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낯선 느낌이 그리워질 때.
혼자 영화를 봐도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공간이 그리워질 때.
그럴 때면 난 훌쩍 버스를 타고 광화문 씨네큐브로 간다.
그곳에서 상영하는, 발음이 어려운 낯선 땅에서 온 영화도 그렇고,
광화문에서 서대문쪽으로 향하는 넓은 길에 부는 바람도 그렇고.
씨네큐브로 가는 길은 언제나 낯설어서 상쾌하다.

최근 이 조형물이 거리쪽으로 한 발 앞 전진한다고 하죠.
저 조형물의 의미는 뭘까. '노동하는 인간'일까? 어쨌든 저 조형물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날은 국내 최초 실사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그녀는 예뻤다'를 봤다. 영화 감상평은 다른 포스팅에 따로.
영화를 보고 나오니, (아래) 흥국생명 빌딩 앞의 가로등에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비가 오기 전의 습기 머금은 바람. 그 바람이 덜 마른 내 머리카락을 간질이던 날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씨네큐브를 찾은 건, 아마 2003년 어느 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퀴어영화제'를 씨네큐브에서 처음으로 본 후, 난 씨네큐브에서 꽤나 많은 영화를 봤더랬다.
프랑스영화제 기간엔 '권태'와 '잠시 후'를,
'여자. 정혜'도 이곳에서 봤고.
홍상수의 몇몇 영화들도 씨네큐브에서 봤더랬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항상 건널목을 건너 서울역사박물관 근처를 한 바퀴 휘 돌았다.
박물관 앞의 자그만 광장(?)과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빨간 공중전화부스도 마음에 든다.

씨네큐브.
다음엔 어떤 영화를 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