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얻지 못한 중생.

산사이야기 두 번째


일행과 함께 어둠 속에 묻힌 서산 부석사를 찾은 시간은 밤 7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하룻밤 쉬어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지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새 울음소리도 없이 산사는 고요했고 어둠의 적막을 깨뜨리는 전등만 이곳이 산사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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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고 예정된 시간에 스님을 만났습니다.

부석사 주지스님인 주경스님입니다.

스님은 차를 한잔 건네면서 이내 화두를 던집니다.


첫 번째 차는 맛이고.

두 번째 차는 향이다.

세 번째 차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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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저는 아직도 그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 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한 보살님이 이미 늦을대로 늦은 저녁 공양시간임을 알려 왔습니다.

두 번째 차를 다 마시고 난 후입니다.

스님은 차는 세 잔을 마셔야 한다고 5분만 기다리라 했습니다.

그리고 한번의 화두를 더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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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차는 무엇인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빨리 배고픔을 해결하고 싶었던 것이 그 시간 제가 생각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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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도 이미 잊었습니다. 아니, 배가 너무 고팠던 게 맞습니다.

일행은 5분 후 공양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저마다 궁금증을 가득 안고서 말입니다.

가져온 음식을 묵언’(?) 속에서 공양했습니다. 일행 모두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한 접시 비우고 두 번째 공양을 할 무렵 비로서 일행이 입을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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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 번째 차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저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다양한 내용과 해석이 산사의 깊은 밤을 채우고 있습니다.

아침 공양시간이 7시 라는 말을 전해 듣고 숙소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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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혀 있지만 가지런한 하얀 고무신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몇 개 신어 봤는데 맞는 게 없어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고요함 속에 묻힌 산사에서 깊은 잠을 잤습니다.

이른 아침 눈을 뜨니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산사의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침공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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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새 지저귐도 들려옵니다.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직박구리가 열었습니다.

주지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산사를 나섭니다. 스님 한 분이 동행을 합니다.

전날 밤에 지나온 길을 다시 보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오솔길이 제 모습을 드러낸 순간 스님은 그 길 속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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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간밤에 주지스님이 했던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비움. 나눔. 평등. 마음

이 말 중에 세 번째 차는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이 들어있는지 도통 모를 일만 남았습니다.


참 저는 불교신자는 아닙니다.

혹여 제가 쓴 단어 중 잘못된 것은 지적 바랍니다.

양광삼의 네모세상.2008.11.09.

 

 

 

Posted by yks01

2008/11/13 09:48 2008/11/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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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11/15 15:28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yks01 2008/11/16 19:47# M/DPermalink

      그 말도 맞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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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고목이야기

산사에서 찾은 나무 이야기입니다.

스쳐 지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일부러 볼려고 마음먹으니 더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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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약 12cm 정도인 참나무가 밑동이 잘린 채(높이 20cm) 한 곳을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사랑의 하트가 새겨져 있습니다.

인위적으로는 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밑동이 썩어 속까지 다 들여다 보입니다.

그냥 지나치는 한 젊은 여성 등산객에게 한번 찾아 보라고 사진을 보여 주었습니다.

깜짝 놀라더군요.

