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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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당했다 - 여자 나이가 아니라 기자 나이 묻는 건데요

2002년 한.일 월드컵 광풍이 거셀 때였다.
7월이 되자마자 K리그 인기도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얼떨결에 안양 LG 담당이 되어 이영표 선수에게 담당 기자가 됐다는 인사차 전화를 했다

나 : 안녕하세요. 저는 일간스포츠 누구누구입니다. 안양 LG 담당 맡았는데, 잘 부탁드립니다

(중간 생략)

이영표사마 : 아 네.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나 : (써글, 나이는 왜 물어) 어머, 여자 나이는 왜 물으시나요

이영표사마 : 저는 여자 나이가 아니라 기자 나이를 묻는 겁니다

나 : (최대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너보다는 누나거덩요

(이하 생략)

** 이영표사마는 시종 퉁명스럽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끊기 전 마지막으로 "이영표 선수 땜에 교회에 다니려 한다"고 말하자 마자 갑자기 "누나, 교회 열심히 다니세요"라고 말했다
당시 나는 이런 바보같은 기사도 썼다

http://www4.hankooki.com/sports/200208/s2002082110331620110.htm


두번째 당했다 - 기사는 써 주는게 아니라 쓰는 거죠

2002년 여름, 안양 LG는 우승 후보로 손색 없는 탄탄한 전력이라는 평이 무색하게 정상권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었다. 한 번은 뭔가 물어보려 전화를 했는데 이영표사마가 심각하게 따지고 드셨다

이영표사마 : 요즘 제가 일간스포츠를 열심히 보는데요, 우리팀에 신인들이 정말 잘 하는데 기사가 왜 안 나오나요

나 : 저도 신인들 기사 써주고 싶어요. 그런데 하도 월드컵 스타들 위주로만 신문을 만드니 자리가 있어야 말이죠.

이영표사마 : 말씀은 똑바로 하셔야죠. 기사는 써 주는 게 아니라 쓰는 겁니다

나 :

** 그 뒤로 '기사 써 준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영표 사마, 자기가 무슨 홍보 담당자도 아니고 참... 그러나 나는 이런 바보 같은 기사를 열심히 쓰고 또 썼다

http://www4.hankooki.com/ds_soccer/200207/s2002073014471322510.htm


세번째 당했다 - 저는 아시안게임 대표가 아니라 남북통일축구 대표입니다

이영표사마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는 게 99% 이상으로 유력할 때였다. 아직 와일드카드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2002년 늦여름, 남북통일축구에서도 관심은 온통 아시안게임 대표였다. 월드컵 4강팀인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못 따면 말이 되느냐, 하는 분위기에 선수들 부담감도 컸다. 당시 남북 통일축구가 열리기 하루 전날 이영표사마에게 물었다.

나 :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당연하다는 기대감 때문에 부담이 되진 않나요

이영표사마 : 저는 아시안게임 대표가 아닙니다. 남북통일축구 대표입니다

(그런데 이 때 S스포츠지 J기자가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J기자 : 이영표 선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당연하다는 기대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나요

이영표사마 : (J기자 얼굴 한번,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저는 아시안게임 대표가 아닙니다. 남북통일축구 대표입니다

**이영표사마는 이 말을 하고 다시 한번 우리를 한심하게 바라본 뒤 유유히 사라지셨다. 하지만 이영표사마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되셨고, 아시안게임 4강 이란전 승부차기 실축으로 후배들의 병역혜택 꿈도 날려버리셨다

별로 관계 없는 기사지만 이런 것도 썼더랬다
http://www4.hankooki.com/ds_soccer/200208/s2002082623300322510.htm

벌써 4년이나 지난 이야기들이다. 지금은 이영표사마와 개인적으로 전화통화하는 건 꿈도 못꿀 이야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월드스타 아닌가.

왜 옛날 이야기를 끄집어 내느냐는 태클은 정중히 사절

2008/07/29 16:46 2008/07/29 16:46
조인스블로그 옛날글 2008/07/29 16:46 by kyong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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