%~50%를 넘나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노희경 작가의 '비운'은 이때부터 시작된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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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작 '바보 같은 사랑'은 따뜻한 인간애가 돋보인 걸작이었습니다.
이재룡 배종옥 김영호 방은진 등의 연기가 훌륭했죠. 특히 배종옥의 순수녀 연기가요.
그러나 시청률은 5%가 채 안됐습니다. 애국가 시청률과 경쟁할 수준이었다고 할까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무렵 안방극장은 '허준' 천하였거든요.
시청률 60%를 기록하던 '허준'이 한창 인기있을 때 시작했으니, 별 수 없는 노릇이었죠.
그래도 완성도에 대한 평단의 지지는 2000년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기를 잘못 만난 비운의 걸작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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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작 '고독' 또한 막강한 경쟁작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액션 드라마 '야인시대'가 50%대 시청률을 기록했거든요.
그나마 '고독'은 노 작가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한 작품이었습니다.
급하게 준비한 나머지 미흡한 점이 많았다는 이유였죠.
시청률은 1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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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작 '꽃보다 아름다워'는 시청률이 높았던 것으로 오해(?)되는 작품입니다.
눈물을 절로 흐르게 했던 고두심의 호연에 감동의 물결이 안방극장을 휘감았거든요.
그러나 '꽃보다 아름다워'는 권상우 최지우 주연의 '천국의 계단'을 상대하느라
시청률 1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높았던 적도 있긴합니다.
20%를 넘기기도 했지만 그건 '천국의 계단'이 결방됐을 때와 종영된 이후입니다.

고두심은 '꽃보다 아름다워'에서의 호연으로 국민 어머니가 됐습니다.
당시 강마에 김명민의 몸짱 몸매도 공개됐습니다만 그다지 화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대단했군요. 지금 보면 더 화제가 될 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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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작 '굿바이 솔로'는 가족의 해체 속에서 잔잔하게 가족애를 찾아가는 수작입니다.
그러나 '궁' '외과의사 봉달희' 등과 경쟁하느라 시청률은 10%를 오갔습니다.
CF모델에 불과했던 김민희의 재발견이 마침내 시작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세상'이죠. 이번엔 '에덴의 동쪽' 때문에 고전하고 있네요.
그렇지만 역시 노희경 작가의 명성에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좀더 맛깔스러워진 점이 차이점이라고 할까요. 이전 작품과 조금 다르긴 합니다.

노희경 작가는 "내가 대진운은 대단히 나쁘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덕분에 시청률에 상처 받지 않도록 단단히 단련돼 있다"고 하더군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시청률이 저조하더라도 조금의 동요도 없을 분입니다.
다만 "낮은 시청률 때문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족함 없이 제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준 제작자에 대한 배려가 담긴 표현이었거든요.
'나는 글쓰는 예술가다. 제작비에 구애받을 수 없다'고 하는 작가들과 다른 대인의 풍모죠.


 
2008/12/03 00:13 2008/12/03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