하트 모양이 누가 일부러 새긴 것처럼 잘 나왔다며 "이걸 보면 사랑이 이루어 질 것 같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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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입니다. 그 산사에는 소나무 숲 보다는 느티나무가 더 많습니다. 밑동이 다 썩어 맞은편 햇살이 들어옵니다. 스님들이 족히 500년은 넘었다고 합니다. 안이 텅 비어 있어 딱따구리등 이 은신처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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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무 탁자와 의자는 낙서판이 됐습니다. 넓다란 갈색 나무판에 흰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젊은이의 세상에 대한 신문고처럼 느껴집니다. ‘공부 잘해라’, ‘의사되게 해주세요’, ‘행복해라, 소원성취등 많은 글귀가 있습니다. 고요한 사찰에 고요하지 않는 아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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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이 쌓인 장작입니다. 보기에도 좋습니다. 차가운 가을밤과 추운 겨울밤을 지낼 희생양이 됐습니다. 웃옷을 벗어 던지고 이마에 땀을 닦으며 장작을 패는 이의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덕분에 저는 등 따뜻하게 잘 자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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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통나무 의자의 주인은 이제 낙엽이 차지했습니다.먼저 앉는다는 이가 주인이라는 것을 깨우쳤나 봅니다. 나무 의자도 오래된 세월 속에서 나이테를 갈라먹었고,낙엽 또한 잎사귀에 흔치 않는 상처를 더했습니다.낙엽도 이제는 편히 쉬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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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입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몸이 갈라지고 썩어 들어가는 인고의 세월을 저 몸으로 어찌 견디어 냈는지 묻고 싶습니다. 하얀 붕대로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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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뿌리가 마치 족제비를 닮았다는 소리가 많습니다. 또한 동물의 왕국의 어느 파충류가 고개를 쳐 들고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는 소리도 합니다.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 느끼고 싶은 그대로의 모습에서 을 찾을 수 있다면 여러분도 이미 저와 함께 그 산사에서 그 을 찾아왔을 것입니다. 이 말은 산사의 찻잔편에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지금 준비중입니다. 조만간 올리지요
양광삼의 네모세상

Posted by yks01

2008/11/10 11:39 2008/11/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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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랴.

아침이 밝는구나.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재 너머에 낟알갱이 주우러 나가봐야지~~가수 송창식이 불러 가을 들녘의 향수를 자아내게 한 참새의 하루가 옛이야기가 돼 버렸다. 인심좋은 방앗간 주인이 휘파람소리와 함께 던져주는 한웅큼의 쌀때문에 더 이상 들에 널려있는 낟알갱이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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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시장 안에 위치한 한성방앗간 주인 박균상(60).
오후 5시 방앗간 주인 박씨가 한움큼 쌀을 쥐고 익숙한 솜씨로 휘파람을 불자 어디선가 수십마리의 참새가 날아와 쌀을 쪼아먹고 있었다. 방앗간 위에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참새도 있다.
어지간한 인기척에는 날아 가지도 않는다. 방앗간 문턱 바로 앞에 뿌려진 하얀 쌀 쪼아먹는데 정신이 팔려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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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률이 뛰어나 봄이 되면 그 수가 급속적으로 증가한다고 하는군요.)


방앗간 주인과 참새라? 고개를 끄덕여 볼만하다. 역시나 참새가 방앗간을 피해가지 않는 걸까?
참새 80여 마리에게 매일 하루 4~5번의 식사를 제공하는 주인 박씨와 참새의 인연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이른 아침 참새 한 마리가 방앗간 앞에 떨어진 쌀을 쪼아먹고 있었다.
박씨는 그 참새가 다리를 절고있는 것을 보고 정성스레 치료해 주면서 첫 만남은 시작됐다.
거짓말처럼 그 다음날도 참새가 날아와서 쌀을 쪼아 먹었고 주인 박씨는 참새에게 쌀을 뿌려 주었다. 어디서 인심좋은 쌀집 아저씨가 있다는 입소문을 들었는지 다른 참새도 날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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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는 50~60m 상공에서 땅에 떨어진 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마리 한 마리 날아오더니 급기야 80여 마리까지 날아와 먹이를 쪼아먹었다. 겨울에는 더 많은 참새가 날아와 흰 눈을 쓸고 쌀을 던져주기도 했다. 상처를 치료해준 참새는 2년여 정도 날아왔지만 그 이후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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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들은 식사 시간외에는 방앗간 옆 은행나무를 침대 삼아 휴식을 취한다. 은행나무 밑에는 참새들의 재잘거림이 꽤 시끄럽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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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 문지방을 넘보고 있는데 쌀만 받아 먹으니 살이 통통하게 올랐습니다. 닭둘기 동생 같습니다.)

