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 26일 실업야구연맹 주최로 양천구 신월 야구장에서 진행된 선수 선발테스트(트라이아웃)현장. 28명의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한 선수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여자다. 긴 머리를 단정히 묶어 모자 속으로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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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야구 배트를 짧게 잡고 배팅 볼을 친다. 타구는 투수 키를 훌쩍 넘겨 중견수 앞에 떨어진다. 이번에는 유격수 위치에서 빨랫줄 같은 송구로 1루까지 공을 뿌렸다. 그를 지켜보는 다른 참가자들이 "타격자세, 송구능력 등 기본기가 좋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선수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 뛰겠다는 꿈을 갖고 선수 선발테스트에 참가한 재미교포 '제인 어(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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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로 봐 달라
그날 그는 한 번도 웃지 않았다. 입가에 미소조차 없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많이 떨린다. 다른 참가자들이 너무 잘한다" "긴장되니 타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며 아쉬워했다.
미국인인 그가 한국에 온 이유는 단지 '야구'였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대학 진학도 미뤘다. 야구가 무엇이길래 한번도 와 본적 없는 아버지 나라에까지 와서 야구를 하려는 것일까?
제인 어는 "내가 도전을 하는 이유는 '여자'라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어서다. 여자이기 때문에 안 된다면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 나를 여자 야구 선수로 보지 말고 야구 선수로 대해달라"고 했다. 그의 아버지 어 진 씨는 "야구를 그만두라고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여자선수가 프로에 도전하는 것이 무모하게 느껴지지만 딸 아이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주변에서도 무모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왕 도전하는 것 최선을 다해 테스트에 임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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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우다.
그가 야구를 시작 한 것은 11살 때이다. 리틀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한 살 위 오빠 보다 야구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고교 4년 동안 평균 타율 0.309를 기록했다. 투구 구속 130km 이상 나오지만 유격수를 더 선호한다. 2003년부터 리틀리그에서 3년간 올스타에 선정, 2006 16세 때에 미국 여자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2008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여자야구대회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실력을 뽐냈다. 그는 "야구를 하는 동안 프로에서 뛰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정했다"고 했다. 실력을 검증 받는 것은 자신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었다. 2007년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 선수 선발테스트 등 기회가 될 때마다 공개 선수선발대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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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시작됐다.
지난 2008 7월 한국에 오면서 그의 도전이 시작됐다. 그는 "한국은 야구에 더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코치 제도가 마음에 들어 한국야구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프로 2군으로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그 후 1군에 도전해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쉽지만은 않았다. 국내 프로야구 3개 구단에 문을 두드렸지만 그 중 한 군데서만 정당한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를 한 구단의 한 관계자로부터 "기본기가 좋다. 야구 센스도 있고 상품성도 갖췄다. 하지만 근력을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는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두 군데서는 이렇다 할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 다른 한 구단에서는 비디오나 자료검색을 마쳐 선발 되는 줄 알았는데 일이 잘못돼 돌아와야 했다. 그날은 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쓰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비를 맞으며 구장을 걸어 나왔다. 그는 "정당한 테스트를 받아보고 싶다.천천히 시간을 갖고 또 도전할 생각이다" "테스트를 받아 준 구단의 관계자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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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내인생.
그가 한국에 온 이후로 단 하루도 배트를 놓질 않았다. 연세대, 동국대 등에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한다. 때때로 파주의 한 사설 야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한다. 이어 웨이트를 하며 몸을 만든다.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근력을 보안해야 한다. "티 볼, 배팅 볼을 치는 등 하루 일과를 더 없이 소중하게 보낸다"고 했다. 손바닥은 여느 야구선수들처럼 굳은 살이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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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지 10개월 남짓. 주변에서 "아직도 안 돌아가고 한국에 있었나?" 라는 질문을 듣는다고 했다. "포기"하라는 말로 들렸다. 지칠 법도 하지만 그는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 야구 선수로 뛰기까지는 미국에 돌아가지 않겠다. 아버지 혼자 돌아가라" 며 비장한 말을 했다. 이어 "야구는 내 인생이다. 좌절하지 않겠다. 내가 여기서 야구를 그만둔다면 내 인생은 끝이다. 아직 젊고 도전해야 할 시간은 많다. 야구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모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 그가 웃었다.아니,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서 먹는 불고기가 얼마나 맛있는 줄 모른다. 아버지와 함께 한국 음식을 얼마나 더 먹을 줄 모르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싶다"고 했다.양광삼의 네모세상.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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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11세 때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남자애들은 여자 애에게 삼진이라도 당하면 자존심 상한다며 차라리 몸에 맞추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제인 어는 상대방의 하소연을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고. 승부욕이 강해 칠 테면 치라고 공을 던졌다고. 팀 내에서도 포지션 싸움이 치열한데 제인 어에게 밀리면 그 친구는 야구를 그만둔단다. 실제 그의 오빠도 동생 보다 야구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야구를 그만두었다고 했다. 제인 어는 가족이 야구를 그만두라고 하자 2주 동안 목욕을 안하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고. 한국에 온 뒤로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바쁘게 사는지 눈에 들어온다며 자신도 더 열심히 살고 싶다고. 한국 야구 선수가 될 때까지 미국으로 안 돌아간다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전화로 하는 영어강의다. 한국 음식도 처음에는 먹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김치,홍어 등도 맛있게 먹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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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어 프로필

생년월일: 1990 8 21

신체조건:167cm, 64kg

가족관계:부ㆍ모/1 1

포지션: 유격수

주요경력:

2002년 오렌지크레스트 리틀리그에서 선수로 첫 출전(11)

2005년 한·미 성인 야구리그 출전

2006~2008년 미국 여자야구국가대표

2007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개 트라이아웃 참가

2008년 일본 마쓰야마 여자 야구 월드컵대회 출전

 

고교야구 평균 성적표

학년

참가경기

타율

피칭이닝

9

42

0.321

42

10

39

0.274

31

11

45

0.304

16

12

48

0.33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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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ue paper 2009/05/04 10:23 # M/D Reply Permalink

    꼭 좋은 야구 선수의 꿈 이루시기 바랍니다~^^

  2. 아이엠피터 2009/05/04 11:24 # M/D Reply Permalink

    도전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습니다.이런 열정을 펼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그녀에게 꼭 올것이라 믿습니다.힘내세요 ^^

  3. lee sang 2009/05/04 13:40 # M/D Reply Permalink

    한국에서 시즌기간에 술마시면서 자기 관리 안하는 선수들 보다는 저 선수가 나는 더 아름답고 프로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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