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무한도전'에 마이너리그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박명수와 정준하가 형성한 번외 세력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 특집' 때 박명수와 정준하가 일찌감치 탈락한 뒤 숙소에서 씁쓸한 마음으로 읊조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중심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자조의 의미도 담겨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추석특집으로 마련된 '무한도전TV'에서 마이너리그는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상추·케이윌·김경진·박휘순 등을 초빙해 '무한도전 마이너리그'를 결성했습니다. 정준하는 '무한도전TV'를 통해 쩌리짱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습니다. '겉저리 중에 으뜸'이라는 의미입니다. 캐릭터를 선사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박명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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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한 분장을 하고 시상식 레드카펫에 섰던 박명수와 정준하의 모습입니다. 조커와 쿵푸 팬더로 변신한 모습인데. 이때만 해도 말 그대로 마이너리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당시엔 그들 나름대로는 2인자와 3인자로 스스로 위상을 세우려했습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박명수와 정준하는 스스로 '무한도전'의 마이너리거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유반장' 유재석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무한도전'에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라고 스스로를 여기고 있다는 의미겠죠. 그렇다면 과연 박명수와 정준하는 마이너리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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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활약상을 놓고 보면 오히려 정반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요즘 '무한도전'의 의미와 재미를 주도하는 인물은 단연 박명수와 정준하거든요. 두 사람은 스스로 마이너리거를 자처하고 있고, 제작진은 이를 통해 재미를 창출하고 있습니다만. 그 와중에 실질적인 중심은 박명수와 정준하가 차지하는 모양새입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메이저리거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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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는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의 철학을 이끌어왔습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경제 개그맨'을 자처하며 자비 수백만원을 쏟아부으며 군소 음식점의 매상을 대거 올려주기도 했고, 억지 춘향격으로 등 떠밀려서 애청자를 위한 경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스태프에게 한턱 쏘는 일은 비일비재하죠.

나눔의 미덕을 추구해온 '무한도전'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왔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자원해서 실천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점은 유쾌한 폭소를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선행과 기부의 새로운 전형을 오묘하게 제시한 점에서 평가받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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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하는 어떨까요. 정준하는 '무한도전'에서 뒷전에 밀려있는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그려져 왔습니다. '쩌리 짱'이라는 별명이 처음 나왔을 때 '더이상 잘 어울릴 수 없다'는 폭소가 터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됐을 겁니다.

'쩌리 짱'이라는 정준하의 캐릭터 또한 '무한도전'에선 의미심장합니다. '무한도전'의 핵심 의미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 수준의 멤버들이 뜻깊은 과제에 도전해 성취해가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감동과 보람입니다. '쩌리 짱' 정준하는 평균 이하 중에서도 평균 이하입니다. 결국 '쩌리 짱'이 중심권으로 도약하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취지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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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와 정준하는 마이너리거를 자처하면서 콤비의 활약상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벼농사 특집'에선 치고 받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명콤비의 양상을 엿보이고 있었습니다. 형·동생 호칭을 놓고 으르렁 대고 정준하의 4수 전력을 놓고 공방을 펼치다가, 정준하가 던진 사과를 박명수가 막아 보내고 다시 정준하가 받는 순간은 압권이었습니다. "사과를 받았으니 됐다"고 아름답게 화해하는 기막힌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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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그동안 박명수와 정준하는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이 화합해 콤비를 이룰 것으로는 좀처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슨 화학작용을 이뤘는지 물과 기름이 어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리적인 결합보다 화학적인 조화는 위력이 더 클 겁니다. 메이저리거 박명수와 정준하가 '무한도전'의 새로운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2009/10/20 06:37 2009/10/20 06:37
29일 방영된 '무한도전'은 독특한 구성이었습니다. 여름방학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멤버들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예전 유년 시절에 즐겨하던 게임들을 함께 재현하며 아련한 추억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멤버들이 동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흐뭇한 장면들이 곳곳에서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째 '무한도전'답지 않다는 생각도 은연 중에 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까지 방송된 '서바이벌 동거동락 특집'이 평소 '무한도전'의 모습과 달라 약간의 생소함을 느꼈던 저로서는 생소함의 연속이 조금 아쉽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막판 30분 남짓을 남기고 실망감을 완전히 해소시키는 깜짝 기획이 등장했습니다. 1학기 예능 성적표의 공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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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평가에 의해 '무한도전' 멤버들의 올 상반기 활약상을 평가한 것이었죠. 시청자에게 평가를 맡긴 점에서 쌍방향 소통의 의미를 부여한 의미심장한 대목이었습니다. 단순히 누가 인기 있고 없고를 떠나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획이었습니다.