아침 6시 정도면 참새가 유리창 문을 두드리며 빨리 일어나 먹이 주라며 짹짹거린다. 매일 아침 문 열자마자 공짜 손님이 가장 먼저 방앗간을 찾게 된 것이다. 주인 아저씨는 그 소리가 자명종이 된지 이미 오래다. 하루는 보리쌀을 주었는데 쳐다 보지도 않아 다시 쌀을 던져 주었다고 한다. 가끔씩 특식으로 찹쌀도 제공한다고 하니 여간 귀하신 몸이 아니다. 먹성 좋은 놈은 직접 방앗간 안에까지 날아 들어오기도 한단다. 주인장에게는 공짜 손님이 반가울리 없겠지만 4년전 우연히 던져준 쌀 몇알이 이제는 한달에 20kg 한포대가 들어갈 정도로 대(?)가족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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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거르지 않는 인심좋은 주인집 아저씨 때문에 오늘도 재 너머에 낟알갱이 주우러 가기 보다는 방앗간 쌀과 주인집 아저씨의 휘파람 소리에 더 길들여져 있었다.
시장 상인들도 이제는 참새가 먹이를 잘 먹을 수 있도록 교통정리도 해준다. 더불어 주인장이 쉬는 날은 직접 쌀을 던져 주기도 한다. 참새 80여 마리가 어느새 시장 상인들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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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 박씨는 "시장의 명물이다. 이렇게 많은 참새를 먹여 살릴줄을 꿈에도 몰랐다. 잘 먹고 잘살고 또 여기서 그렇게 번식하고 살면 누구든지 다 정이 들게 마련이다"면서 참새와의 애증 관계를 사람좋은 미소로 대신했다.

참새 보면서 포장마차 생각나시는 분은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하시길주인 아저씨도 그런 유혹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꿋꿋하게 이겨(?)내셨다고 합니다.

양광삼의 네모세상.


Posted by yks01

2008/10/24 11:13 2008/10/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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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2008/10/24 12:30 # M/D Reply Permalink

    인정많은 아저씨 인상도 좋으시네요^^

    1. yks01 2008/10/24 13:15# M/DPermalink

      ㅎ.ㅎ

  2. 내일의꿈 2008/10/24 12:43 # M/D Reply Permalink

    한번 주기 시작하면 계속 줘야하는게 우리네 인심이지요.^^;

    1. yks01 2008/10/24 13:15# M/DPermalink

      그렇게 길들여진다는것..

  3. tryagain 2008/10/24 13:26 # M/D Reply Permalink

    인심좋은 아저씨를 만난 복 많은 참새들이군요.^^ 주변 상인 분들까지 아껴주는 것 같아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근데, 식솔들이 많아 쌀값 감당 어떻하실라나...^^

    1. yks01 2008/10/24 14:32# M/DPermalink

      그러게 말입니다

  4. 뿌찌 2008/10/24 13:29 # M/D Reply Permalink

    따뜻해요 ^^

    1. yks01 2008/10/24 14:33# M/DPermalink

      금방 겨울오겠네요

  5. 나는나 2008/10/24 13:42 # M/D Reply Permalink

    참새들 귀여워서 눈물이 날지경!!
    아구..

    1. yks01 2008/10/24 14:33# M/DPermalink

      애완으로 한마리 분양...

  6. 이윤석 2008/10/24 14:28 # M/D Reply Permalink

    좋으신 분이군요..참새가 좋은쌀을 먹어서 그런지 빛깔이 참 선명하고 이쁩니다.^^

    1. yks01 2008/10/24 14:33# M/DPermalink

      살도 많이 쪘더군요

  7. 맞아요 2008/10/24 14:36 # M/D Reply Permalink

    참새들 길거리에 죽어있는 것 보면 마음아프곤 했는데..
    거기다 원래 참새가 떼지어 다닌다고 알고 있는데..
    1,2 마리씩만 다니는 걸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너무 좋네요~^-^

    1. yks01 2008/10/24 21:20# M/DPermalink

      참새 너무 좋아하시네요..

  8. 멋지다 2008/10/24 15:36 # M/D Reply Permalink

    참새들이 너무 귀엽네요

    1. yks01 2008/10/24 21:18# M/DPermalink

      토실토실...

