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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는 취재 기자들이 벌이는 '취재 전쟁'의 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속을 들여다 보니 조금 달랐습니다. MPC는 각국 올림픽위원회(NOC)가 펼치는 '홍보 전쟁'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베이징 MPC 건물 안에는 각국 NOC도 비용을 지불하고 사무실을 마련했습니다. 미국은 가장 널찍한 사무실을 자랑합니다. 이 곳에는 종목별 안내 책자와 간단한 다과가 놓여 있습니다. 농구와 수영 안내 책자를 보니 웬만한 프로 스포츠 연감을 뺨쳤습니다. 역대 미국의 올림픽 성적을 비롯해 미국 외 해당 종목 경쟁국의 성적, 대표선수들의 상세한 프로필이 갖춰져 있습니다.

호주는 대회 개막 전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MPC의 작은 기자회견장을 빌렸습니다. 하루씩 돌아가면서 각 종목의 주요 선수들이 간단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취재진들이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고, 선수들도 오히려 훈련 시간에 취재진이 방해하지 않으니 편안해 하더군요. 대회 개막 전 대부분의 인터뷰가 차단됐던 한국과 대조적이었습니다.

미국과 호주 등 선진국에는 각 종목별로 미디어 담당관이 있습니다. 이들은 저처럼 영어가 서툰 기자가 전화를 해도 천천히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취재 요청에 대응하는 시스템입니다. MPC 안에는 이들뿐 아니라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등 수많은 나라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올림픽위원회(대한체육회)의 '코리아 하우스'는 어디에 있을까요. MPC에서 멀리 떨어진 베이징 시내 호텔에 있습니다.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따면 경기를 마치고 이 곳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합니다. 외국 취재진은 찾아갈 엄두도 내지 못할 뿐더러 별도 기자회견에 대한 안내는 한국 기자들에게만 합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베이징에서 연일 메달을 거둬들이고 있는 한국이 과연 올림픽 중에 열리고 있는 '홍보 전쟁'에서도 톱10에 들어갈까요.

이런 현실에 대해 대한체육회 만을 비난하기도 어렵습니다. 체육회 관계자는 "시내 호텔에 따로 코리아하우스를 마련한 건 인터뷰할 때 노출되는 인터뷰월 스폰서 때문이었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습니다. MPC 안에는 대회 공식스폰서 외의 제품 로고를 노출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MPC 밖으로 나갔던 겁니다.

'결국 돈 때문이냐'고 씁쓸해 하기도 어렵습니다. 국내에서 아마추어 종목은 4년에 한 번 올림픽 때만 '반짝 인기'를 누립니다. 이 때 단 한 번 몰려드는 각 업체의 스폰서 요청을 '국제 홍보가 중요하다'며 단칼에 거부할 수 있었을까요. 또한 국내외 미디어 앞에서 입을 닫아버리는 올림픽 스타들의 마음 속에는 일시적인 관심에 대한 부담, 꼭 올림픽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는 게 아닐까요. 우리의 '반짝 관심'이 스포츠를 통해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장애가 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베이징에서

2008/08/22 20:27 2008/08/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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