결과는 전반적으로 큰 점수 차이는 없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박명수 유재석 노홍철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정준하 길이 중위권, 전진 정형돈이 하위권에 머문 양상이었네요. 점수도 점수지만 분야별로 내려진 평가 내용이 의미심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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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반적으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박명수부터 살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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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 음악 미술 세과목이 수, 도덕과 체육이 우로 호평을 받은 반면, 국어와 자연이 가를 받았네요. 공격적인 말투에 대해 지적을 받았고, 간염 투병을 한 점 등이 감점 요인이 된 분위기였습니다. 총평에서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는 노력과 기부 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노력은 박명수를 대표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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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반장 유재석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평가는 박했다는 느낌입니다.

국어와 자연이 수, 사회 음악 체육이 우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도덕 산수 미술 등은 미로 평균에 그쳤네요. 무서울 정도로 예의 바르지만 지켜봐야한다,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타이트한 의상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등이 평균점에 머문 요인입니다. 어째 좀 그렇죠. 더 높은 점수를 받아도 되는데 박하게 점수를 매겼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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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은 뜻밖에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예능인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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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와 음악이 수, 국어와 사회 우로 호평을 받은 분야네요. 반면 자연은 양으로 평균 이하로 평가됐습니다. 도덕 미술 체육이 평균 수준으로 분류됐고요. 거짓말을 자주한다는 평가는 노홍철 스스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인 노홍철과 예능인 노홍철의 괴리감이 크다는 평가도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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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하는 특유의 성실함 덕분에 중상위권으로 분류됐습니다.

자연이 수, 음악 미술 체육이 우, 주로 몸으로 하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죠. 국어와 산수는 양이고, 도덕도 미에 그쳤네요. 생색을 잘 낸다, 머리 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대인 관계의 단방향성 등이 점수를 까먹은 부분입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평가는 우호적입니다. 기본적으로 갖춘 자질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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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들어온 돌 길은 의외로 선전했습니다. 항상 논란이 되면서도 중상위권으로 분류될 정도면 고정 멤버를 욕심내도 될 만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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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수, 사회와 음악이 우로 우수하게 평가된 반면, 국어는 양이네요. 도덕 산수 자연 체육 등이 골고루 평균 점수를 받았습니다. 주얼리 박정아와 사귀는 점에서 여러 분야에서 점수를 얻었습니다. 빠른 적응력도 점수를 얻었네요. 다만 언어 사용 분야에서 점수를 까먹었습니다. '무한도전'이 바른 언어 사용에서 방송통신위로부터 지적 받은 일이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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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에 분류된 전진은 겸허하게 평가를 수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존재감에 있어서 지적을 많이 받아온 점이 평가에 반영된 듯 하거든요.

자연과 음악은 수, 체육이 우 등 몸으로 하는 분야에서는 거의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도덕 사회 양, 국어 가 등은 생각해야할 부분입니다. 결석률이 높다,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등의 평가는 전진이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되짚어봐야할 대목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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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의 하위권 분류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시청자의 평가는 냉철했습니다.

수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나마 우도 음악 하나네요. 도덕 국어 산수 사회 체육 등이 평균에 그쳤고, 자연은 양, 미술은 가였습니다. 웃기지 않는 개그맨이라는 이미지에 안주한다는 총평이 매섭습니다. 전반적으로 평균은 되지만 확실히 돋보이는게 없다는 점은 돋보이는 예능인으로 올라서기 힘든 요인으로 평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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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예능성적표는 멤버들이 지금까지 활동을 돌아보고 더 좋은 모습으로 하반기 활약을 다짐하는 듯한 자리였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반성은 더 좋은 '무한도전'으로 이어질 계기가 되겠죠. '개학'이라는 자막과 함께 환호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더 많은 웃음과 즐거움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2009/08/30 12:22 2009/08/30 12:22

요즘 예능계는 2강 체제가 확실하게 구축된 양상입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확고부동한 1인자로 확고부동하게 자리를 굳혀가는 가운데 이경규 김국진 신동엽 남희석 이휘재 등이 1인자급으로 명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 외에 2인자급들은 2인자 자리를 지키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2인자급으로 진입하려는 예능계 신예들의 발돋움이 두드러지고 있거든요.