  9. lostel1024 2008/10/24 15:47 # M/D Reply Permalink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멸종위기의 참새가 많이 보여서 참 좋내요...ㅋ

    똥만 싸대는 닭둘기들 보다

    참새에게 모이를 주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ㅋㅋ

    1. yks01 2008/10/24 21:18# M/DPermalink

      인심좋은 주인 아저씨...

  10. ㅇㅅㅇ 2008/10/24 15:47 # M/D Reply Permalink

    자연상태의 참새는 수명이 1~2년정도라고 하네요~

    1. yks01 2008/10/24 21:19# M/DPermalink

      아~~~예...

  11. ^^ 2008/10/24 17:34 # M/D Reply Permalink

    좋은글보고 가요
    아자씨 짱~^^

    1. yks01 2008/10/24 21:19# M/DPermalink

      짱이 누군지???저요?주인 아저씨요...ㅎㅎㅎ

  12. 참새구이 2008/10/25 10:21 # M/D Reply Permalink

    참새구이 먹고 시퍼 참새구이 먹고 시퍼 참새구이 먹고 시퍼...

    1. yks01 2008/10/25 17:23# M/DPermalink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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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곶감이야기

전남 장성 백양사입구에서 만난 노부부의 곶감 이야기입니다.

빨갛게 잘 익은 비단시를 따고 있는 노부부를 오후 3시쯤 만났습니다.

장대를 이용해 높게 매달린 감을 따던 어르신이 카메라 앞으로 감을 들이댑니다.

그러면서 정겨움 가득한 미소를 보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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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자 약간의 힘만 더하면 손아귀 가득 노란 속살을 드러낼 홍시를 하나 먹으라고 건네줍니다.

배도 출출할 시간이라 냉큼 베어 물고 보니 맛이 기가 막힙니다. 두 번 베어 먹으니 홍시 하나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옆에 있던 할머니가 하나면 정이 안가니 두어개 더 먹으라고 아예 박스를 내 앞에 내려놓습니다. 박스 안에는 무게를 못이겨 노란 속살을 드러낸 홍시가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그 중 살짝 덜 터진 것 두 개를 집어 먹으니 포만감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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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그 홍시가 족히 100년 넘은 감나무라 보약을 먹고 있다고 옆에서 한마디 하십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뭐가 100년이어라, 이제 30년 밖에 안됐지, 내가 시집온 다음해에 심었는디나하고 벌써 100년 넘게 살았는가라며 두 눈을 크게 뜨고 불호령과 함께 함박웃음을 던집니다. 할아버지는 눈을 홀기시면서 그럼 한 35년은 됐구만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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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말투를 듣고 고향이 이쪽인 것 같은디 언제 서울갔다냐하십니다.“3년전에 갔는데 잘 안고쳐 집니다하면서 저도 웃습니다.

감나무 3그루에서 따낸 홍시는 한달 정도 건조 과정을 거쳐 곶감으로 완성되면 보약보다 더한 노부부의 겨울 군것질 거리가 될것입니다. 그래도 한 박스 정도는 손주내 보내야 한다고 자신들 먹을게 그리 많지는 안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이곳 곶감은 다른 지역 곶감과 달라 맛이 더 좋다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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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하고 갈려고 하니 할머니는 안 터진 홍시 3개를 건네 주면서 가면서 먹으라고 하십니다. 궂이 거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꾸벅 절을 올리고 왔습니다. 남도 내려가서 또 그렇게 근사한 선물을 받고 왔습니다.
양광삼의 네모세상.

Posted by yks01

2008/10/22 11:37 2008/10/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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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ks01 2008/10/22 11:43 # M/D Reply Permalink

    곶감 먹는데 정신 팔다가 정작 할머니 사진은 안찍었다.윽...이럴수가...

  2. 부지깽이 2008/10/22 13:02 # M/D Reply Permalink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갑니다. ㅠㅠ

    홍시의 색깔이 눈을 홀리네요. ^^

    1. yks01 2008/10/22 14:35# M/DPermalink

      직접 먹으면 그 맛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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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마비된 천고마비의 계절

높고 맑은 천고마미의 계절이 가뭄으로 마비되고 있습니다.

