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님을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만큼 귀찮은 것도 없습니다
혹시나 비행기가 예정보다 빨리 도착할 수도 있으니 착륙시간 전에 가서 기다리는 건 기본.
하지만 비행기가 연착되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죠
공항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가 전광판에 착륙 표시가 나와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스타가 짐 찾고, 입국장을 빠져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해야 합니다
그런데... 결국 공항에서 하는 인터뷰라는 게 뻔하죠,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해당 스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도 않구요
가까이 붙어서 말이라도 들으려하면 사진기자들이 "비키라"며 소리를 지르곤 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들은 스타의 한 마디....
글쎄요,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니고, 의례적인 멘트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나마도 제대로 듣지 못해서 가까이에서 들었던 기자에게 다시 물어봐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주로 박지성, 이영표 등 해외파들을 이렇게 인터뷰할 때가 많죠
이런 사진들, 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겁니다

8월 3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해켓을 인터뷰하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호주 기자들과 섞여서요
알고 보니 세계 어느 나라나 기자들이 스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어수선한 환경에서 한 마디라도 더 듣겠다고 불쌍하게 달려드는 건 똑같더군요
호주체육회 관계자가 기다리는 동안 기자들이랑 농담따먹기 하고,
기자들끼리 잡담하고,
마감시간 걱정하고,
아아 이런게 지구 반대편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줄은 몰랐답니다

베이징 서우두공항 터미널2 게이트 앞에서 호주 수영대표팀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들
영상취재 기자들은 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1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불쌍하죠.

도착 예정시간인 오후 3시보다 1시간도 더 지난 후에,
드디어 저 멀리 해켓이 보입니다
지친 표정으로 기다리던 기자들, 벌떡 일어나서 함께 웅성거리기 시작

1시간도 더 기다렸는데, 해켓은 10초도 안돼서 슉, 지나가버리네요

퀵인터뷰가 시작되자 마이크가 몰려들고, 치열한 자리싸움에,
겨우 해켓 앞으로 간다고 뚫고 가긴 했지만 시끄럽고 어수선한 와중에 무슨 말이 들리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겨우 한 마디 들은 건 "세계선수권 우승자 박태환은 좋은 선수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준비했다. 이길 자신이 있다"는 내용뿐이었습니다.
아, 이것도 박태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젖먹던 힘까지 다해 귀를 기울인 덕분이었죠.
번개같은 인터뷰가 끝나고 옆에 있던 호주 기자에게 다시 물어봤더니 "나도 못 들었다. 지금 마감 시간이 급하다"며 가버리더군요
이런 모습,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어느 나라나 똑같아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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