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지 다웠다"
라고 말해야하나.
난 '서태지 추종자'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를 좋아한다. 모든 앨범을 씨디로 가지고 있기도 하고 그중 어떤 앨범이던 아무때나 뽑아들고 볼륨을 높이고 들어도 후회하지 않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도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출시전부터 오랜동안 기다린 팬들에게 한껏 기대를 부풀게한 'UFO'마케팅도 서태지 다웠지만 본인의 음악적 뿌리인 '롹'에 덧입혀진 일렉트로니카라는 세련된 사운드에 멜로디도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럼에도 왠지 나는 아쉬웠다. 솔직히 그가 일본으로 건너갈 때 그에게 기대만하는 한국 대중음악계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랬다. 그의 음악이 그립기는 하지만 우리는 더이상 서태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선언에서 말했던 것처럼 서태지가 느끼는 창작의 고통에 비해 대중의 기대는 너무 과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서 이룰 것은 이뤘다. 그의 실력이라면 음악의 본고장 미국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보다 시장이 훨씬 큰 일본에서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두리라 그래야 할 것이라고 서태지의 팬인 나는 생각했다.
이번 8집 앨범은 서태지 스스로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 이라고 새로운 장르를 정의했다고 한다. 자세히 곡을 들으니 아마 비트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전자음을 뜻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장르라니? 우리가 언제 그에게 다시 돌아올때는 새로운 장르를 들고오라고 강요했나? 왜 그는 매범 새로운 것을 들고와야 하나?
서태지라는 이름이 곧 새로운 것이라는 강박증이 있었던 게 아닐까? 이제 대중은 그에게 새로운것, 우리가 잘 모르는것을 가르쳐주길 강요한게 아닐까? 솔직히 이번 앨범에서 '네이쳐 파운드' 라는 새로운 장르 말고는 무엇이 새로운 것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하여가'를 처음 들었을때의 충격과 감동을 기대하는 건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보다는 이젠 그냥 듣기 편하고 언제들어도 좋은 그런 앨범이면 족하다. 언제까지 계속 음악을 만들어 줬으면 줬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앨범을 '사서'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고 다른 아티스트의 노력의 성과 역시도 쉽게 다운받아서 즐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MOAI
네온사인 덫을 뒤로 등진 건
내가 벗어두고 온 날의 저항 같았어
떠나오는 내내 숱한 변명의 노를 저어
내 속된 마음을 해체시켜 본다
때론 달콤한 내 거짓으로도
때론 아이 같은 응석에 두 손을 벌려도
이젠 All I Need 저 모아이들에게
나의 욕심을 말해볼까 이젠
*Repeat*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
내 눈에 눈물 고인 바다 속으로..
이 낯선 길 위로 조각난 풍경들
이런 내 맘을 담아서 네게 주고 싶은걸
In The Easter Island
이제 세상은 이 어둠을 내게 허락했고
비로소 작은 별빛이 희미한 나를 비출 때
차가운 바다 속에 내 몸을 담그니
내 가슴을 흔드는 잔잔한 물결 뿐
해맑게 웃을 때 나른한 걸까
세상에 찌든 내 시크함을 조롱한 걸까
나는 멍하니 이 산들바람 속에
성난 파도를 바라보고 있어
*Repeat*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
내 눈에 눈물 고인 바다 속으로..
이 낯선 길 위로 조각난 풍경들
이런 내 맘을 담아서 네게 주고 싶은걸
In The Easter Island
내가 돌아갔을 땐
너는 맨발로 날 기다리겠지
무릎을 세우고 초조하게 있지는 마
이 달이 질 무렵 돌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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