올해 가뭄이 심상치 않습니다.

경남지역은 배추밭에 뿌려줄 물이 없어 배추가 다 말라죽고 있습니다.

전남지역도 말이 아닙니다.

담수호인 장성호가 바닥을 드러내 갈라지고 있습니다.

 5월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농수가 부족해 장성호 물을 끌어다 썼지만 그것도 이제 바닥을 드러낸지 이미 오래입니다.

빙어를 잡거나 그물질을 하던 작은 배는 벌써 육지(?)에 올라와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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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발자욱 걸어가면 조개도 강한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입을 떡 하니 벌리고 있습니다.

저수지 옆 길가에서 깨를 털던 한 할머니는 근래 이렇게 오랜 가뭄이 지속됐던 적이 없다고 합니다. 유례없는 가을 가뭄에 한창 자라야 할 파, 고추 농작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저수지 물이 빠지고 거북등처럼 갈라지니 덕분에 골재 채취하는 업에 종사하는 분들만 신났다고 한마디 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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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가 있어야 잘 자라는 가을송이는 품기현상으로 무려 1kg 100만원 넘게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이 들녘은 황금물결입니다. 여름내내 계속된 건조하고 청명한 날씨 때문에 벼 이삭은 좋은 햇살을 받았습니다.

사과와 배 당도가 한껏 올라갔을 겁니다. 아마 최상의 당도와 맛이 나올걸로 기대됩니다.

문제는 비소식이 없는 건조한 날이 계속된다는 일기예보입니다.

그나마 잠깐 비 소식을 접한 지역도 전국적으로 0~9mm수준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남부지방은 지난 9 21일 비가 내린 후 다시 비가 내리지 않아 가을 가뭄이 더욱 심각한 실정이라는 기상청 관계자의 말입니다.

Posted by yks01

2008/10/15 14:15 2008/10/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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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보는 방법

가을햇살 가득한 오후 조용한 산사를 찾았습니다.

애기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입니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며 본래 이름은 백암사였는데 1034년 중연선사때 정토사로 불려졌다고 합니다. 조선 선조때 환양선사의 법회가 3일째 되던 날 하얀 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고, 7일간 계속되는 법회가 끝난 날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나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양으로 변했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환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절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튿날 영천암 아래에 흰 양이 죽어 있었으며 그 이후 절 이름을 백양사라 고쳐 불렀다고 합니다. 이 말은 백양사에서 전해 내려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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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양사를 햇살 넉넉한 오후 3시쯤 찾았는데 참 포근합니다.

가을 햇살이 따사로움을 더해주며 갈참나무 사이에 빛을 뿌리고 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그 따사로운 햇살 속을 걷는 새댁의 모습이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킵니다. 유모차에 실려 이 풍경을 지켜보는 어린 아이의 시선에도 경이로움과 따스함이 함께 전해질 것 같은 사랑스런 햇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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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엄마는 아기더러 엄마가 사진찍을때는 쳐다보지도 않더니 제가 찍으니 자꾸 저만 쳐다본다고 불만(?)입니다. 아기의 눈에는 제가 잘 생겼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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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던 애기단풍이 서서히 붉게 타오를 빛을 내려받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이 백양사를 붉은 물결로 변하게 할 것 같은 오후 햇살입니다. 보름여가 지나면 붉은 단풍이 이곳을 뒤덮을 것 같습니다. 햇살을 뒤로 한 역광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황홀한 운치를 더해줍니다. 11 1일부터 단풍축제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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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으막한 개울가의 물고기도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유영을 즐기고 있습니다.