그런 와중에 2인자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박명수의 요즘 행보는 의미심장합니다. 현 상황에서 2인자의 살 길은 1인자급으로 발돋움하는 게 최선일 겁니다. 박명수는 그다지 발돋움하려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은인자중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죠. 그런데 뭔가 각별한 의미들이 엿보입니다. 은연 중에 툭툭 던지는 예능 철학이 심오한 의미들을 담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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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몇개월 동안 박명수는 '무한도전'에서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급성 A형 간염과 황달 증세로 휴식을 취해야 했기에 몇회 동안 전면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 특집에선 조기 탈락의 충격을 맛봐야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뒷전에 밀려 있는 듯한 분위기라고 봐야겠죠. 분위기상으로는 2인자에서도 뒤쳐지는 양상이라고 봐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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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간혹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철학을 담아낸 표현들은 예능에 뛰어든 연예인들이 금과옥조로 삼아도 충분히 의미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우스개소리로 들렸고 우스개소리로 포장된 것도 사실입니다. 별것 아닌 개똥철학처럼 여겨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웃고 넘겨선 안되는 내용이었습니다. 1인자를 넘어 은거중인 고수의 한마디라고 할까요.

몇몇 사례를 돌아보겠습니다. 우선 '소원을 말해봐'편에서였죠. 박명수는 유재석과 함께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나머지 멤버들이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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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한마디 '툭'하고 던졌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는 한마디였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당한 때'라는 격언을 패러디한 말처럼 여겨지며 헛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찰라였죠. 그런데 이어진 한마디는 의미심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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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시작해라." 늦었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당장 시작하라는 의미죠. 별거 아닌 이야기인 것 같지만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박명수는 10년 이상의 무명 설움을 겪은 개그맨입니다. 30대 후반에야 스타 예능인으로 대우 받게 됐습니다. 늦었다면 매우 늦은 시기였죠. 그는 늦었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뭔가 행동에 옮겼기에 지금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겁니다.

결국 "늦었다고 생각할 땐 너무 늦은 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는 말은 자신의 삶에서 우러난 깊은 예능 철학을 담은 의미심장한 한마디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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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에서 조기 탈락한 뒤 방구석에 틀어박혀 울분을 토할 때에도 처음엔 투정 정도로 받아들여져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뒷전에 쳐진 중년의 투정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요즘 예능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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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계에 진출해서 두각을 나타내려는 신예들에 대한 따끔한 질타였죠. 예능은 출연자들이 웃으며 즐겨야 시청자도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데, 요즘 추세는 너무 지독하다는 의미였죠. 즐기는 예능이 아닌 일의 개념이 돼버렸다는 지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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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예능은 조금 독합니다. 폭로와 독설이 난무합니다. 예능을 일로 여기다 보니 너무 치열해졌고, 여유로운 웃음이 잠식당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일 찾으러 온 애들!"이라는 박명수의 한마디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고 보면 박명수는 은근하게 예능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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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동거동락에서 출연자들이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치열하게 게임에 임하는 동안 여유럽게 돋보기로 불을 피우는 모습을 보여줬죠. 결국 불을 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요리를 하려면 불을 피우는게 필수적이죠. 박명수는 여유롭게 반드시 해야할 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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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서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때도 해변가에서 어슬렁거리며 멱을 감는 여유로움을 보여줬습니다. 이러다 보니 팀에서는 불필요한 인물로 꼽아 탈락 대상자로 꼽긴 했습니다. 그러나 시청자에겐 가장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한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탈락자들이 모여 함께 한 '마이너리그'도 유쾌한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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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자는 소외되고 떠나야 하는 기존 서바이벌의 맹점을 재치있게 짚어준 대목이기도 했죠. 당당하게 마이너리그를 외치는 박명수의 모습에서 소외된 사람도 뭔가 기여하고 보여줄 게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했다면 조금 '오버'겠죠.

