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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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못쓴 얘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26 무라카미 하루키가 본 시드니올림픽 야구
  2. 2008/09/23 김성근 SK 감독, 정말 무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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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까지 이어지니 보는 쪽도 지친다. 투수전이기에 파울만 많다. 긴박한 시합임에도 시합 도중에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다. 기자석에 있던 미국인 기자(흑인)는 질렸는지 TV로 농구 시합을 구경한다.
응원단은 미국인보다 일본인이 훨씬 많다. 곳곳에 일장기가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은 호주 관중이다. 조금은 어리둥절한 표정. 룰을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외야의 대형 화면에 설명이 나온다. 예컨데 더블플레이가 있으면 '방금 더블플레이가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해 준다.
야구는 그다지 인기가 없고 입장료가 싸니까 뭔가 올림픽경기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이 '야구나 보지, 뭐. 룰은 잘 모르지만' 이런 생각으로 온 것 같다. 아이들을 데려온 아버지들도 많다. 호주의 올림픽 야구팀이 뜻밖에 강해서 나중에 야구의 인기도 점점 올라갔지만. 여하튼 관중은 야구장의 분위기를 즐기는 듯했다.
7회가 되자 관중들이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친다. 물론 호주인도 따라한다. 관중석에서 파도타기(목적이 불명이긴 하지만)도 일어난다.


시합 이상으로 훌륭했던 것은 구장이다. 정말로 깜찍한 구장. 우선 크기가 아담하니 좋다. 수용 인원은 1만5천 명 정도. 거대 구장이 뿜어내는 으리으리함은 없지만 관중석의 경사가 완만해서 포근한 느낌을 준다. 외야까지 천연 잔디가 깔려 있다. 게다가 오후의 시합. 오후 시합 좋지.
'야구는 이래야지.'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화장실과 매점도 많아 일일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맥주와 간단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도 있다. 좌석은 널찍하다. 올림픽이니까 당연한 얘기지만 화려한 광고도 없다. 방송도 필요한 정보만 나온다. 시끄러운 응원가도 없다. 그저 야구 선수는 야구를 하고 관중은 그걸 보며 각자 응원할 뿐이다.
이런 구장이 일본에 있다면 매일같이 갈텐데. 그런데 희한하다. 일본에서 거의 사라진 '원래 이래야 할 야구장'이 호주에 있으니 말이다.
어디선가 새가 날아와 우익수 옆의 천연 잔디를 걷는다. 조그만 구름 조각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유유히 흘러간다.
'그래, 바로 이거야.'
언제부터 이상하게 되어 버린 걸까? 언제부터 야구장이 시끄러운 최첨단 놀이동산으로 변질되어 버린 걸까?



----- 무라카미 하루키 <승리보다 소중한 것> 中


*** 설 연휴 동안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관련 다큐 프로그램을 봤다. 갑자기 떠올라서 옮겨봤다. 베이징올림픽 출장을 다녀온 지 얼마 안돼서 이 책(무라카미 하루키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취재를 다녀와서 쓴 에세이)을 읽었는데, 이 대목뿐 아니라 '아, 정말 그래' 하는 부분이 많아서 웃었다.
사진은 베이징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렸던 우커송야구장.


 

2009/01/26 18:55 2009/01/26 18:55
기사에 못쓴 얘기 2009/01/26 18:55 by kyong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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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우신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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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가보네....
2008/09/23 14:09 2008/09/23 14:09
기사에 못쓴 얘기 2008/09/23 14:09 by kyong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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