너무 한가로워 졸고 있는 녀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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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산사를 찾은 연인의 어깨에도 고스란히 시월의 햇살이 내려 앉았습니다. 소곤소곤 더해가는 속사임이 넉넉한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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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루를 지키는 이팝나무가 나이를 더해갑니다. 700년이 넘은 나무로 각진대사가 지팡이를 심어놨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팝나무는 5월에 하얀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고 잘 피지 않으면 흉년이고 드뭄드뭄 피면 가뭄이라는 설을 전해주는 나무입니다. 5월 이곳 연못에 이팝꽃이 떨어져 하얀 세상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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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루 지붕에는 기와를 뚫고 올라오는 손길 없는 잡초가 또 가을 햇살을 반깁니다.크기를 보아오니 오랜 시간을 뚫고 올라온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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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뒷짐지고 산사를 둘러 본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애기단풍 숲 일주로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틈 사이로 전해지는 오후의 여유로운 햇살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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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절 푸르른 금강송도 시월의 어느 하루 오후 햇살을 한껏 품에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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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2 14:45 2008/10/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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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10/12 17:25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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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벌집 보셨나요?

이런 것 본적 있나요?

말벌 집입니다.
안보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ㅎㅎ
저도 처음보고 놀랐습니다.


충북 제천 한 야산 부대 앞에서 찍은 것입니다.

경계등을 가득 삼킨 말벌집이 사뭇 위협적입니다.

저렇게 큰 벌집은 처음 봅니다.


밑에 지나가다 사진 두 장 찍고 무서워 잽싸게 도망쳤습니다.

전등이 켜지면 따뜻해서 거기다가 집을 지었나 봅니다.

다행이 관계자와 같이 봐서 처리 한다고 했는데

단풍의 계절입니다. 가을 산행시 벌 조심합시다.

Posted by yks01

2008/10/08 13:22 2008/10/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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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을 보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청풍명월을 보다.

주말을 이용해 청풍명월의 고장을 다녀왔습니다.

제천을 지나 청풍, 그리고 충주를 도는 호반 국도를 라인으로 정했습니다.

제천은 지형이 험난하고 석회암지역이 많아 살기 힘들다며 올 때는 울고 오는 곳이지만 인심과 자연풍경이 좋아 떠나기 싫어 또 울고 가는 지역입니다.


이미 억새가 가을로 들어서는 입구를 독차지 했습니다.
햇빛에 반사된 저수지를 끼고 한들 바람에 몸을 던지듯 춤추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때로는 하얀 구름이 드리워진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 하루아침에 가을옷으로 바꾸어 버리는 초자연적인 힘에 대처할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음력 9 9일이 되면 9마디가 된다고 하여 '구절초(九節草)'라 불리는 야생 들국화도 파란 하늘을 향해 하얀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그리 높지 않는 해발 500여 고지에 올라 보니 얕은 능선이 지역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듯 합니다.


 충주호(청풍) 일대를 돌아오는 길은 이미 감탄의 연속입니다. 은빛햇살이 호수에 살포시 내려 앉아 눈 가는 방향으로 계속해 따라 옵니다. 햇살 좋고 포근한 바람이 동반한 날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차 문을 열고 살짝 손을 내밀어 봅니다. 손가락 사이를 가로 지르는 바람의 간지럼이 대단합니다.

청풍대교 가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호반 주위에 듬성듬성 경작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좋은 풍경만 보려 했는데

수몰민의 애환이 서려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나는 길에 들녘을 내려다 봅니다. 고개 숙인 벼의 황금물결과 양배추의 하늘색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이색 풍경을 연출했습니다. 파란 배추도 한몫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월악산입니다.

아실분은 다 아시겠지만 여자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누워있는 모습으로 음기가 서려 있는 곳이라 합니다. 그래서 그걸 달래기 위해 근처 절에 남근석을 3개나 심어 놓았다 합니다. 확인은 못했습니다.


 이미 하늘은 밝은 하루를 저무려 합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는 호수를 보니 또 다른 운치를 더해 줍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작은 낚싯배가 밝은 달을 맞이 한다면 한 움큼 생명이 숨쉬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토해 봅니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 함께한 청풍명월이 가슴에 새겨진 하루입니다.

 

Posted by yks01

2008/09/29 10:14 2008/09/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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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세량지에서 만난 풍경

전남 화순 소재 세량지 가는 길에 만난 풍경입니다.