그러고 보면 박명수는 은연 중에 많은 의미를 보여주는 예능인입니다. 원하지 않지만 등 떠밀려 하는 기부천사는 박명수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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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의 급성 간염 덕분에 '무한도전'의 출연진과 제작진은 건강검진을 받는 혜택을 입었습니다. 본의 아닌 기부천사의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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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인도 산재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각서를 통해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부상 위험 속에서 웃음을 만들기 위해 일하면서도 안전장치는 별로 없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 되겠죠.

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의 제작진은 박명수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명수의 개똥철학은 단순히 웃음을 만드는게 아니라 통렬한 풍자를 담고 있습니다. 1인자 뒤에 숨은 배후의 실력자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9/08/22 12:10 2009/08/22 12:10

지난 8일과 15일 방송된 '무한도전-동거동락'은 기존 '무한도전'과 비교해 이색적인 형식이었습니다. 많은 인물이 출연한 점에서 기존 '무한도전'과 많이 달랐습니다. 멤버들의 도전이라는 기존 형식을 탈피해 여러 출연자들과 경쟁하며 생존에 도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일단 정형돈 정준하 박명수 등 기존 멤버가 연달아 탈락해 '무한도전'의 성격이 많이 퇴색되고 있습니다.

이번 '서바이벌 동거동락'편에 출연한 게스트들은 전체적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출연 경험이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이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하는 무대가 되는 의미도 있습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생생한 버라이어티 정신을 보여주는 능력을 발휘하는 경연장이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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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 돋보인 인물이 한명 있었습니다. '개그 콘서트'에서 주로 활약한 개그맨 박휘순이었습니다.

박휘순은 동작 및 자세 하나하나와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태도 등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에 비상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았지만 한결같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2주에 걸쳐 한결같이 마치 터주대감처럼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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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지난 주 박휘순의 활약상을 돌아볼까요. 포미닛의 '핫 이슈'를 몹시 거북한 댄스와 함께 선보였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좌중을 장악하는 비상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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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박휘순에게 바로 '역한 남자'라는 별명을 선물했습니다. 너무 잘 어울리는 별명이었죠. 이후 박휘순은 다양한 방면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역량을 발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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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박휘순이 '빅 재미'의 문을 연 순간은 허허벌판에서 큰일(?) 치르기였습니다. 쉽게 말해 대변 보기죠. '잘생긴팀'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 박휘순은 저만치 떨어진 동산 뒤켠에서 응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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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잠시 후 박휘순은 삽을 들고 응가를 꼼꼼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머문 자리마저 아름다운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준거죠. 여유롭고 은은하게 처리를 마쳤다는 '오케이' 사인까지 보냈습니다. 비상한 폭소를 제조하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고수의 기운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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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순은 동료들과 관계에서도 유쾌한 모습의 연속이었습니다. 못생긴팀 소속인 박휘순은 잘생긴팀의 저녁 식사 준비에 끼어들어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아무런 사심이 없음"을 강조하는 모습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진수처럼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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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허술한 듯한 박휘순은 나머지 출연자들에게는 조롱의 대상처럼 여겨졌죠.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길이 이간질에 나선 결과 나머지 멤버들도 은근 슬쩍 박휘순을 탈락 후보로 몰아가는 양상을 보였죠. 그러나 박휘순은 불쌍한 웃음 컨셉트로 은근히 넘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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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명수는 숨은 고수를 알아보는 눈치였습니다. 바로 박휘순을 다음 탈락자로 지목했죠. 탈락시켜야 한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그러나 박휘순은 허술한 듯 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탈락 후보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역시 무시못할 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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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은 분장쇼였습니다. 박휘순의 분장은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웃음을 만들어냈습니다. 고수의 풍모를 모처럼 제대로 과시하는 순간이었죠. 중요한 점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고수임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허허실실의 진수를 보여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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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분에 걸쳐 준비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공력을 과시했건만, 나머지 경쟁자들은 그저 웃음으로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최후의 생존자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 박휘순일 거란 생각은 미처 못하는 분위기죠. 그저 끈끈한 생명력이 있다고 여기는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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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박휘순은 어떤 프로그램에서든지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두드러지진 않으면서도 탄탄하고 강인한 인상을 남긴거죠. '개그 콘서트'를 비롯해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상상 플러스' 등 대부분 출연 프로그램에서 돋보이진 않으면서 묵직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면 단연 박휘순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출격 즉시 강자로 떠오를 숨은 고수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2009/08/16 11:17 2009/08/16 11:17
요즘 오락 프로그램의 경향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 버라이어티로 나뉠 수 있을 겁니다. 이들 중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우 무언가 의미있는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주된 추세입니다. 그런 추세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프로그램은 물론 '무한도전'이겠죠. '무한도전'은 별것 아닌 듯 보이는 장면에도 의미를 담는 묘한 힘을 보여줬습니다.

