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대여 가지 말아요~ 나는 지금 울잖아요. 엉.엉,엉”
1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 피라미드 광장에서 나오는 소리다.
서태지 게릴라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이 내는 목소리다.
2000여 팬들은 8시가 되기 전에는 “서태지”를 연호했다.

정해진 노래도 부르며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된 8시가 넘어가자 팬들의 마음은 초조해 지고 있었나 보다.
카운트다운을 여러 번 시작해도 서태지는 나오지 않았다.
17분이 지나자 “배고파~,힘들어~”라는 목소리가 나와 좌중을 웃음 도가니에 빠트렸다.

20분이 지나자 “이제 죽겠다. 나와죠. 제발 좀...”하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체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자 무대에 불이 켜지며 안내 방송이 나왔다. 5분 후 콘서트를 시작 할 것이라는...

오후 8시 30분이 되자 비로소 서태지가 무대에 올라왔다.
“이렇게 많이 모인 여러분을 보고 감동했다”는 말로 공연은 시작됐다.
“틱탁”,“2008시대유감”등 3곡을 부른 후 공연은 끝이 났다.
팬들은 “앙코르”를 힘차게 외쳤지만 우산을 쓰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팬들은 다시 나올 것을 기다리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러나 들려오는 건 굉음에 가까운 “공연이 끝났다”는 안내 방송이었다.

노래 3곡, 공연은 15분.
서태지를 보기 위해 무더위와 싸우며 밤을 꼬박 새운 팬들에겐 허탈감만 남았다.
게릴라 콘서트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사전에 정보가 새어 나가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던 콘서트.
한 팬은 “아~노래 3곡 들으려고 아침 9시 부터 기다린 줄 아나. 너무 허무하고 억울하다. 시대유감이 아니라 서태지 유감이다”는 말을 남겼다.

이 날 전경버스가 삼성역 주변 도로 두개 차선을 차지하고 안전 보호막을 친 바람에 주변 도로가 하루 종일 정체 현상을 보였다. 더욱이 콘서트가 퇴근 시간과 맞물려 삼성역 주변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습니다.
서태지는 콘서트 도중 “음반을 준비 하는 동안 시대가 흉흉했다”는 말을
남겼지만
팬들은 콘서트 시작 전에도 울고 끝난 후에도 울어야 했습니다.
서태지는 팬들이 밤 세워 무대를 지킨 이유를 몰랐던 것일까요.
Posted by yks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