이곳은 봄이 되면 수십명이 넘는 사진 작가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분주함을 떨면서 반영을 찍는 저수지입니다. 물안개와 활짝 핀 벚꽂이 저수지에 반영돼 그야말로 운치를 더해 주는 곳이지요.



이 곳을 한 낮 내리쬐는 태양을 등지고  9월초 한여름에 찾았습니다.

마을 입구를 보니 외부인의 발걸음이 잦아 이장 허락 하에 문을 열 수 있게끔 문을 닫아 놓았더군요. 마을이장이 없으면 영락없이 1km 넘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길을 걸어서 가는 게 오히려 더 운치를 더해 줍니다. 양 옆으로는 농작물이 자라고 굴다리를 지나다 보면 귀에 익은 한우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입니다. 개울물도 졸졸졸 흐릅니다.


말 그대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처럼 향수 노래(전문있어요)가 나도 모르게 절로 흥얼거리는 곳입니다. 옥의 티이겠지만 한우를 지키는 개 짖는 소리는 장난이 아닙니다. 그 소리는 살짝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굽이굽이 산 비탈길을 오르니 남방노랑나비, 큰줄흰나비 등이 무리를 이룬 채 나뭇가지 위의 수분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저수지를 끼고 있어 습도가 높고 인적이 드문 환경이어서 그런지 다양한 나비종이 군락을 이루고 있더군요. 나비의 수분 섭취하는 장면은 활동이 많은 수컷나비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것과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 두 개의 학설이 있습니다.



쉬엄쉬엄 뒷짐지고 오른 비탈길 끝에서 고개를 드니 넓지 않은 저수지가 저를 맞이 하고 있습니다. 마치 명소를 찾아 떠나는 이유의 정답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한 폭의 수채화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사실 봄에 비하면 그리 운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은데 확 트인 앞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수지 입구에서 한발 더 살짝 발을 디뎌 보니 울창한 숲이 전개됩니다. 밀림 한 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환한 대낮인데도 약간의 두려움이옛날 땔감으로 희생 되었다면 이런 환경도 못 봤을 것입니다.

고개를 돌리자 이름 모를 야생화가 지천입니다. 동행한 이가 궂이 이름을 알라고 하지 마라고 합니다. 야생화는 말 그대로 이름 모를이 앞에 들어가야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해석을 내 놓더군요. 뭐 저도 야생화에 대해 몰라서 그 말에 공감대를 표한다고 했습니다. 몰라서 그런거니 무식하다고 너무 뭐라 하지는 마세요



가만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또한 야생의 소리가 한 가득 들려옵니다. 참새는 짹짹거리며 이방인의 출현을 알리고 있습니다. 장끼 한 마리가 바로 코 앞에서 푸드득 날개짓을 하며 날아갑니다. 소리를 죽인 채 살포시 오르라는 협박처럼 들립니다.

장끼의 협박처럼 숨 죽이고 조용히 다녀 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산비둘기  무리가 전깃줄에 앉아 저희를 배웅합니다.



그렇게 또 남도의 한 끝자락을 소리소문 없이 다녀 왔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참 포근하고 좋습니다. 아늑하구요예전에 미처 못 보던 세상입니다. 떠나보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등줄기 흐르는 땀도 닦지 않은 채 그 짧은 여행을 기억합니다.



동행한 이의 어록으로 이번 짧은 여행을 마치려고 합니다. ”맨날 아스팔트 안에서 똑 같은 일만 하니 배가 나오는 거다. 안에만 있지 말고 틈나는 데로 밖을 보라. 그래야 긴장도 되고 활력도 넘치게 된다고 하더군요.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 시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 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Posted by yks01

2008/09/17 12:24 2008/09/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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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즈 2008/09/17 19:26 # M/D Reply Permalink

    멋진 사진과 재미있는 글 잘봤습니다.^^
    저도 언젠가 이런 사진 찍을 수 있도록...
    좋은 하루 되세요.

    1. yks01 2008/09/18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