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올림픽 개막식을 직접 본 건 물론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냐오차오(새둥지)'로 불리는 주경기장, 볼수록 참 멋진 것 같아요
들어가 보니 기자실도 엄청 넓군요
문제는 여기만 시원할 뿐, 관중석은 찜통이라는 점

경기장 설계가 정말 훌륭한 모양입니다
관중석에 앉았는데 거대한 경기장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아기자기하게 눈에 쏙 들어오네요
여기까지 사진을 찍고 "기자석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면서 자원봉사자에게 제지당했습니다

그리고 개막식 시작까지 식전행사를 보는데,
사실 이미 이때부터 너무 더워서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개막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북 치는 사람들 2008명이 알려준 카운트다운, 요정처럼 날아오른 사람들, 그리고 두루마리처럼 펼쳐지는 그림....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사실 이 이후로는 더워서 생각이 잘...)

나중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자기들이 더 감격에 겨워서 사진을 찍든 말든 제지하지 않더라구요
성화가 타오르는 순간을 기념으로 담아봤습니다

찜통 사우나 같은 관중석에 6시간 가까이 앉아서 일하랴, 구경하랴 했더니 나중에는 아무 생각도 안 났습니다만...
사실 개막식의 화려한 행사보다도 더 기억에 남은 건
중국 국가가 연주되고 오성홍기가 올라갈 때 눈시울을 붉히던 자원봉사자 학생들이었습니다
촌스럽긴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낯익고 친숙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보는 내내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저는 그날 오전에(오전인지 낮인지, 암튼 훤한 대낮에 했었죠, 88 올림픽 개막식은...) 온가족이 모여 앉아 TV로 개막식을 봤습니다

한강과 잠실 주경기장을 공중에서 찍은 그림과 굴렁쇠 소년, 성화를 건네던 손기정 옹과 임춘애 선수 등, 그리고 엘리베이터처럼 설치된 성화점화대를 타고 올라가서 최종 점화한 일반 시민들...
그 때 나는 '아,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들어서는구나'하는 생각에(왜 그런 생각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막 감격하고 그랬습니다
2008년 8월 8일, 무더운 냐오차오에 배치돼서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개막식 내내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하던 자원봉사자들,
그들을 보니까 왠지 20년 전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중국은 한국이 발전한 속도 이상으로 발전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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