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7년 3월 15일 일간스포츠 홈페이지에 게재된 포토스토리입니다.
[포토스토리] 코트를 지휘하는 분홍거미- 흥국생명 이영주
'얼짱군단'·'미녀군단'등등. 흥국생명 여자배구단을 부르는 명칭에는 항상 이같은 수식이 따른다. 황연주·전민정 등 미모의 선수들이 유난히 눈에 띠는 흥국생명은 실력과 함께 인기 역시 다른 팀을 압도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2006~2007 힐스테이트 프로배구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큰언니이자 살림꾼인 세터 이영주는 이같은 팀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빼어난 외모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 여기에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은 동료들과 함께 팀의 승리를 이끌어내고 있다.
코트에서 만나는 그녀는 화려한 의상도, 메이크업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땀에 흠뻑 젖어 소리를 지른다. 맨몸으로 바닥을 구르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잔뜩 인상을 쓰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이 그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진정한 미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 먹이를 노리는 거미의 날카로움
경기 도중 상대방을 노려보는 그의 눈빛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상대가 서브를 하는 순간, 머리속은 이미 복잡하게 움직인다. 상대편의 수비와 공격 방향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리시브한 공을 누구에게 어떻게 토스할 것인가? 상대방의 허점은 어디인가?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그의 감각적인 판단은 팀을 승리로도 패배로도 이끈다. 재작년 라이트 공격수에서 포지션을 욺긴 이후, 이제는 국내 최정상의 세터라는 평을 듣는다.
흥국생명의 황현주 감독은 정규시즌을 마치면서 " 공격수에서 세터로 포지션을 바꾼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제 역할을 잘 해줘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 고 칭찬한다. 황 감독 자신이 세터출신이라 훈련이나 경기시에 이영주에게 많은 주문을 한다.
공격수 출신의 세터라는 점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공격수 출신답게 강한 서브와 공격적인 볼배급으로 경기를 이끌기도 하지만, 가끔은 무리한 공격라인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황감독에게 유난히 야단을 많이 맞는다는 이영주는 한층 원숙해진 기량으로 도로공사의 김사니를 누르고 이번 시즌 여자부 최고세터상을 거머쥐게 됐다.
◆ 분홍빛 미소의 부드러움
경기가 잘 풀릴 때, 팬들과 만날 때 그에게서 보이는 미소는 싱그럽다.
방금전까지 매섭게 치켜떴던 눈초리는 금방 사라지고 소녀같은 미소로 동료들을 반긴다. 강도 높기로 유명한 흥국생명의 훈련시간도 이같은 미소가 있어서 서로에게 힘이 된다. 리베로 구기란(30) 다음으로 팀내 최고참인 그는 언니의 넉넉함으로 동료들을 챙긴다. 여기에 세터라는 특성상 용병공격수 윌킨스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다. 원정 때는 한방을 쓰고, 훈련중에도 옆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함께 하고 있다.
그녀의 홈페이지에는 많은 팬들이 찾아와 그녀의 밝은 미소에 대한 찬사를 적고 있다.
◆ 진정한 프로
흥국생명의 홈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경기가 있는 날에는 수많은 팬들이 찾아온다. 예전같으면 남자부 현대캐피탈 경기를 보러오는 관중이라고도 말하겠지만 여자부 5개팀 중 경기당 평균 관중이 2400여 명으로 1위에, 구단 홈페이지의 접속자 수를 보면 지금은 결코그렇게 말할 수 없다.
팀내 최고 인기선수는 김연경·황연주·전민정으로 이들 홈피를 찾는 조회수만도 십 수만 건에 달해 왠만한 연예인 못지않는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이영주의 홈피 역시 팬들의 응원문구와 칭찬으로 가득하다. 이영주 또한 경기가 없을 때면 자신의 홈피에 들러 팬들에게 답글을 남기는 등 고객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팀 차원에서 선수들의 외모에 대한 자율성과 다양한 팬서비스도 많은 배구팬들을 흥국생명으로 이끄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날 24일부터 도로공사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최종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격돌한다. 이영주 역시 경기도 기흥에 있는 흥국생명연수원 체육관에서 동료들과 땀을 흘리며 우승에 대한 집념을 되새기고 있다.
이제 경기장에 가면 코트에 선 분홍빛의 여왕거미의 카리스마 넘치는 몸짓을 확인할 수 있다. 우승이라는 먹이를 거미줄에 올려놓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분홍거미의 몸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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