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 In My Neck.
민망하게 목에 반창고를 붙이고 생각한다.
병이란 건...
기본적으로 중용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거겠지. 양 극단의 여러가지 반응이 몸을 해친다.
병원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병원이란 곳은 아무리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사람들이 친절해도...
법원이나 경찰서나 뭐 이런 곳처럼.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곳이란 생각을 합니다.
가능한 그 장소에 갈 일이 적은 게 좋은 거죠.
반대로는...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이 아무리 상업주의로 치장된 곳이라 해도
만들어진 즐거움만으로도 어느 정도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인것처럼요.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며..."
"스트레스가 제일 안 좋아요"
그럴 때마다 좀 분통이 터지는 게
정글 같은 21세기를 뚫고 가야 할 사람들이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하단 말입니까.
다만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한다면 혼자 생각해 보는 거죠.
좀 더 표현하거나
아니면 좀 더 둔감해지거나.
어차피 모든 걸 표현하고 이해받을 수는 없으니까, 어느 정도는 둔감한 성격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보호하고, 타인에게도 예민해지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전 종종 이런 생각을 해요.
내게도 만일 언젠가 나의 아이가 생긴다면
책을 읽히지 않을테고. 읽힌다 해도 과학서적이나 건조한 책을 읽히고... 아이는 꼭 이과계열로 진학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
아이가... 감수성이 좀 무뎠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게 살아가기 편하지 않을까.
감수성이나 예술의 힘이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때도 많지만
요즘은... 대게 그런 것들이
사람을 센티멘탈하게 만들고, 내면으로 침잠하게 하는 구석이 있지 않나 생각하는 겁니다.
작은 것에서도 더 많은 것을 느낀다 해서 꼭 행복할까. 회의가 들 때도 있어요. 진지하거나 예민하다는 게 결코 미덕일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절망 같은 것.
생각하거나
자신의 느낌을 간직할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런 것이라면
적당히 외부의 자극에 둔한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쉽게 잊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일상 조각모음'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8/07/19 Pain In My Neck-병원에서... 예민과 둔감 사이
- 2008/06/22 낯선 느낌이 그리울 때-광화문 씨네큐브
- 2008/06/20 젤리피쉬가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2)
어느날 문득, 낯선 느낌이 그리워질 때.
혼자 영화를 봐도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공간이 그리워질 때.
그럴 때면 난 훌쩍 버스를 타고 광화문 씨네큐브로 간다.
그곳에서 상영하는, 발음이 어려운 낯선 땅에서 온 영화도 그렇고,
광화문에서 서대문쪽으로 향하는 넓은 길에 부는 바람도 그렇고.
씨네큐브로 가는 길은 언제나 낯설어서 상쾌하다.

최근 이 조형물이 거리쪽으로 한 발 앞 전진한다고 하죠.
저 조형물의 의미는 뭘까. '노동하는 인간'일까? 어쨌든 저 조형물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날은 국내 최초 실사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그녀는 예뻤다'를 봤다. 영화 감상평은 다른 포스팅에 따로.
영화를 보고 나오니, (아래) 흥국생명 빌딩 앞의 가로등에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비가 오기 전의 습기 머금은 바람. 그 바람이 덜 마른 내 머리카락을 간질이던 날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씨네큐브를 찾은 건, 아마 2003년 어느 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퀴어영화제'를 씨네큐브에서 처음으로 본 후, 난 씨네큐브에서 꽤나 많은 영화를 봤더랬다.
프랑스영화제 기간엔 '권태'와 '잠시 후'를,
'여자. 정혜'도 이곳에서 봤고.
홍상수의 몇몇 영화들도 씨네큐브에서 봤더랬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항상 건널목을 건너 서울역사박물관 근처를 한 바퀴 휘 돌았다.
박물관 앞의 자그만 광장(?)과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빨간 공중전화부스도 마음에 든다.

씨네큐브.
다음엔 어떤 영화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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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나 처음.
젤리피쉬가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 )
본격적인 블로그를 운영해보는 건 처음.
필명을 뭘로 지을까 고민했는데
알고보니 제가 외강내유형 인간이더라구요.
겉은 딱딱한데
속은 흐물흐물.
내 마음이 해파리처럼 흐물거린다고 해서
젤리피쉬로 필명을 지었삼.
유월 햇살 아래 헤헤거리며 웃고 있다가도
곧잘 침울한 심해를 유영하는,
젤리피쉬의 유난한 감성세계로 익명의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시작해 보아요-*

jipoman 2008/06/20 14:05 # M/D Reply
젤리피쉬!! 예전 한창 웹진 열풍이 불때 친구랑 둘이 만들어보자며 이름을 '젤리피쉬'라고 지었었어요. 그때 당시는 젤리피쉬를 해파리라는 의미보다는 '의지박약아'라는 뜻으로 썼었거든요. 결국 이름처럼 끝까지 해보지도 못하고 접었어요. ^^;; 젤리피쉬님! 저희의 꿈을 이뤄주세요~^0^
lychee 2008/06/20 14:39 # M/D Reply
우왕ㅋ굳ㅋ 제 블로그의 첫 손님 지포맨님... ㅋ 저도 종종 블로그에 놀러갈게요~ ㅎ
그닥 대중적인 블로그가 되진 못할 듯 ;ㅁ;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쓰게 될 것 같아욤 ㅋ
자주 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