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 걸 김자인

 열 손가락에 지문이 또렷하지가 않다. 손가락은 수 차례의 골절상으로 인해 마디마디가 튀어 올라와 있다. 손가락 끝은 딱딱하다. 팔 근육은 손가락으로 눌러도 들어가질 않는 무쇠다. 배에는 왕()자가 새겨져 있다. 발가락은 또 굳은 살이 박히다 못해 오므라들었다. 스포츠 클라이밍(인공암벽등산) 현 여자국가대표 선수인 일명 거미인간 스파이더 걸 김자인(22ㆍ고려대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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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지문이 없어 입국 심사 시 지문을 채취 할 때는 한 번에 성공한 적이 없다. 어떤 날은 열 손가락 다 해도 안 나온 날이 있다. 자기 발보다 작은 암벽하를 신는 발은 "핏줄이 발가락 끝으로 모아져 발이 숨쉬는 것조차 두려워할 지경이다. 발이 터질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손가락지문과 발가락의 굳은살을 "자랑스러운 영광의 상처"라고 말한다. 그 상처가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으니….
지난 4 11, 12. 일본 사이타마현 가조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대회 여자부 볼더링 경기. 152㎝ 신체조건으로 국내 여자선수로는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20여 개국 33명의 출전 선수 중 2위다.
볼더링은 줄을 매지 않고 5m 높이의 암벽을 등반하는데 인공손잡이의 간격이 넓어 체격이 작은 동양 스포츠 클라이머에게는 불리한 종목이다. 출전 선수들의 평균키(163~166)를 감안할 때 김 선수의 키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하기에는 비교적 작은 키다. 그 작은 키로 준우승을 거두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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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 가족.
그가 스포츠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992년 초등학교 2학년 초. "벽에 매달렸는데 10m 높이인 반도 못 갔다. 무서워 다시는 안 하겠다며 매달려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피는 속이지 못했나 보다. 가족모두가 스포츠클라이밍을 하니 어느새 자신도 그 세계에 푹 빠졌다. '자인'이라는 이름도 등반가들의 생명줄인 '자일(seil)' ''이고 인은 등반가들의 암벽등반장소로 유명한 북한산 인수봉의 ''이다. 큰 오빠인 자하는 암벽 등반용 쇠못인 '하켄(haken)'. 둘째 자비의 이름은 자일을 묶는 쇠고리 '카라비너(cara biner)'에서 따왔을 정도니 명실공히 등반 가족이다. 두 오빠를 따라 다니며 암벽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두 오빠는 등반의 스승이자 경쟁자가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정식으로 등반에 도전했다. '등반'하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두 오빠가 뒤에서 "열심히 해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18m
의 높이에 오르고 보니 이제는 내려다 보는 것이 무서웠다. 하지만 '완등' 했다는 것이 가슴 벅차게 다가섰다. 성취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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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대회는 중학교 2학년 때 안동에서 열린 전국 등반대회이다. 20 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일반부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다음해 한국 대표로 프랑스 샤모니 월드컵 대회에 출전했다. 샤모니 대회는 클라이밍 선수들에겐 선망의 대상인 대회다. 하지만 신체 좋은 유럽선수들의 실력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6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한 대회에서 41등으로 예선 탈락했다.
"'
우물 안 개구리'란 말이 떠올라 엄청 울었다. 선수 층이 얇은 국내 성적만 믿었던 것이 후회됐다"고 했다. 국내로 돌아와 훈련 강도를 높였다. 강세를 보이는 유럽 선수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훈련 밖에 없었다. 손가락 끝 마디만으로 홀드를 잡고 턱걸이를 하거나 손가락 하나만으로 홀드를 잡고 버텼다. 키가 작아 멀리 있는 홀드를 붙잡기 어려워 더 많은 훈련을 했다. 30개의 루트를 만들어 지정한 홀드만 잡는 훈련을 하다 바닥에 떨어진 경우가 수십 번. "손가락 지문이 없어지는 것이 보였다. 손가락 하나로 턱걸이를 하다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며 어깨가 빠져 3개월 동안 훈련도 할 수 없었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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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인수봉 바위 암벽을 오르고, 경사가 심한 가파른 암벽을 오르다 미끄러져 다리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2006년 여름 싱가포르 월드컵 대회에서는 연습 중 떨어졌다. 매트리스 사이에 왼발이 빠져 꺾이면서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두 달 정도 치료만 받았지만 병원에 누워있는 자신이 용서가 안됐다. 깁스를 한 발목으로 10월 등반 경기대회에 출전해 1등을 했다. "답답해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출전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스스로 놀라웠다" 며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의 클라이밍에 대한 악바리 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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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좁다
"
클라이밍 자체가 즐겁다. 어느 순간 동반자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가 이제는 세계를 꿈꾼다. 자만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는 좁다. 각 대륙 1등ㆍ 세계랭킹 1위ㆍ 주최국 1등을 초청, 8명이 참가하는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꿈이다. 2등도 그의 성적을 뒷받침 하지는 못한다. 대회는 4년에 한번씩 열린다. 그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란 걸 또한 잘 알고 있다.
그가 손을 뻗어 잡는 홀드는 인생의 목적지이자 또 다른 이정표요, 길이다. 어떤 홀드를 선택하는지는 그의 몫이다. 그가 잡은 홀드는 곧 그의 인생이다밟고 있는 홀드는 그의 인생을 지켜주는 버팀목이자 후원자다. 허리에 매인 초크백과 자일은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다.
그가 한쪽 손으로 홀드를 잡고 나머지 한쪽 손은 초크 백을 만진다. 처음에서 끝으로, 끝에서 처음으로 천천히 옮겨 다니며 등반을 한다. 구렁이 담 넘어가 듯 스르르 진행된다. 이번에는 몸을 잔뜩 움츠리더니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홀드를 잡는다. 한 손으로 홀드를 잡고 중력을 거슬리는 본능을 찾았는지 대롱대롱 매달린 채 손을 흔든다. 양광삼의 네모세상.20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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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이 말하는 클라이밍
클라이밍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난이도, 볼더링, 스피드다.
난이도는 자일을 몸에 걸고 16~20m정도 높이의 암벽을 등반하는 것이고 볼더링은 자일 없이 5m 높이를 등반하는 것이다. 스피드는 자일을 하고 13m 이상 높이의 인공암벽을 빠른 시간에 도달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클라이밍은 저변 확대가 안되어 있다. 심지어 "떨어지면 죽는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다치기는 하겠지만 죽는 일은 없다. 내가 클라이밍을 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다. 운동을 억지로 하는 것 보다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 클라이밍이다. 전신운동으로 살도 빠진다. 지방이 몸에 붙어 있을 여유가 없다. 정상을 완등 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자기 한계를 뛰어 넘는 종목이다. 클라이밍은 어떤 홀드를 잡느냐에 따라 길이 달라지 듯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전체적인 근력 향상에 좋고 유연성에도 좋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중국의 헝겊으로 발을 싸매는 전족처럼 신발에 발을 맞춰야 하는 고통이 뒤따르지만 곧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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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 프로필
생년월일: 1988 9 11
신체조건: 15244kg
가족관계: 부ㆍ모 /2 1. 막내
학력: 시흥은행 초-일산동중-일산동고-고려대 체육교육학과 재학( 2학년)
취미: 걷기,지하철 2~3개 코스 정도 거리는 꼭 걸어요
좋아하는 음식:식탐이 있어요.,

