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에 허벅지를 맞았습니다. 하루가 지나자 시퍼런 멍이 들더군요.
범인은 SK 나주환 선수입니다.
7월 1일 잠실야구장 3루 쪽 취재석을 강습, 타구를 피하지 못하고 가격 당했습니다.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농구공 정도 크기의 공으로 맞아야 맞는가 하지 야구공쯤이야 하면서 애써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앞에 있는 후배 녀석에게는 네가 앞에서 막아야지 하며 꿀밤 선물을 주며 웃음 지어 보입니다.
한 선배는 노트북 작업을 하다 공을 피하면서 노트북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우를 범했습니다. 앞에서 고개를 숙인 후배, 갈치(?) 눈으로 공을 바라보는 선배...모두가 공이 무서워 피하면서 재밌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데드 볼 당한 선수의 아픔을 알겠더군요. 웃으면서 넘긴 짧은 시간을 뒤로 한 채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날아오는 공조차 피하지 못하는 느림보 굼벵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부터 야구장에서 파울 타구에 맞았다 하면 무슨 소릴 들을는지 등. 하지만 그것은 한낱 소심한 생각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더 무서운 일이 바로 벌어지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의 모든 타구가 다 저한테 오는 것으로 느껴져 취재하기가 여간 겁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아무 일 없이 순조로이 취재를 끝낼 수 있었지만 다음 번 취재를 어찌 해야 될지 걱정이 앞섭니다. 데미지가 오래 간다는 말을 무시 하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옆 동료 기자들도 그런 말을 하더군요. 공이 다 너 한데 오는 것 같지 라며...
3루 쪽 취재석에서 함께 날아오는 공을 피한 여 후배 기자도 똑같은 심정을 토로 합니다. 공이 자꾸 자기한테 오는 것 같다며....
여기에는 야구장 안전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곳입니다. 시속 130KM가 넘는 강력한 타구가 취재석까지 오는 시간은 단 1~2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 시간 안에 빠른 야구공을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전팬스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아 영구 부상을 당해 야구를 그만 둔 선수도 적지 않습니다. 하물며 타자의 강력한 타구에 골절 부위를 맞는다면 부상의 심각성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취재석 사진 기자에게 노출된 위험천만한 지역에서 사진기자들은 콘텐트를 생산 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위험한 지역은 이곳만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사진은 사진 잘 찍기로 소문난 뉴시스 이동원 기자가 제공했습니다.
이동원 기자는 이 사진을 주면서 올해 액땜 했다고 생각하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맞을 때 1루 쪽 취재석에서 가장 큰소리로 웃어 3루 쪽 까지 그 웃음 소리를 전달한 장본인입니다. 사실 한번 웃는 시간을 마련해 볼 취지로 후배에게 사진을 달라고 했는데 웃지 못한 시간이 된 것 같아 좀 그러네요. 사진을 아무 동요 없이 제공 해준 사진 잘 찍는 뉴시스 이동원 후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Posted by yks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