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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0이동현문근영,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과 나란히 성장의 길을 걷다(6)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의 호연에 연일 극찬이 끊이지 않습니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에서 조선 후기 명화가인 남장여인 신윤복을 연기하고 있죠.
사실 방영 전에는 남장여인 캐릭터로 성인 연기에 도전한다는 화제성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방영이 시작된 뒤에는 화제성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깜찍한 국민 여동생의 여유로운 자신감까지 엿보여 흐뭇하기까지 하더군요.

문근영의 연기가 끊임없는 찬사를 이끌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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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바람의 화원'의 핵심 재미 포인트인 동성애 코드의 소화에 있습니다.
신윤복은 같은 남자의 모습을 한 스승 김홍도에게도 연정을 느끼고,
실제로 같은 여자인 금기 정향에게도 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지녔습니다.
이성과 동성을 오묘하게 오가는 이중의 동성애 코드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죠.
그러나 문근영은 섬세한 감정의 흔들림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2일 방송에서 김홍도와 함께 군선도를 그리는 장면에서 은은하게 흐른 묘한 감정의 기류를
표 나듯, 또 표 안 나듯 갈무리하는 연기는 너무 자연스러워 발견하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8일 방송에서 정향의 몸을 어루만지며 화폭에 담는 과정에서 형언하기 힘든 감정의 떨림을
섬세하게 표현한 연기는 백미로 꼽기에도 손색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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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면은 문근영이 고난도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대목입니다.
중요한 건 그다지 어렵게 연기한 듯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몸에 익은 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냈죠. 벌써 대가의 경지에 이른 걸까요.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깨려는 듯한 격정적인 연기도 찬사가 아깝지 않습니다.
특히 그림을 향한 열정을 뿜어내는 모습 등에선 혼신의 힘을 담은 투지가 느껴집니다.
살아있는 그림을 이단시하는 도화서의 경직된 화풍에 항변하고,
순수한 열정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상처 받자 오열하는 연기 등은
성장통을 이겨내는 문근영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돌로 스스로의 손을 찧으며 오열하는 장면이 압권이었죠.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깨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을 신윤복에 투영해 보준 명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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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문근영은 특유의 순수하고 깜찍한 매력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묘한 감정의 흔들림과 격정을 표출하는 와중에 은근히 보여주는 깜찍한 장난스러움은
예전 '국민 여동생'의 매력 그대로입니다.
이는 굳이 보여주려고 하지 않음에도 자연스럽게 보여지기에 더 사랑스럽습니다.
여장을 한 채 단오풍정을 그리다가 곤경해 처했을 때 보여준 능청스러운 연기가 대표적인 예죠.

이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로 이어집니다.
문근영은 이를 바탕으로 대선배 박신양과 연기 호흡과 대결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안정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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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은 성장합니다.
재능있는 생도에서 조선을 대표하는 화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죠.
문근영 또한 '바람의 화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동생'에서 좋은 연기자로 성장하는 거죠. 성장보다 진화가 어울리는 표현일까요.
신윤복과 문근영이 나란히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죠.

방영을 앞두고 문근영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남장여인인 신윤복 캐릭터에 접근하는 마음가짐이 뭔가요?"라고 물었죠.
'남장여인'에 힘을 준 질문이었습니다.
문근영은 "그림을 위해 남장을 해야했던 신윤복이 그림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가슴에 새겨두고 있어요"라고 답하더군요.
결국 '바람의 화원'은 화원 신윤복의 자아찾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연기자로서 자아를 찾겠다는 각오까지 다졌죠.

문근영은 그 각오를 너무 훌륭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끊임없는 찬사가 결코 아깝지 않고 오히려 부족하게 느껴지네요.

2008/10/10 00:07 2008/10/10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