<국내외 주요경기 입상실적>
스포츠클라이밍 코리안컵시리즈 랭킹 1(2004 ~ 2008)
2006
년 싱가포르 월드컵 5
아시안 선수권대회 5연패(2004 ~ 2008)
2007 PUURS
월드컵(벨기에) - 난이도 3
2009 KAZO
월드컵(일본) - 볼더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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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9
년 동안 클라이밍을 했지만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스포츠 클라이밍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운동이다. 홀드를 잡는 느낌이 좋다며. 주 종목은 난이도와 볼더링이고 스피드는 거의 안 한다고 합니다. 저는 김자인 선수와 팔씨름을 했는데 졌지요. 좀 무안해서 왼손으로 다시 시도 했는데 왼손도 졌어요.,. 팔 힘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배 근육을 보여줄 때 보게 됐는데 배꼽에 피어싱을 했습니다. 귀에도 했습니다. 1주일에 주 5, 하루 평균 다섯 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대회 이후에는 재학중인 학교 출석을 꼬~옥 한다고 하더군요. 아직 알아봐 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유명인은 되기 싫다고 합니다. 어릴 때는 성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더군요.


Posted by yks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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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ejas 2009/07/31 21:00 # M/D Reply Permalink

    저희 홈페이지로 퍼갑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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