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경기 전 사진기자가 라커룸에 들어가 촬영을 하는 것은 굉장한 실례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 결정전인 만큼 양팀 감독의 양해를 구해 기자가 선수들에게 최대한 방해가 안 되게 잠시 동안 보일 듯 말듯 살짝 들어가 라커룸 분위기를 들여다보았다.



안준호 감독이 경기준비를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몸을 풀기위해 경기장으로 나간 후 취재기자들이 라커룸에 들어와 감독들과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의 각오라든지 선수들의 컨디션이라든지 등등 ... 이때 사진기자는 코트에서 자리 잡고 취재준비를 하지요.
다음은 이정찬 인턴기자가 취재한 경기 전 감독들의 말입니다.
선수들이 빠져나간 라커룸을 20여 명의 기자가 채웠다. 1승1패를 거두고 서울로 온 KCC 허재 감독은 말이 없다. 어색한 침묵을 깨려고 허 감독이 농을 던졌다. “(하)승진이를 막는 선수들이 반칙을 너무 많이 한다. 심판이 입이 아파서 일일이 파울을 다 못 부는 지경이다.” 그는 “만약 상대편 감독이 돼 하승진을 막아야 한다면 어떤 작전을 쓰겠느냐”는 질문에 “나라면 절대 승진이가 있는 팀과 안 붙지. 상상하기도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삼성 안준호 감독도 입심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하승진에 대한 반칙이 너무 많아 경기가 자주 끊긴다고 KCC가 볼멘소리를 하던데, 그렇다면 하승진에게 공을 안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지금 밖에서는 팬들의 환호소리와 심판을 호각소리, 부좌소리, 응원소리들과 함께 선수들이 치열한 승부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빈 라커룸엔 정적만이 머물고 있다.


드디어 경기가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갈렸습니다. 82대 86으로 KCC가 승리했습니다.
0.9초가 남고 패색이 짙어지자 이상민이 먼저 코트를 떠났고, 반면 KCC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코트에 남아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이정찬 인턴기자에 의하면 “삼성의 라커룸에는 정적이 흘렀다. 서동철 코치는 말없이 경기 기록지를 바라볼 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보기가 미안했다.”라고 적었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경기전 제가 사진촬영을 하여 진 것이 아닐까라는 마음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취재를 하며 속으로 삼성이 이겼으면 했답니다. 안준호 감독님 많이 감사하고 또 아주 많이 죄송하고 합니다. 

이들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라커룸에 남아 오늘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하승진이 말했습니다. “병현아, 오늘 만약 졌으면 너랑 나는 완전 매장당할 뻔했어.” 하승진은 20득점을 올렸지만 결정적 기회에서 덩크슛을 실패하는 등 실수가 적지 않았습니다. 강병현도 마찬가지였지요. “야, 말도 하지 마라.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려.” 허벅지 부상을 딛고 2주 만에 복귀한 그는 경기 막판 결정적인 패스 미스를 범했더랬습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성공시킨 임재현도 거들었습니다. “나도 정말 장난 아니었어. 꼭 그런 상황이 나한테 오더라. 들어갔으니까 다행이지.”
강병현이 받았다. “아, 지금도 계속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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