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랴.
- Posted at 2008/10/24 11:13
- Filed under 쉼터
아침이 밝는구나.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재 너머에 낟알갱이 주우러 나가봐야지~~가수 송창식이 불러 가을 들녘의 향수를 자아내게 한 ‘참새의 하루’가 옛이야기가 돼 버렸다. 인심좋은 방앗간 주인이 휘파람소리와 함께 던져주는 한웅큼의 쌀때문에 더 이상 들에 널려있는 낟알갱이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시장 안에 위치한 한성방앗간 주인 박균상(60)씨.
오후 5시 방앗간 주인 박씨가 한움큼 쌀을 쥐고 익숙한 솜씨로 휘파람을 불자 어디선가 수십마리의 참새가 날아와 쌀을 쪼아먹고 있었다. 방앗간 위에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참새도 있다.
어지간한 인기척에는 날아 가지도 않는다. 방앗간 문턱 바로 앞에 뿌려진 하얀 쌀 쪼아먹는데 정신이 팔려 있을 뿐이다.
(번식률이 뛰어나 봄이 되면 그 수가 급속적으로 증가한다고 하는군요.)
방앗간 주인과 참새라? 고개를 끄덕여 볼만하다. 역시나 참새가 방앗간을 피해가지 않는 걸까?
참새 80여 마리에게 매일 하루 4~5번의 식사를 제공하는 주인 박씨와 참새의 인연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이른 아침 참새 한 마리가 방앗간 앞에 떨어진 쌀을 쪼아먹고 있었다.
박씨는 그 참새가 다리를 절고있는 것을 보고 정성스레 치료해 주면서 첫 만남은 시작됐다.
거짓말처럼 그 다음날도 참새가 날아와서 쌀을 쪼아 먹었고 주인 박씨는 참새에게 쌀을 뿌려 주었다. 어디서 인심좋은 쌀집 아저씨가 있다는 입소문을 들었는지 다른 참새도 날아오기 시작했다. 
(참새는 50~60m 상공에서 땅에 떨어진 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마리 한 마리 날아오더니 급기야 80여 마리까지 날아와 먹이를 쪼아먹었다. 겨울에는 더 많은 참새가 날아와 흰 눈을 쓸고 쌀을 던져주기도 했다. 상처를 치료해준 참새는 2년여 정도 날아왔지만 그 이후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참새들은 식사 시간외에는 방앗간 옆 은행나무를 침대 삼아 휴식을 취한다. 은행나무 밑에는 참새들의 재잘거림이 꽤 시끄럽기까지 한다.

아침 6시 정도면 참새가 유리창 문을 두드리며 빨리 일어나 먹이 주라며 짹짹거린다. 매일 아침 문 열자마자 공짜 손님이 가장 먼저 방앗간을 찾게 된 것이다. 주인 아저씨는 그 소리가 자명종이 된지 이미 오래다. 하루는 보리쌀을 주었는데 쳐다 보지도 않아 다시 쌀을 던져 주었다고 한다. 가끔씩 특식으로 찹쌀도 제공한다고 하니 여간 귀하신 몸이 아니다. 먹성 좋은 놈은 직접 방앗간 안에까지 날아 들어오기도 한단다. 주인장에게는 공짜 손님이 반가울리 없겠지만 4년전 우연히 던져준 쌀 몇알이 이제는 한달에 20kg 한포대가 들어갈 정도로 대(?)가족이 돼 버렸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인심좋은 주인집 아저씨 때문에 오늘도 재 너머에 낟알갱이 주우러 가기 보다는 방앗간 쌀과 주인집 아저씨의 휘파람 소리에 더 길들여져 있었다.
시장 상인들도 이제는 참새가 먹이를 잘 먹을 수 있도록 교통정리도 해준다. 더불어 주인장이 쉬는 날은 직접 쌀을 던져 주기도 한다. 참새 80여 마리가 어느새 시장 상인들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 됐다.

주인장 박씨는 "시장의 명물이다. 이렇게 많은 참새를 먹여 살릴줄을 꿈에도 몰랐다. 잘 먹고 잘살고 또 여기서 그렇게 번식하고 살면 누구든지 다 정이 들게 마련이다"면서 참새와의 애증 관계를 사람좋은 미소로 대신했다.
참새 보면서 포장마차 생각나시는 분은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하시길…주인 아저씨도 그런 유혹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꿋꿋하게 이겨(?)내셨다고 합니다.
양광삼의 네모세상.
Posted by yks01
- Tag
- 참새와 방앗간.은행나무침대.포장마차
- Response
- 0 Trackback, 24 Comments
- RSS :
- http://isblog.joins.com/yks01/rss/response/27
Trackback URL : http://isblog.joins.com/yks01/trackback/27
Comments List
-
ㅎㅎ 2008/10/24 12:30 # M/D Reply Permalink
인정많은 아저씨 인상도 좋으시네요^^
-
내일의꿈 2008/10/24 12:43 # M/D Reply Permalink
한번 주기 시작하면 계속 줘야하는게 우리네 인심이지요.^^;
-
tryagain 2008/10/24 13:26 # M/D Reply Permalink
인심좋은 아저씨를 만난 복 많은 참새들이군요.^^ 주변 상인 분들까지 아껴주는 것 같아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근데, 식솔들이 많아 쌀값 감당 어떻하실라나...^^
-
뿌찌 2008/10/24 13:29 # M/D Reply Permalink
따뜻해요 ^^
-
나는나 2008/10/24 13:42 # M/D Reply Permalink
참새들 귀여워서 눈물이 날지경!!
아구.. -
이윤석 2008/10/24 14:28 # M/D Reply Permalink
좋으신 분이군요..참새가 좋은쌀을 먹어서 그런지 빛깔이 참 선명하고 이쁩니다.^^
-
맞아요 2008/10/24 14:36 # M/D Reply Permalink
참새들 길거리에 죽어있는 것 보면 마음아프곤 했는데..
거기다 원래 참새가 떼지어 다닌다고 알고 있는데..
1,2 마리씩만 다니는 걸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너무 좋네요~^-^ -
멋지다 2008/10/24 15:36 # M/D Reply Permalink
참새들이 너무 귀엽네요
-
lostel1024 2008/10/24 15:47 # M/D Reply Permalink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멸종위기의 참새가 많이 보여서 참 좋내요...ㅋ
똥만 싸대는 닭둘기들 보다
참새에게 모이를 주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ㅋㅋ -
ㅇㅅㅇ 2008/10/24 15:47 # M/D Reply Permalink
자연상태의 참새는 수명이 1~2년정도라고 하네요~
-
^^ 2008/10/24 17:34 # M/D Reply Permalink
좋은글보고 가요
아자씨 짱~^^ -
참새구이 2008/10/25 10:21 # M/D Reply Permalink
참새구이 먹고 시퍼 참새구이 먹고 시퍼 참새구이 먹고 시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