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블로그를 개설할 때 생각은 기사로 다루기 힘든 글을 써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기자는 드라마나 연기자 등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해야 하기에 쓰고 싶은대로 쓸 수만은 없습니다. 블로그라는 공간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였죠. 블로그 대문글도 '할말은 하고 살자'였습니다. 지금은 바뀌었습니다만. 요즘 생각이 좀 많아져서 바꾼겁니다.

할말을 하려다 보니 간혹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싫은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균형 감각 부족에 대한 비난이었습니다. 호감을 갖는 인물이나 작품에는 지나칠 정도의 찬사를 보낸 경우도 많았고, 반대의 경우도 제법 있었거든요. 그래도 기자 블로그이니 최소한의 균형 감각은 유지하려고 했지만 때때로 상실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객관적인 시각'. 기자에겐 매우 중요한 명제입니다. 기자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한 글을 써야하거든요. 그래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사를 써야한다는 생각에 항상 몰입해 있었고, 그렇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블로그의 포스팅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도 된다는 여지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한 작가분을 만난 뒤 객관적인 시각에서 글을 쓴다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노희경 작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얻게 된 교훈입니다.

노희경 작가와 저는 드라마나 연기자에게 상처를 주는 공격적인 기사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때때로 기자의 감정이 섞인 비난 기사로 대상에게 심한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자주 있거든요. 특히 몇몇 기자는 인터뷰 등 취재 협조를 안해주는 취재원에게 타당성이 결여된 공격성 기사를 남발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객관적인 시각의 결여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기자는 주관을 배제하고 기사를 써야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주관이 개입하기에 감정이 섞일 수밖에 없고 타당성을 잃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노희경 작가는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객관이 뭐냐?"고 반문하시더군요. 그리고는 "세상에 객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가 무엇이든 쓰거나 말하는 순간에 이미 주관이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미 기사를 쓰는 순간에 주관이 됐는데 객관을 지키려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였죠.

제가 지니고 있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이야기였습니다. 객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니... 그러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것일까.
노희경 작가는 "주관적인 글을 쓰라"고 이야기하시더군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주관적인 글을 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습니다. 무언가 의미심장한 이야기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의미 자체를 파악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노희경 작가의 말씀은 "많은 사람들이 객관의 탈을 쓴 주관적인 글은 쓴다"였습니다. 여기서 객관이라 함은 표면적인 중립성을 이야기하는 거죠. 그러나 정보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지식이 없기에 주관적인 글이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객관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공격적인 글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노희경 작가가 의미하는 주관적인 글은 결국 '정확한 글'이었습니다. 상황과 현실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 등에서 출발해 정확한 주관을 담아낸 글을 의미합니다. 어렵죠. 객관적인 시각에 만족하며 더 중요한 부분들을 망각하는 것보다 심원한 글쓰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희경 작가와 그런 이야기를 나눈 이후 기사 및 포스팅하기가 조금 어려워졌습니다. 정확한 지식과 정보에 대헤서는 제 능력이 미흡하다고 여겨져서... 가급적 비판은 하지 않는 주관으로 치우치게 됐습니다. 차라리 칭찬을 더 많이 하자고 생각하게 됐죠. 비판은 좀더 내공이 쌓인 다음에 하기로 하고요.
노희경 작가 이야기가 나왔으니 주옥 같은 작품들을 한번쯤 기억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내가 사는 이유'입니다. 이영애의 작부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이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죠. 배용준의 풋풋한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거짓말'입니다. 표민수 PD와 콤비를 이루기 시작한 걸작입니다.

'바보 같은 사랑'이죠. '허준'에 밀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아직까지도 수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입니다. 마니아 시청자의 지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독'은 이미숙과 류승범이 커플을 이룬 작품이었습니다. 표민수-노희경 콤비의 유일한 실패작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워'는 가족에게 바치는 감동적인 헌사였습니다.

'굿바이 솔로'. 윤소이 김민희 등 신예 스타들을 배우로 끌어올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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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작아지고 또 부끄러워집니다. 제 자신이..
노희경 작가님 말씀 저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글 읽다가 '부끄럽지 않는 주관적인 글', 그리고 '정확한 글'이라는 그 부분에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한동안 머물러 있었습니다.
저를 잠시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다시 '칭찬을 더 많이 하자'..라는 님의 생각부분에서 다시 또 한참동안 머물러 있었네요...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갑니다.
정확한 지식과 사실을 토대로 한 비판
이를 글로 담는일 아주 어렵운것 같읍니다.
올리신 글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