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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30 누가 내 아비를 이렇게 만들었나? -김숨,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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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사막에서 육 년을 있었다. 그리고 중동에서 돌아오자마자 백수가 되었다. 아버지는 백수가 되기 위해 그토록 뜨겁고 지루한 사막을 묵묵히 건너온 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백수로 지내는 동안에도 식빵과 계란 프라이로 허기와 막막함을 채우곤 했다. ...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베풀 수 있었던 것은 소금과 설탕을 뿌린 한 장의 식빵! 식빵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얘야. 네가 방금 말이다. 아버지, 하고 부르지 않았냐......?"
 "......"
 "아버지, 하고 부르지 않았냐......?"
 자식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없는 방. 방 한가득 차오르는 본드, 본드냄새. 그건, 어머니가 부업으로 혁띠 만드는 일을 하기 때문. 본드, 본드 냄새.
 중동에 나갔던 아버지는 돌아오지만 그가 가지고 온 건 삶의 푸릇푸릇한 향이 아니라 사막의 모래였다.
 문을 아무리 꼭 닫아도 어디든 들러붙어 숨막히게 가족들을 조이는 그 모래는 쓸쓸하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건
 텁텁하게 소금과 설탕이 범벅된 한 장의 식빵,
 내지는 이삿짐보다 모래가 먼저 더 쌓여버리는 트럭이었다.
 
 누가 내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었나? 누가 내 아비를...?

 그 시대가 그랬다거나
 세월이라거나
 이런 답변은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다만, 아이들은 부모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떠밀리듯 어른이 된다.
 그러면서 얼마간 부모를 닮아간다.
 
 마치 소설 속 아비의 아들이 결국 아비의 트럭 운전대를 잡은 것처럼.

2008/06/30 16:15 2008/06/30 16:15
밑줄 그은 소설 2008/06/30 16:15 by lyc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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