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버스로 중국 여행을 하다가 내륙 지방 어딘가에 있는 휴게소에 내려서 말로만 듣던 '엽기 화장실'을 가 본 적이 있습니다. 칸막이도 없이 긴 나무판만 있고, 사람들이 앞 사람을 바라보며 일렬로 나란히 앉아서 '볼 일'을 보는 구조였죠.

그 충격이 컸던 걸까요. 왠지 모르게 그 이후로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그 엽기 화장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2008 베이징올림픽의 메인프레스센터(MPC) 화장실이 지저분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 했습니다. 아무려면 전세계 취재진이 모인 MPC에 그런 엽기 화장실을 만들겠습니까.

직접 MPC에 와보니 화장실 청결도가 상상 이상입니다. 게다가 전담 청결요원들이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중에서 건물 청소를 담당하는 이들의 일부가 하루종일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는 셈이죠.

여자 화장실 앞에는 늘 4~5명의 어린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까르르 웃기도 하면서 잡담을 합니다. 한 번은 어떤 외국 기자가 이들이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인 줄 알고 자원봉사자들 뒤에 한발짝 떨어져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더 놀랍습니다. 사람이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청소를 하는지, 화장실 안에 있는 휴지는 늘 청소를 마친 호텔방 휴지처럼 끝이 깔끔하게 접혀 있습니다. 이 것 참, 여기 중국 맞습니까.

화장실이 끝이 아닙니다. MPC는 또 한 번 중국에 대한 상식을 보기 좋게 깨뜨렸습니다. 지하 1층에 모여있는 식당이 바로 그 문제의 장소입니다. 중국에서는 요리를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으면 실례라고 하죠. "주인장의 손님 대접이 신통치 않다"는 시위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은 어딜 가나 음식의 양이 남겨도 좋을 만큼 많습니다. 음식값도 싸고요.

하지만 MPC에서 밥을 먹다 보면 그릇을 싹싹 비우는 정도가 아니라 그릇까지 씹어 먹어야 할 판입니다. 어떤 기자는 뷔페식으로 음식을 골라 먹는 식당에서 음식을 넉넉히 담았더니 120위안(약 1만8000원)이 나왔더라면서 분통을 터뜨리더군요. 뷔페 식당 옆에 햄버거 가게가 있긴 한데, 버거 크기가 한국보다도 작아 보입니다. 이 것 참, 여기가 과연 중국입니까.  


2008/08/07 12:05 2008/08/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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