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주인공보다 더 가난했다. 눈물 젖은 빵, 그 빵이라도 먹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88서울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57kg 동메달리스트 노경선(46) 씨의 말이다. 그의 삶은 환희, 눈물, 그리고 동메달 리스트로서 겪는 비애나 애환으로 점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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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중학교 시절 함께 자취를 했던 여수 친구들이 일요일 쌀을 가져왔지만 목요일이면 양식이 다 떨어졌다. 친구들 가정도 넉넉치 않아 많은 쌀을 가져 오지 못했다. 그래서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은 라면으로 대신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대회 출전비를 마련하기 위해 훈련시간에 들에 나가 양파를 뽑을 수밖에 없었다. 손수 쑥을 뜯어와 국을 끓여 먹고 훈련했다. 먹는 것이 시원찮아 달리는 것이 너무 힘이 들었고 체격도 불지 않아 항상 아쉬웠다.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면 배고픔 속에서 훈련 했던 과거를 보상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 아흡살때 꿈에 그리던 대표 선수가 되었다. 그는 올림픽 영광과 환희 주인공이 되기 위해 피눈물 나게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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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스물 여섯. 마침내 88서울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던 대회 마지막 날 레슬링에서 동메달을 땄다. 너무 기뻐서 메트를 뛰고 또 뛰었다. 시상대에 태극기가 오르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라면만 먹고 훈련했던 배고픈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배고픔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경기 후 TV를 보고 있는데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날 다른 종목에서 금메달이 나와 그 선수만 집중 조명되고 있었다. 나는 동메달이라는 자막만 나오고 경기 장면 한번 나오질 않았다. 너무 서운했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여기까지 왔지만 언론 보도는 싸늘하기만 했다"며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는 또 "올림픽 이후 '동메달리스트'로  두 달 정도 주변에서 기억해줬다. 1등만 기억해 주는 세상에서 두 달 정도 세상의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도 사실 고마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올림픽 무대는 짧게 환호했고, 짧은 시간에 잊혀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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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눈에 보이는 차별이었다. 당시 금메달리스트들은 학교나 실업팀 코칭스태프로 가는 기회가 많았다.  그는 "동메달리스트인 나에게는 단 한번의 제안도 없었다. 연봉에 상관없이 후진 양성에 힘을 보태고 싶었는데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며 상대적인 소외감을 피력했다. 섭섭한 마음을 그는 한마다로 표현했다. "나는 동메달리스트였다."
 그 후 바르셀로나 올림픽(1992년) 금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세월의 무게는 그를 더 이상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게 했다. ‘금메달이라도 땄다면 인생이 달라졌을텐데… ’라는 막연한 상상도 했다. 어떤 대표선수도 자신 보다 열심히 훈련하지 않는 선수는 없을 것이지만 그는 더 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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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픈 세월을 벗어 나기 위해 뛰어든 운동이었지만 끝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그는 1993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 광주광역시 소재 모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중이다. 영세 가정과 독거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 주민들의 생활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복지단체와 결연을 맺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손수 보살펴 주는 홈닥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선수시절 가정이 어려워 주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그는 당연히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획취재팀 탐사보도 yks02@joongang.co.kr

역대 동메달리스트

하계올림픽(1948~2004) 동메달리스트 근황    

                                                         <2008년 9월 현재>

이름 연도 대회 종목 세부종목 근황
강준호 1952 헬싱키  복싱 밴텀급 작고
강희찬 1992 바르셀로나 탁구 남자복식 대한항공 감독
김경아 2004 아테네  탁구 여자단식 대한항공(현역)
김무교 2000 시드니  탁구 여자복식 대한항공 코치
김병주 1992 바르셀로나 유도 남자 78kg 공군사관학교 교수
김상규 1988 서울  레슬링 그레코로만 82kg 성신양회 이사
김선영 2000 시드니  유도 여자 78kg 경찰학교 코치
김성집 1948 런던  역도 미들급 은퇴(전 태릉선수촌장)
  1952 헬싱키  역도 미들급
김의곤 1984 LA  레슬링 자유형 57kg 서울 거주, 개인 사업
김의태 1964 도쿄  유도 미들급 일본 텐리대 교수
김정주 2004 아테네  복싱 웰터급 원주시청(현역)
김진호 1984 LA  양궁 여자개인 한국체육대학 교수
김창희 1956 멜버른  역도 라이트급 작고
김태우 1988 서울  레슬링 자유형 90kg 캐나다 거주
김택수 1992 바르셀로나 탁구 남자단식 대우증권 감독
  1992 바르셀로나 탁구 남자복식
노경선 1988 서울  레슬링 자유형 57kg 광주 쌍촌 주공 관리사무소장
민병갑 1992 바르셀로나 레슬링 52kg 성남 거주, 개인 사업
박영철 1976 몬트리올  유도 미들급 일본 거주, 개인 사업
박종훈 1988 서울  체조 남자도마 관동대 교수
박해정 1996 애틀랜타  탁구 여자복식 일산 거주, 탁구장 운영
방대두 1984 LA  레슬링 그레코로만 52kg 상무 감독
손갑도 1984 LA  레슬링 자유형 48kg 대한주택공사 재직
송명섭 2004 아테네  태권도 -68kg 한국가스공사(현역)
심은정 1992 바르셀로나 배드민턴 여자복식 주부
안대현 1988 서울  레슬링 그레코로만 62kg 성신양회 감독
안재형 1988 서울  탁구 남자복식 미국 거주
양태영 2004 아테네  체조 남자개인종합 포스코(현역)
유옥열 1992 바르셀로나 체조 남자도마 -
유지혜 1996 애틀랜타  탁구 여자복식 미국 유학
유지혜 2000 시드니  탁구 여자복식
이경원 2004 아테네  배드민턴 여자복식 삼성전기(현역)
이상기 2000 시드니  펜싱 에페 남자개인 익산시청 감독
이재석 1988 서울  레슬링 그레코로만 52kg 대전 거주, 건설업
이재혁 1988 서울  복싱 페더급 개인 사업
이정근 1984 LA  레슬링 자유형 62kg 국가대표 감독
이철승 1992 바르셀로나 탁구 남자복식 삼성생명 코치
이철승 1996 애틀랜타  탁구 남자복식
이형근 1988 서울  역도 82.5kg 국가대표 감독
장순길 1968 멕시코시티  복싱 밴텀급 작고
전칠성 1984 LA  복싱 라이트급 안산 거주, 개인 사업
전해섭 1976 몬트리올  레슬링 자유형 플라이급 한국체육대학 훈련처장
정성숙 1996 애틀랜타  유도 여자 61kg 용인대 교수
  2000 시드니  유도 여자 63kg  
정훈 1992 바르셀로나 유도 남자 71kg 용인대 교수
조석환 2004 아테네  복싱 페더급 보은군청(현역)
조용철 1984 LA  유도 남자 +95kg 용인대 교수
  1988 서울  유도 남자 95kg
조재기 1976 몬트리올  유도 무제한급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최민호 2004 아테네  유도 남자 60kg 한국마사회(현역)
한수안 1948 런던  복싱 플라이급 작고
홍성식 1992 바르셀로나 복싱 60kg 영선중학교 교사
홍차옥 1992 바르셀로나 탁구 여자복식 주부
황경선 2004 아테네  태권도 -67kg 한국체육대학(현역)


*단체구기종목·2008 올림픽 메달리스트 근황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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