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영화화는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특히 요즘 허영만 원작의 만화는 눈에 확 띄인다. 얼마전 종영된 사랑해(SBS, 안재욱,서지혜)를 비롯해 흥행에도 성공을 거둔 타짜(최동훈 감독, 조승우,김혜수), 아스팔트 사나이(SBS, 이병헌,최진실), 비트(김성수 감독, 정우성,고소영), 48+1(원성진 감독, 김명곤,박상민), 미스터Q(김민종, 김희선) ... 세기가 힘들 정도다.
허영만 만화가 쉽게 영상으로 펼쳐질수 있는 것은 철저한 현장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사실성과 전문적이고 현대적인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하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다.
허영만 작가의 현장취재에 관해서는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동료만화가 이현세의 인터뷰가 기억이 난다. 만화가들 몇몇이 뉴욕으로 여행을 갔는데 허영만은 카메라로 들고다니며 여기저기 계속 사진을 많이 찍어대더라는 것이다. 그것도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거리풍경을 말이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이현세가 허영만의 만화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자신들이 뉴욕을 여행하면서 본 풍경들이 만화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더라는 것이다.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반드시 사실성을 담보해야 할 필요는 없다. 독자들도 배경이 실제 존재하는 곳이던 아니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와 똑같은 배경이 사진처럼 만화에 그대로 녹아든다면 보는 사람들은 더욱 실감나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장취재 과장은 '식객' 만화책에서도 '취재일기'라는 코너를 통해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었고 누구를 만나서 도움을 받았고 음식을 직접 보고 실제로 만들어 본 내용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이런 철저함이 스토리의 탄탐함을 낳고 많은 사람들이 허영만 만화를 영화나 드라마로 새로 만들 수 있게 하는 힘이 아닌가 싶다.
현재 한국에서 최고의 만화가로 꼽히는 허영만. 하지만 허영만 만화를 비판하는 애정의 목소리들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바로 허영만 만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업적인 기획이다.
당연히 많이 팔려야 하는게 만환데 무슨 소리냐 하겟지만 허영만 정도되는 거장이라면 시대를 앞서고 유행을 선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 거장이 유행을 따라가는 모습은 그를 아끼는 만화 팬들에게 아쉬운 부분이다.

▲허영만과 '미스터 초밥왕'의 데라사와 다이스케
작가 허영만도 식객을 시작하면서 '맛의 달인' 미스터 초밥왕' '명가의 술'이 인기를 끌 무렵 한국에는 제대로 된 음식만화가 없는 것이 아쉬워서 만화를 기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허영만은 식객 뿐만이 아니라 89년 우리나라와 전세계적으로 '드래곤볼'이 히트를 치자 이와 유사한 구성으로 '날아라 슈퍼보드'를 그린 적이 있다.
물론 비슷한 점은 전체적으로 1/100 도 되지않는다. 굳이 찾는다면 캐릭터의 유사함 정도랄까? 하지만 보면서 뭔가 찜찜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 한가지 개인적인 아쉬움은 허영만 만화의 많은 히트작은 공동으로 작업한 스토리 작가의 힘이 큰데 이들의 이름은 묻힌다는 것이다. '오! 한강' '사랑해' '타짜' 등 굵직한 작품을 함께 작업한 김세영. '비트'의 박하가 없었다면 오늘의 허영만이 있었을까? 마찬가지로 '남벌' 역시 이현세와 야설록의 작품이지 않은가.
만화를 창조하는 작업에 대해 잘 몰라서 스토리작가의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전적으로 만화가 혼자만의 창작은 아닐 것이다. 스토리작가에게도 물질적인 혜택이야 계약적으로 풀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공동창작으로 이름이 함께 올라가는 명예만이라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허영만의 타짜, 드라마 제작" 이 아니라 "허영만·김세영의 타짜, 드라마 제작" 이렇게 말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공감가는 글입니다. 스토리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