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얻지 못한 중생.
- Posted at 2008/11/13 09:48
- Filed under 쉼터
산사이야기 두 번째
일행과 함께 어둠 속에 묻힌 서산 부석사를 찾은 시간은 밤 7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하룻밤 쉬어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지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새 울음소리도 없이 산사는 고요했고 어둠의 적막을 깨뜨리는 전등만 이곳이 산사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짐을 풀고 예정된 시간에 스님을 만났습니다.
부석사 주지스님인 주경스님입니다.
스님은 차를 한잔 건네면서 이내 화두를 던집니다.
첫 번째 차는 맛이고.
두 번째 차는 향이다.
세 번째 차는 무엇인가?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저는 아직도 그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 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한 보살님이 이미 늦을대로 늦은 저녁 공양시간임을 알려 왔습니다.
두 번째 차를 다 마시고 난 후입니다.
스님은 차는 세 잔을 마셔야 한다고 5분만 기다리라 했습니다.
그리고 한번의 화두를 더 던졌습니다.

세 번째 차는 무엇인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빨리 배고픔을 해결하고 싶었던 것이 그 시간 제가 생각한 이유입니다.

배고픔도 이미 잊었습니다. 아니, 배가 너무 고팠던 게 맞습니다.
일행은 5분 후 공양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저마다 궁금증을 가득 안고서 말입니다.
가져온 음식을 ‘묵언’(?) 속에서 공양했습니다. 일행 모두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한 접시 비우고 두 번째 공양을 할 무렵 비로서 일행이 입을 열어봅니다.

그런데 세 번째 차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저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다양한 내용과 해석이 산사의 깊은 밤을 채우고 있습니다.
아침 공양시간이 7시 라는 말을 전해 듣고 숙소로 향합니다.

뒤집혀 있지만 가지런한 하얀 고무신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몇 개 신어 봤는데 맞는 게 없어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고요함 속에 묻힌 산사에서 깊은 잠을 잤습니다.
이른 아침 눈을 뜨니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산사의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침공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로소 새 지저귐도 들려옵니다.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직박구리가 열었습니다.
주지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산사를 나섭니다. 스님 한 분이 동행을 합니다.
전날 밤에 지나온 길을 다시 보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오솔길이 제 모습을 드러낸 순간 스님은 그 길 속 주인공입니다.

스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간밤에 주지스님이 했던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비움. 나눔. 평등. 마음…
이 말 중에 세 번째 차는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이 들어있는지 도통 모를 일만 남았습니다.
참 저는 불교신자는 아닙니다.
혹여 제가 쓴 단어 중 잘못된 것은 지적 바랍니다.
Posted by yks01
- Tag
- 공양, 녹차, 산사, 스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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