8일 방송된 '서바이벌 동거동락'편은 바캉스 특집이라는 부제답게 '무한도전'이 바캉스를 떠난 느낌이었습니다. 서바이벌에 도전하는 의미야 지니고 있지만 '무한도전'다운 도전은 아닌 듯 싶고요. 그 동안 의미있는 도전들을 하느라 애를 좀 먹었으니 이번엔 몸으로 떼우는 도전으로 머리를 푹 식히겠다는 의도가 담긴 듯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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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선 '무한도전'의 바캉스라고 봐야할까요. 그러다 보니 기존의 '무한도전'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향도 보여줬습니다. 물론 '3D 예능'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생고생 버라이어티의 경향은 이어졌습니다만. 무의미하게 웃음을 쥐어짜려는 듯 보인 점에서 '막장'이 가미됐다고 할까요.

어쨌든 '무한도전'이 막장에 뛰어드니 그것도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3D 막장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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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역대 최다 게스트를 출연시킨 점에서 기존 '무한도전'의 성격에서 벗어나있습니다. 게스트 선정도 왠지 무작위의 느낌을 주더군요. 그냥 '내키는대로'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손호영 박휘순 상추 배정남 양배추 등 그다지 조합으로 떠오르지 않는 게스트들이 '꾸역꾸역' 모여든 인상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의미심장한 대목은 있습니다. 여자 게스트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점이죠. 남자로만 출연진을 구성했을 때 흥미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 수 있을텐데 과감히 남자로만 출연진을 구성한 것은 '무한도전'다운 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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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출연진을 2개의 팀으로 나눴죠. 잘생긴 팀과 못생긴 팀으로요. 그런데 그다지 설득력은 없는 팀 분류였습니다. 잘생긴 팀에 못생긴 사람이 여럿 포함됐고(굳이 누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못생긴 팀에도 잘 생긴 사람이 몇몇 포함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대결 구도의 오락 프로그램이 팀을 나눌 때 이름만 거창하게 분류해놓고 실상은 전혀 이름과 상관없이 구성했던 점에 대한 패러디가 아니었나 보여지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은 의미를 부여하려면 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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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만 40~50분 지속되는 가운데 막장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18시간 동안 다른 아무것 없이 놀고 게임하는 설정이죠. 그것도 남자들끼리만요. 남자들끼리 모인 가운데 댄스 경연대회를 진행한 것은 정말 웃기는 막장이었죠. 그 중에 역시 최고의 막장은 박휘순의 기가 막힌 댄스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거북한 댄스 퍼레이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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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순에게 '역한 남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정말 적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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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동거동락'에는 최후의 생존자에게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작지 않은 상금인 만큼 의욕을 갖고 도전해볼만 하죠. 진짜 300만원을 걸고 하는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500원짜리 동전 6000개죠. 최후의 생존자가 돼도 가져가려면 애 좀 먹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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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송분에선 16명의 참가자 중 2명이 탈락했습니다. 탈락자의 면면이 제법 의미있습니다. 1차 탈락자는 정형돈, 2차 탈락자는 정준하였죠.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셈입니다.

제법 의미심장하죠. 비중 있는 스타들은 결코 탈락되지 않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날선 패러디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벌써부터 '무한도전' 애청자들은 고정 멤버 탈락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인공도 실력이 부족하고 운이 없으면 탈락하는게 당연함을 '무한도전'은 2연속에 걸쳐 제대로 보여준 점에서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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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무한도전'을 시청해 왔다면 대단한 편견일 것입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아닌 것 같은 대목에서도 무언가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에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듯 싶었지만 은연 중에 이런저런 의미가 있음을 보여줬네요. 3D 막장 예능을 표방하면서도 '무한도전'다운 무언가는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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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이제 도입부를 막 넘겼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어서 짜증이 좀 나기도 했죠. 정준하 정형돈의 탈락을 보며 본론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막장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에 대해서죠. 
2009/08/09 11:29 2009/08/09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